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가까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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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 제자들을 파견하실 때의 모습은 우리가 미사가 끝나고 파견되는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성체를 영하고 주님과 함께 한 우리는 성당 문을 나가며 세상으로 다시 들어가게 됩니다. 성당의 울타리를 넘는 순간 우리에겐 세상은 우리가 복음을 전해야 하는 사명의 자리가 됩니다. 


 

그때에 주님께서는 다른 제자 일흔두 명을 지명하시어, 몸소 가시려는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당신에 앞서 둘씩 보내시며,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하느님을 세상의 창조주라 고백하는 우리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이 하느님이 창조하신 모습 그대로의 사랑스런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알려주고 들려주고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너무나 작고 세상은 너무나 넓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것 안에 우리가 닿을 수 있는 모두에게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그리고 끊임 없이 함께 할 사람들을 보내달라고 예수님께 청하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사실 일흔두 제자는 예수님의 말씀을 모두 깨우치지 못한 상태이고 그럼에도 복음 선포의 길을 떠나야 했습니다. 그런데도 예수님은 그들의 준비 사항을 고려하지 않으신 듯 길을 떠납내십니다. 알면서도 그보다는 복음 선포가 급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 그 집에 평화를 받을 사람이 있으면 너희의 평화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고,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같은 집에 머무르면서 주는 것을 먹고 마셔라. 일꾼이 품삯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 집 저 집으로 옮겨 다니지 마라. 어떤 고을에 들어가든지 너희를 받아들이면 차려 주는 음식을 먹어라." 


 

모두가 자신을 위해 하느님을 생각하는 상태. 하느님이 자신들의 뒷 배경이 되어 주시기만 바라고 그분의 뜻을 따르지는 않는 이들에게 제자들은 조롱을 당하기 쉬운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지니지 못하게 하시는 예수님. 그리고 자신이 복음을 전한 곳에서 끼니를 부탁해야 하는 제자들의 삶은 궁색하기도 합니다. 그런 아무것도 아닌 이가 전하는 평화의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이의 모습에서 그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드러나게 되리라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복음 선포가 무엇인가하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도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곳 병자들을 고쳐 주며,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가까이 왔습니다.’ 하고 말하여라.”


 

우리가 성당 밖에서 해야 하는 것은 하느님의 나라가 사람들 가까이 있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지금의 이 모습으로 더 이상 가지거나 챙기려 하지 말고 준비가 아닌 실천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주님의 뜻에 따라 사는 것이 복음 선포의 길입니다. 아픈 이 곁에 머물고 가난한 이와 함께 하며 '가져서'가 아니라 '함께 함'으로 그들에게 하느님을 느끼게 하는 것이 그들을 기쁘게 하는 구원의 방법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의 이치와는 전혀 다른 예수님의 가르침에 수많은 제자들은 길을 떠납니다. 이리떼를 구하러 길을 떠나는 양의 걸음이 신자들의 삶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것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삶이기도 했습니다. 


 

성당은 우리가 주님께 사명을 받는 자리이고, 우리의 삶의 순간과 자리가 복음 선포의 삶터입니다. 그러니 기지개를 켜고 기쁘게 길을 갑시다. 뭐 준비할 것도 없으니 가볍지 않겠습니까? 그들도 그렇게 갔고 성공했음을 미리 알고 우리도 길을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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