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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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전파의 사명을 받아든 제자들이 맨몸으로 뛰어든 후 모두가 성공한 기쁨으로 돌아와 주님 앞에 있을 때 그들은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수많은 이들이 그들이 만난 복음의 근본을 찾아 나섰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 휴식을 주고자 하셨던 예수님은 제자들과 배에 오르십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 배가 향하는 곳에서 뜻밖의 상황을 마주하십니다. 사람들이 앞다투어 그곳을 알아내 먼저 도달해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은 휴식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정작 그 휴식에 함께 하지 못하는 예수님의 모습이 더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서 머무르게 되는 말씀도 다른 것이 아닌 군중을 보시고 그들앞에 서시는 주님의 모습입니다.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


 

결국 예수님은 쉬지 못하셨다는 이야기입니다. 쉬지 않고 돌아가는 예수님의 일상은 사람들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우리가 살면서 가져야 하는 태도가 주님의 마음과 눈, 그리고 그분의 사랑입니다. 누군가는 주님의 열정을 말하지만 주님의 열정이 식지 않는 것은 그분의 마음이 뜨거워서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가진 사랑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라고 고백하는 우리에게 예수님의 모습은 그것을 설명해주는 모습입니다. 


 

당신을 찾아 나선 이들을 보실 때 그들이 '목자 없는 양'처럼 보이셨다는 이야기는 실제 사람들에게 목자가 없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이미 하느님께 받아든 모든 것이 의미를 느끼지못하는 상태에 빠져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그들을 다시 집으로 돌려보내고 그 삶 속에서 하느님을 만나게 하는 일이었을 겁니다. 


 

하느님의 구원의지는 우리의 삶 속에 하느님이 함께 하심을 다시 살려내는 것입니다. 어디론가 뛰어 다니고 정성을 쏟는 시기가 우리에게도 있겠지만 그것은 마치 '목자가 없는 듯한 양'의 모습을 취하고 있을 뿐 결국 우리가 돌아가야 하는 곳은 우리의 삶의 자리입니다. 그곳에서 하느님을 믿어야 하고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야 합니다. 제자들이 떠나 사람들에게 다가간 모습도 그 때문이었으며 주님의 길에 사람들이 함께 했지만 그들이 결국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야 했음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하늘나라의 비유들은 모두 자신들의 사는 곳에서 자라나는 하느님의 보화에 관한 이야기였으니 우리가 보아야 하는 것은 결국 복음 이후의 상황들일 수도 있습니다. 주님은 쉬지 않고 사람들을 사랑하셨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해야 할 일도 명확합니다. 복음을 전해야 하는 이라면 쉬지 않는 열정이 아니라 식지 않는 사랑으로 그리스도를 본받아야 하겠습니다. 그것이 힘들고 지쳐도 그곳을 벗어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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