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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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듣기 : https://youtu.be/gjKSoh6IBxk

 

코로나가 휩쓰는 시간 속에 우리의 시간들도 잠시 멈춘 듯 느껴지는 시간들이 있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신앙의 일상적인 흐름이 깨어지고 그 시간에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거나 당황하는 경험을 합니다. 늘 다니던 성당에 걸음을 멈추고, 늘 하던 기도도 빠지는 일이 잦아지고 방문하던 것도 함께 하던 것도 사라지면서 원하지 않았던 게으름과 친구로 혹은 다툴 때도 있습니다. 


 

이런 여유로운 시간에 우리는 분주하던 그 모든 것에서 잠시 물러나서 우리의 모든 신앙이 얼마나 충실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복음 속 예수님은 우리의 긍정적인 시선과 마음을 접어 두면 어떤 이스라엘 사람들보다 자유롭고 종잡을 수 없는 분이셨습니다. 그분은 언제나 움직이셨고 사람들을 가리지 않고 만나셨으며 안식일에도 회당에 가셔서 가르치시고 그 말씀대로 그 날을 사셨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의 모습을 자유롭다 혹은 율법과 상관 없는 분이신듯 느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당신의 삶과 가르침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표현하십니다.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예수님의 자유로움은 율법과 상관 없는 것이 아니라 그 율법의 정신 안에 존재했습니다. 곧 결론으로 드러나는 죄의 기준이 아니라 죄가 시작되는 곳 이전에 있는 정의로움과 사랑의 정신 안에 계셨기에 그 율법을 떠올릴 이유가 없었습니다. 예수님의 설명은 율법의 글자에서부터 그 근본으로 들어가며 설명이 됩니다. 


 

살인하지 말라는 말씀의 근본은 자신의 형제에게 성을 내거나 놀리거나 무시하는 것에 근본이 있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서 하느님을 찾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말씀이 그것입니다. 곧 하느님께 충실한 의인은 사람을 사랑하는 이를 뜻하며 그래서 율법에 걸리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는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가가 더 큰 문제라고 이야기하십니다. 


 

예수님이 이야기하신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는 것은 하느님의 뜻을 아는가 모르는가, 또 그 뜻대로 사는가 안사는가에 따라 좌우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주님의 자유로움은 그분이 하느님의 아들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시기에 근본부터 그분에게는 죄의 그림자나 흔적을 찾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사람이 다른 것이 아니라 사람답기 때문에 보이는 자유로움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믿는다 혹은 따른다고 고백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그 때의 사람들처럼 우리에게 죄가 있는가 없는가를 두고 서로를 평가하거나 자신을 괴롭힐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제대로 자신이나 누군가를 평가하고자 한다면 주님의 기준을 자신에게 또 다른 이에게 대고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주님처럼 사람을 사랑하며 대한다면 우리의 모습은 수련이나 극기나 인내를 통한 고생스러운 행복이 아니라 근본을 미워하지 못하기에 미운 행동을 할 수 없는 자유롭고 행복한 사람의 모습이 될 것입니다. 
 

사랑이란 능력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으로 다가가는 사람다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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