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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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듣기 : https://youtu.be/SKzUMadmT4s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것이 삽시간에 바뀐 시간들입니다. 이 때 사람들의 마음은 위축되고 흔들리며 변화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 우리는 다가올 상황에 불안해하기 마련이고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어떤 것(?)에 의지하고 싶은 마음도 들게 됩니다. 


 

성당의 시간이 멈춘듯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는 우리가 가진 지혜와 노력으로 이 시기를 지내는 것 뿐입니다. 그럼에도 이 시기에 누군가의 두려움에 끼어들려 노력하는 이들의 안타까운 모습들이 보입니다. 최근 강론을 올리며 친구 신청이 많이 들어옵니다. 고마운 마음에 되도록 걸러내려 하지 않지만 그 중에는 사적 계시에 머물러 계신 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나주에 다니시는 분들이 메세지를 올리시고 인사하시는데 일부는 차단을 했지만 그분들의 이런 움직임이 편치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기도에 의지하고 무엇인가에 기대어 이 시기에 보호를 바라는 것은 약해진 마음에 당연할 수 있지만 우리는 이 시기를 어느 때보다 더 열심한 정성과 사랑으로 지내야 합니다. 그것은 꼼짝 없이 있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가능한 영역 안에서 충실한 삶으로 채워가야 함을 말합니다. 아무런 힘이 없다고 그것을 영웅의 등장이나 영험하다는 어떤 조화를 바라는 것은 무모하고 어리석은 일입니다. 
 

세상이 겪는 고통을 함께 하고 그것에서 벗어남이 은총이 아니라 그 위기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선하고 좋은 생각과 행동으로 서로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신앙인이 그리스도를따라 행해야 하는 일입니다. 지금 우리에겐 빛처럼 나타나는 구원의 손길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를 위해 해야 할 일들과 노력으로 이 시간들을 함께 감내하고 잘 치루어 세상에 빛과 소금, 곧 그들이 봐야 할 것들을 비춰주고 그들이 살 수 있는 길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등장에 세상은 지금까지도 어떤 기적과 징표를 요구하지만 예수님이 우리에게 보여주신 것은 하느님이 우리를 구원하시려 하신다는 뜻이고 그것이 바뀌지 않았다는 요나의 교훈이라 말씀하십니다. 예언자 조차 거절했던 니네베 사람들의 못난 모습들에 기회를 허락하시려 하셨던 하느님의 뜻을 알아듣는 것이 그들에게 필요한 것임을 분명하게 가르치시는 예수님은 지금 우리에게도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시려는 듯 느껴집니다. 


 

지금 우리에게 닥쳐 온 것은 하느님의 심판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뜻이 있어서 주시는 시련이라고 말하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그러고 싶겠지만 그래서 언젠가 이 위기가 그치면 그 때를은총의 시기라 말하고 싶겠지만 그래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세상에 생겨난 수많은 위험을 함께 겪어내는 중입니다. 오히려 우리가 어쩌지 못하는 위기가 아니라 그 속에서 드러나는 우리의 모습 속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아야 합니다. 어떤 경우도 우리가 무너지고 망가지는 것을 하느님이 시험하실리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영웅이 아니라 저 무수히 작은 사람들의 노력 속에서 우리는 하느님을 닮은 사람이 서로에게 어떻게 대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고 또 실천하는 모습의 어른으로 사람됨을 보여야 합니다. 모든 것이 머물러 있는 듯 한 순간들이지만 그 속에서 하느님의 사람됨은 더 선명하게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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