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지 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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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때문에, 혹은 복음 때문에'라는 이야기는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다는 베드로의 이야기에 답하시는 중 나온 표현입니다. 


 

그때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무엇보다 예수님이 중요했다는 제자의 고백에 예수님의 화답으로 들을 수 있는 이 말씀은 주님을 따른다는 표현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예수님의 뒤를 따르고 그분이 지시하는것을 실행하는 것을 뜻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뜻이 있는지 말입니다. 그런데 주님은 제자의 고백을 이렇게 해석하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 어머니나 아버지,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토지를 백 배나 받을 것이고,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


 

예수님 때문에, 혹은 복음 때문이라면 예수님을 추종하며 따라다니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곧 예수님의 가르침으로 인해 삶의 가장 소중한 가치가 그것으로 바뀌었다는 것이고, 같은 의미로 사용된 복음 때문에라는 표현은 하느님이 우리 안에 계신다는 기쁜 소식을 기반으로 한 생각과 행동을 뜻합니다. 
 

곧 무엇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다고 말하는 것은 삶의 중심과 가장 소중한 것이 자신의 중심에서 하느님의 가르침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말 중 '회개'가 바로그 의미입니다. 그래서 그 중심 이동에 따라 나로 부터 시작되는 모든 관계가 달라지고 그것으로 현실에서 조롱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것은 곧 버린 모두를 포함하고 전체를 품에 안는 선택을 뜻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나의 집, 형제, 자매, 어머니나 아버지, 자녀나 토지가 아니라 하느님이 지으시고 우리가 함께 살면서 당신에게서 이룬 것으로 고백하고 삶을 대할 때 우리는 버렸다고 생각하는 그 모두와 함께 더 넓은 의미의 이 모든 것을 확장해서 가지게 되는 천국의 가족이 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첫째가 꼴찌 되고 꼴찌가 첫째 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예수님의 말씀 중 해석하기 힘든 말씀 중 하나인 이 표현이 무엇일지 예수님의 해석에서 그 답을 찾아 봅니다. 회개의 삶에서 우리가 첫째라고 느낄 사람이라면 당연히 많이 버린사람일 것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곧 많이 버린 사람이 첫째고 적게 버린 사람이 꼴찌라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버릴 것이 많다는 것은 결국 그가 가진 것, 곧 자기 중심적인 성향과 내용이 많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치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 보다 낙타가 바늘 귀를 통과하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는 말씀을 떠올린다면 결국 그는 그 회개의 시기가 가장 늦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반면 별로 가진 것이 없는 이는 재빨리 자신을 향한 생각을 정리해서 하느님을 따르는 것이 훨씬 빠르고 쉬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을 기준으로 하면 버릴 것이 많은 놀라운 회개의 주인공이 꼴찌가 될 확률이 더 높을지도 모릅니다. 하느님이 주시는 백배의 상을 내어 놓은 것을 기준으로 비례해서 생각한다면 우리는 당연 많이 버린 사람이 많이 받겠거니 생각하지만 회개의 삶은 버린 양이 아니라 언제 하느님을 따르기 시작하고 그 기쁨을 먼저 느끼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뜻을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 이루는 사람은 언제든 빨리 그 일을 시작함으로 해서 더 큰 사람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기준은 우리와 다르고 예수님도 언제나 우리의 예상을 벗어나는 선택으로 그 증거를 보여주셨습니다. 

 
우리는 언제 나의 기준을 버리고 하느님의 기준으로 돌아설 수 있을까요? 지금도 버릴 것, 아니 버릴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아 보이는데... 회개의 삶이 어려운 것은 그 길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내가 나를 포기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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