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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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이기에 예수님에 대한 이스라엘 사람들의 불신은 어이없는 일들이지만, 지금 세상의 기준으로 본다면 한 편으로는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도 많습니다. '그럴 수 있다'는 의미보다 '더 할 수도 있겠다' 싶은 마음이 듭니다. 예수님의 방법은 지금 생각의 세상이라면 전혀 통할리 없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 이들은 예수님의 말씀, 행동 그 어느 곳에도 믿음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냥 예수님을 싫어했기에 그분의 모든 것을 보고 들을 마음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리고 급기야 그들은 예수님께 가능하지 않은 상상력을 발휘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입으로 내어 뱉습니다. 또 어떤 이들은 계속 새로운 징표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이래 저래 사람들은 예수님을 구경거리로 여기거나 무시하는 모양새입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셨는데, 마귀가 나가자 말을 못하는 이가 말을 하게 되었다. 그러자 군중이 놀라워하였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몇 사람은, “저자는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 하고 말하였다. 다른 사람들은 예수님을 시험하느라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그분께 요구하기도 하였다. 


 

불신의 사람들은 예수님을 놀리거나 혹은 이용하는데 열중합니다. 예수님의 일이 그분을 드러내기 위한 일이 없고, 누군가를 돕거나 혹은 하느님 나라에 대한 이야기지만 사람들은 예수님의 선한 일을 보고 악마의 것으로 이야기하거나 그분에게 신기한 무엇인가를 보고 싶어합니다. 
 

한 쪽은 무엇을 해도 소용이 없고, 또 한 쪽은 오로지 보는 것만을 하느님의 일로 여깁니다. 그러니 도무지 답이 안나오는 이들입니다. 예수님을 마귀로 내 몬 사람들은 예수님께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들이고, 그분의 신기한 표징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신앙을 구경거리로 아는 이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느 나라든지 서로 갈라서면 망하고 집들도 무너진다. 사탄도 서로 갈라서면 그의 나라가 어떻게 버티어 내겠느냐? 그런데도 너희는 내가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말한다. 내가 만일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면, 너희의 아들들은 누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는 말이냐? 그러니 바로 그들이 너희의 재판관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힘센 자가 완전히 무장하고 자기 저택을 지키면 그의 재산은 안전하다. 그러나 더 힘센 자가 덤벼들어 그를 이기면, 그자는 그가 의지하던 무장을 빼앗고 저희끼리 전리품을 나눈다."


 

예수님은 이 한심한 상황에 대해 그들이 들을 수 있는 이야기를 꺼내십니다. 그들의 입으로 이야기한 마귀조차 그러한 어리석은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말씀하시면서 오히려 그들이 사람을 나누어 판단하고 살아가는 어리석음을 지적하십니다. 그들에게는 그들이 인정할 수 있는 사람만 하느님의 은총에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스스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귀를 쫓아내는 일은 하느님이 하시는 일임을 알면서도 한 사람에 대한 선입견이나 판단으로 이웃의 어려움에 눈을 감고 그가 입은 하느님의 은총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더 노여우신 듯 합니다. 그들의 회개하지 않는 그 태도에 그들의 위선이 온 세상에 드러날 때가 될 것임을 미리 알려주시는 예수님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분이 자신들 앞에 있음을 알려주십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예수님을 믿는다 아니다 보다 더 심각한 것은 살면서 사람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입니다.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대하려 들지 말고 어떤 이에게든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이 함께 한다는 것을 알고 믿어야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도 정해집니다. 
 

결국 예수님을 마귀로 몰았던 이들은 십자가로 예수님을 내 몰아 모든 이들에게 예수님을 징벌하려 했지만 결국 그들의 꾀에 그들이 가진 헛된 믿음이 모두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선택은 유리한 쪽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러나 세상을 자신들 위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이 회개는 가능한 선택지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자신들의 유리함이 아니면 하느님도 마귀로 여기는 그들이니 말입니다. 
 

식별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그들 자신이 어려운 겁니다. 회개가 어려운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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