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찾고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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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첫날 새벽이 밝았습니다. 안식일이 지난 다음 날 모든 것이 움직이기 시작한 날 그제야 찾을 수 있었던 주님의 무덤에 빛이 들었습니다. 


 

주간 첫날 새벽 일찍이 그 여자들은 준비한 향료를 가지고 무덤으로 갔다. 그런데 그들이 보니 무덤에서 돌이 이미 굴려져 있었다. 


 

죽은 주님을 위해 준비했던 바쁜 걸음은 오늘도 늦은 듯 합니다. 그분 사랑보다 빠른 적이 없었던 우리에게 주님은 이제 기억이나 추억이 되었고 그 기억을 위해 준비한 향료는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빛이 먼저 닿았던 곳에 주님은 계시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안으로 들어가 보니 주 예수님의 시신이 없었다. 여자들이 그 일로 당황하고 있는데, 눈부시게 차려입은 남자 둘이 그들에게 나타났다. 여자들이 두려워 얼굴을 땅으로 숙이자 두 남자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찾고 있느냐? 그분께서는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되살아나셨다. 그분께서 갈릴래아에 계실 때에 너희에게 무엇이라고 말씀하셨는지 기억해 보아라. 사람의 아들은 죄인들의 손에 넘겨져 십자가에 못 박히셨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여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해 내었다.


 

눈부신 사람들, 그들이 전한 말은 그들이 받아든 햇살같은 희망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말합니다. "살아 계신 분"이라고 말입니다. 분명 그 죽음을 목격했던 이들에게 전해진 전혀 다른 소식. 보아도 믿을 수 없는 빈 자리에 채워진 하느님의 빛은 밝을 뿐 아니라 따뜻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기억에 남아있던 과거가 현실이 됩니다. 곧 "사람의 아들은 죄인들의 손에 넘겨져 십자가에 못 박히셨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말씀 말입니다. 
 

죽은 이를 찾으러 갔던 여인들의 발걸음은 조심스러움에서 기쁘고도 바쁜 발걸음으로 변합니다. 죽은 것이 살아난 것은 주님의 생명 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무덤에서 돌아와 열한 제자와 그 밖의 모든 이에게 이 일을 다 알렸다. 그들은 마리아 막달레나, 요안나, 그리고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였다. 그들과 함께 있던 다른 여자들도 사도들에게 이 일을 이야기하였다. 


 

하지만 이른 아침 가장 용기 있었던 여인들의 이야기는 예수님과 가장 가까웠던 이들의 마음을 깨우지 못합니다. 실망이 컸던 제자들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그들이 주님의 죽음과 함께 보여준 비겁함과 소심함이 먼저 생각나는 모습입니다. 


 

사도들에게는 그 이야기가 헛소리처럼 여겨졌다. 그래서 사도들은 그 여자들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베드로는 일어나 무덤으로 달려가서 몸을 굽혀 들여다보았다. 그곳에는 아마포만 놓여 있었다. 그는 일어난 일을 속으로 놀라워하며 돌아갔다.


 

예수님의 부활의 첫 증인들은 여인들이라고 복음은 전해줍니다. 그런데 제자들의 부활의 첫느낌에는 놀라움도 신뢰도 없습니다. 그들은 참 고집스런 인생들입니다. 그래서 그들이 주님의 죽음을 극복한 사건들은 하나같이 믿음이 아닌 주님의 증거가 존재합니다. 직접 찾아가시고 보여주시고 말씀하시는 주님은 그래서 이 날의 시작에 제자들을 만나지 못하십니다. 


 

너무 기쁜 소식이지만 여인들에겐 부활이 제자들에겐 빈무덤이 주어진 것이 부활의 첫 느낌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사건을 보며 무덤에 찾아든 그 빛이 주님을 이끈 생명의 빛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 빛은 언제 새어들었는지 모르게 '보시니 좋았던' 하느님의 시선과 마음이 닿은 것입니다. 포기를 모르시는 하느님의 사랑은 아들의 사랑을 만나 결코 끊어지거나 사라지지 않는 당신 사랑을 세상에 내려 놓으셨습니다. 


 

그렇게 세상은 또 한 번의 안식일을 맞이했습니다. 이미 있는 날. 모든 생명이 움직임을 시작한 날, 하느님은 아들을 통해 다시 안식일을 쓰셨습니다. 그날은 죽은 날이 아니라 사랑을 시작하는 날이었음을 주간 첫날 일하는 날에 새로운 아담이 보여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의 삶과 죽음은 구약의 완성이었고 새로 쓰는 구원의 계약이 되었습니다. 그것도 '당신이 사랑하신 것처럼'이라는 보이는 율법으로, 그리고 우리에게 전해진 당신의 말씀인 새로운 예언들로 말입니다. 


 

그 날의 시작에 맞춰 우리는 생명의 빛을 밝히고, 하느님이 우리를 구하시기 위한 긴 세월을 독서로 읽습니다. 그리고 세상의 마지막에 우리에게 주셨던 생명의 잔치를 시작함으로써 그리스도의 부활과 영원한 생명을 우리의 자리에서 시작합니다. 


 

그것이 이천년 후에 우리가 보는 부활입니다. 그렇게 시작합니다. "다시"라는 말을 쓰지만 단 한 번도 그치지 않았던 하느님의 사랑을 그분의 백성인 우리가 계속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부활의 빛이고 소식이며 증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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