"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나를 위하여 증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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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자기 증언을 또 다시 듣습니다. 어떤 사건보다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예수님에 대한 우리의 생각들이 그분의 생애 중 사건들에 해당하는 기적이나 장면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당신에 관해 하시는 말씀은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집니다. 
 

예수님에 대한 의심과 모함을 하는 이들에게 예수님이 건네시는 증언은 하나로 집중됩니다. 곧 그것은 당신은 당신 뜻대로가 아닌 하느님 아버지의 뜻대로 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신의 자격, 능력에 관한 증언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과 하느님의 뜻이 예수님이 이야기하시는 자기 증언의 내용입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유다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나 자신을 위하여 증언하면 내 증언은 유효하지 못하다. 그러나 나를 위하여 증언하시는 분이 따로 계시다. 나는 나를 위하여 증언하시는 그분의 증언이 유효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너희가 요한에게 사람들을 보냈을 때에 그는 진리를 증언하였다. 나는 사람의 증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러한 말을 하는 것은 너희가 구원을 받게 하려는 것이다. 요한은 타오르며 빛을 내는 등불이었다. 너희는 한때 그 빛 속에서 즐거움을 누리려고 하였다."


 

예수님이 당신을 드러내는 증거로 처음 이야기하시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예언자 세례자 요한이었습니다. 그가 예수님에 대해 증언한 그 내용이 곧 하느님께서 그에게 알려주신 것임을 말씀하십니다. 곧 사람들이 인정하는 사람. 그의 입에서 나온 예수님에 대한 증언을 보아서라도 사람들은 믿어야 한다는 것이 예수님의 처음 말씀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증언에 따르면 그것보다 훨씬 강력한 증거가 더 있습니다.


 

"그러나 나에게는 요한의 증언보다 더 큰 증언이 있다. 아버지께서 나에게 완수하도록 맡기신 일들이다. 그래서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나를 위하여 증언한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이다."


 

예수님 두 번째 증언은 바로 당신의 일, 곧 당신의 삶이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눈에 보이는 증거는 세례자 요한이 더 강했을지 모르지만 예수님은 지금 당신이 살고 있는 그 삶이 보여주는 것이 당신이 하느님의 사람임을 알려준다고 말씀하십니다. 곧 하느님께서 구약에서부터 율법을 통해 이야기하신 모든 것, 또한 예언자들을 통해 가르쳐주신 모든 것이 예수님의삶에서 드러나고 있음이 곧 하느님이 당신을 보내신 증거라는 겁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사람들이 의심하고 모함한 이유는 그분의 일이 아닌 그분의 평범함과 초라한 배경 때문이었음을 우리는 압니다. 처음부터 대단할 수 없는 사람이기에 그의 말과 행동에 전혀 관심이 없는 이들이 예수님 때문에 생기는 변화와 사람들의 동요를 더 무서워했습니다. 
 

예수님은 그래서 또 하나의 증거를 이야기하십니다.  


 

"그리고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도 나를 위하여 증언해 주셨다. 너희는 그분의 목소리를 들은 적이 한 번도 없고 그분의 모습을 본 적도 없다. 너희는 또 그분의 말씀이 너희 안에 머무르게 하지 않는다.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지 않기 때문이다. 너희는 성경에서 영원한 생명을 찾아 얻겠다는 생각으로 성경을 연구한다. 바로 그 성경이 나를 위하여 증언한다. "


 

그것은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이 모두 읽었고 들었을 성경의 말씀이었습니다. 이미 그 안에 당신에 대한 모든 것이 적혀 있음을 예수님은 이야기하십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주님과 그 연결고리를 끊어 버립니다. 


 

"그런데도 너희는 나에게 와서 생명을 얻으려고 하지 않는다. 나는 사람들에게서 영광을 받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너희에게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안다. 나는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왔다. 그런데도 너희는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른 이가 자기 이름으로 오면, 너희는 그를 받아들일 것이다. 자기들끼리 영광을 주고받으면서 한 분이신 하느님에게서 받는 영광은 추구하지 않으니, 너희가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


 

예수님의 자기 증언은 사람들의 불신을 알면서 그들을 설득하기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삶이 십자가를 향해 가고 있음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불신과 위선을 드러내려 하셨다고 할 만큼의 말씀을 하십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끝에 등장하는 말씀은 가슴이 쓰라리기까지 합니다. 


 

"다른 이가 자기 이름으로 오면, 너희는 그를 받아들일 것이다."


 

예수님이 아버지의 이름을 이야기하는 것이 당신에게는 독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무수히 등장하는 신흥종교들의 지도자들이 하느님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자신을 드러내는데 몰두하고 거기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모습을 보면 예수님의 말씀은 정확히 맞아들어 갑니다. 그럼에도 당신을 주장하거나 드러내지 않으시는 예수님의 모습은 어떤 처세술로도 이해할 수 없는 모습입니다. 


 

아니면 정말 진심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세 가지의 증거, 그러나 모두가 외면당한 상황에 계신 예수님이십니다. 


 

"그러나 내가 너희를 아버지께 고소하리라고 생각하지는 마라. 너희를 고소하는 이는 너희가 희망을 걸어 온 모세이다. 너희가 모세를 믿었더라면 나를 믿었을 것이다. 그가 나에 관하여 성경에 기록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너희가 그의 글을 믿지 않는다면 나의 말을 어떻게 믿겠느냐?”


 

예수님은 결코 그들에게 고소나 심판하지 않으시리라 말씀하십니다. 지금 당신이 하실 일은 아버지의 뜻, 곧 세상을 구하려 하시는 그 뜻을 실천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그들이 의지하고 자랑하는 그들의 조상, 그들에게 하느님을 전해주었던 모세가 자신이 만났던 하느님과 백성들이 섬기는 하느님의 그 차이를 두고 판단이 이루어지리라는 것이 예수님의 이야기입니다. 


 

곧 하느님은 백성을 위해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백성은 자신들을 위한 하느님만을 자신들의 방식대로 생각하고 섬기는 일이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복음 속 계속 일하시는 예수님과 그분을 의심하고 모함하는 백성의 이야기는 그렇게 공생활 내내 벌어집니다. 그리고 점점 예수님은 당신의 이름이 알려질 수록 다가오는 죽음에 직면하십니다. 그렇지만 우리 대부분이 그렇듯 이렇게까지 구체적인 예고를 우리는 기억에 두지 않습니다. 그리고는 결과적으로 우리를 위해 죽으셨다고만 말합니다. 


 

사순이 깊어질 수록 서글프고 슬픈 것은 그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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