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이 그렇게 하기로 생각을 굳혔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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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입니다. 노동자의 주보성인이 아닌 주님의 아버지요, 성모님의 배필로서 요셉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사순절, 당신의 아들의 수난을 기억하는 시기에 맞이하게 되는 요셉 대축일은 우리에게 아내와 아들을 지켜낸 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되새겨 보게 하는 기회가 됩니다. 


 

야곱은 마리아의 남편 요셉을 낳았는데, 마리아에게서 그리스도라고 불리는 예수님께서 태어나셨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렇게 탄생하셨다. 그분의 어머니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하였는데, 그들이 같이 살기 전에 마리아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한 사실이 드러났다. 


 

우리는 요셉을 예수님의 '양아버지'라 부르지만 당시 이스라엘의 예수님의 아버지는 요셉이었습니다. 물론 우리는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요셉에게 할 수 있는 일이란 것이 '양아버지'라는 표현이 전부지만 사실 요셉이 보여준 '아버지'의 모습은 성모님 만큼도 되지 않는 이 작은 기사 속에서도 빛이 납니다. 


 

세상이 준 한 사람의 인생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혼인'입니다. 그 혼인을 하기 위해 요셉도 다른 이들과 같은 인생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혼인은 커다란 벽을 만났고 요셉은 그 사건 앞에서 어떤 역할도 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이 모든 일을 하느님이 준비하셨음으로 알고 있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요셉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벌어진 영문모를 일에 혼란함을 겪게 됩니다. 곧 혼인을 이루지도 못하고 스스로 깨뜨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자신은 전혀 개입하지도 알지도 못하는 사건으로 인생의 깊은 굴곡을 만난 셈입니다. 


 

이 때부터 복음은 아무런 해석 없이 요셉의 행동을 보여줍니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다. 


 

요셉의 자유로운 의사로 이루어진 결과는 사실 불행할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일, 그 일을 놓고 혼자 내려야 하는 결론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 요셉의 성품이 보입니다. 그는 의로운 사람이었다 합니다. 의로운 사람이란 하느님의 의로움 속에 사는 사람이거나 아니면 죄가 없다는 뜻의 의로움의 주인공을 말합니다. 어떻게든 율법을 있는 그대로 지키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요셉에게 생긴 이 일은 율법을 따르기에 너무 가혹한 일이었을 겁니다. 


 

그는 자신의 정당함을 지키기 위한 선택은 포기합니다. 그것이 '남모르게'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가 그 일을 덮을 수도 없었습니다. 그것은 한 생명이 분명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요셉은 자신이 '당한' 모든 것에는 침묵을 지키고 마리아와의 혼인을 포기하는 것으로 끝을 내려 합니다.  그것이 요셉의 최선이었습니다. 분명한 것은 그는 의로운 사람이길 포기했다는 것입니다. 


 

무엇을 위해서일까요? 자신을 위해서는 어떤 것도 행동하지 않는 요셉. 결국 그의 결심이 섰을 때 하느님이 개입하십니다. 


 

요셉이 그렇게 하기로 생각을 굳혔을 때, 꿈에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말하였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하였다.


 

미리 요셉에게도 알려주셨다면 이런 고민과 결싦은 필요하지 않았을텐데 그런 생각이 들면서도 요셉의 행동을 만약 하느님이 이미 알고 계셨다면 그것은 하느님이 요셉을 믿으셨다는 증거로 볼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바라신 것, 곧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말씀을 홀로 실천한 요셉은 그의 선택으로 예수님의 아버지가 됩니다. 


 

이 세상 모든 부모는 아이가 세상을 배우는 교과서가 됩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의 뜻을 자신의 소망으로 품었던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스스로 사람의 생명을 자신의 것으로 여겼던 요셉은 예수님의 모든 부분을 세상에서 먼저 드러낸 부모로서 가장 적합한 인물이었습니다. 


 

한 가정의 아버지는 사랑으로 자신의 짝과 결합하고 그 결과로 사람을 세상에 내 놓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짝의 운명과 자신의 핏줄이 아닌 이의 생명까지도 소중히 여기는 조금은 다른 이 아버지에게서 우리가 느끼는 가장의 모습은 하느님이 바라시는 우리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그런 의미로 요셉은 하느님이 선택하신 예수님의 아버지가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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