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람이 어디서 저런 지혜와 기적의 힘을 얻었을까? 저 사람은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그의 어머니는 마리아라고 하지 않나? 그리고 그의 형제들은 야고보, 요셉, 시몬, 유다가 아닌가? 

그의 누이들도 모두 우리와 함께 살고 있지 않는가? 그런데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지?” 


 

99E1024E5D434FAE0CC348

예수님과 나자렛



 

예수님이 태어나신 곳은 베들레헴이지만 예수님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의 시작과 그분의 성장기를 품은 곳은 나자렛입니다. 위인의 태어난 곳을 소중히 여기는 우리의 시선에서 나자렛은 베들레헴과 다른 곳이지만 같은 의미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예수님 탄생의 예고가 있었던 곳이고, 영문 모르는 요셉의 대단한 결정이 이루어진 곳입니다. 또한 예수님 탄생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이 존재하던 곳이고 비정상적인 요셉과 마리아의 서둔 결혼이 이루어진 곳입니다. 베들레헴으로 떠난 이 부부가 많이 자란 그 소문의 아이를 데리고 돌아와 키운 곳이며, 예수님이 목수로 자라 생활한 곳입니다. 


 

그곳의 사람들은 별 볼일 없는 사람들이었고 그들 스스로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신들에게 별다른 기대를 걸지 않은 고장이었던 나자렛이었습니다. 결국 예수님의 죽음에도 따라 다녔던 나자렛은 2천년이 지난 우리에게도 예수님과 연결되어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나자렛은 그래서 예수님에게 이스라엘의 현실을 보여주는 뿌리가 되는 곳입니다. 하느님의 도시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가장 좋고 좋은 것들을 모아 놓은 곳이어서 그대로 이스라엘의 현실을 보여주었지만 그곳이 주님의 수난의 자리가 된 것은 바로 이곳 나자렛에서 시작된 것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고향 사람들의 배척을 받으신 예수님의 이야기는 세상의 이치에 소외된 이들이 자신들을 얼마나 괴롭히고 사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런 이들이 하느님을 얼마나 멀게 느끼는지도 알게 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은 거의 없는 확률로 하느님의 사랑을 바라는 듯 살아가는 현실이 바로 나자렛에서 생긴 불신의 이유와 닮아있습니다. 


 

자신들 안에서 하느님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사람들은 처음 그 소리에 너무 기뻐하지만 그 목소리가 들려오는 사람에게서 실망하고 희망을 버리고 맙니다. 자신들끼리는 별다른 것이 없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자신들에게서 나온 이가 하느님의 뜻을 가지고 돌아왔을 때 그 존재가 자신들의 기쁨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그들에게서 난 열매를 자신들과 같이 여길 때 가능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를 자신들과 전혀 다른 존재가 되었다고 분리하거나 아니면 그의 옛 이야기로 그를 무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예수님은 그런 편견과 좌절에 맞서 당신이 해야 할 일이 지금 바로 이 순간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어느곳에서나 동일한 가치로 선포되고 모두가 하느님의 사랑에 차이를 보여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복음의 자리는 사회의 윗자리를 고쳐내는 것이 아니라 아랫부분을 차지하는 거의 대부분의 어려운 삶에 희망을 주고 그들을 기쁨의 삶으로 돌려 놓음으로써 사회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데 있습니다. 


 

작고 작은 고을 나자렛. 그곳에 하느님의 희망과 사랑이 선포되는 것은 용을 품은 개천의 비밀이 아닌 그곳이 하느님의 좋은 땅일 수 있음을 말합니다. 세상 어느 곳도 하느님의 사랑에서 배제되는 곳이 없듯 사람도 하느님 앞에서 차별이 정해진 인생은 없습니다. 지금 우리는 나자렛을 축복받은 곳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실제 이유는 예수님이 그곳에서 자라셨기 때문이 아니라 나자렛에서 세상 모든 곳의 거룩함이 선언되었기 때문입니다. 


 

나자렛 예수님. 그분을 밀어낸 고향과 인류를 구원하신 구세주가 늘 붙어 있음은 우리 스스로가 갇혀 있는 편견을 벗어나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가르침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1 2020년 2월 16일 연중 제6주일 별지기 2020.02.15 7
250 2020년 2월 15일 연중 제5주간 토요일 별지기 2020.02.11 3
249 2020년 2월 14일 성 치릴로 수도자와 성 메토디오 주교 기념일 별지기 2020.02.11 1
248 2020년 2월 13일 연중 제5주간 목요일 별지기 2020.02.11 2
247 2020년 2월 12일 연중 제5주간 수요일 별지기 2020.02.10 5
246 2020년 2월 11일 연중 제5주간 화요일 별지기 2020.02.10 2
245 2020년 2월 10일 성녀 스콜라스티카 동정 기념일 1 별지기 2020.02.10 4
244 2020년 2월 9일 연중 제5주일 1 별지기 2020.02.08 6
243 2020년 2월 8일 연중 제4주간 토요일 별지기 2020.02.08 2
242 2020년 2월 7일 연중 제4주간 금요일 별지기 2020.02.08 2
241 2020년 2월 6일 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 기념일 별지기 2020.02.08 4
240 2020년 2월 5일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별지기 2020.02.08 5
239 2020년 2월 4일 연중 제4주간 화요일 별지기 2020.02.08 5
238 2020년 2월 3일 연중 제4주간 월요일 1 별지기 2020.02.03 8
237 2020년 2월 1일 연중 제3주간 토요일 1 별지기 2020.01.27 7
236 2020년 1월 31일 연중 제3주간 금요일 1 별지기 2020.01.27 2
235 2020년 1월 30일 연중 제3주간 목요일 1 별지기 2020.01.27 5
234 2020년 1월 29일 연중 제3주간 수요일 1 별지기 2020.01.27 2
233 2020년 1월 28일 성 토마스 아퀴나스 사제 학자 기념일 1 별지기 2020.01.27 3
232 2020년 1월 27일 연중 제3주간 월요일 1 별지기 2020.01.27 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19 Next
/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