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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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 보여주신 과거의 모든 것이 다시 살아나 교훈과 진리가 되는 부활시기입니다. 그 중 오늘 우리는 '물 위를 걸으신 기적' 후의 모습을 봅니다. 어쩌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내용이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부활의 메세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오천 명을 먹이신 뒤, 제자들은 호수 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보았다. 


 

이 상황은 '오천명을 먹이신 기적'이 끝나고 제자들만 호수를 건너간 밤이 지난 이후입니다. 그 밤에 제자들은 거센 풍랑 속에서 물위를 걸어오신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이 그 산에 홀로 남으셨음을 알고 있었고 제자들은 그런 주님이 자신들에게 지난 밤 놀랍게 다가오셨음을 체험한 후입니다. 


 

이튿날, 호수 건너편에 남아 있던 군중은, 그곳에 배가 한 척밖에 없었는데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그 배를 타고 가지 않으시고 제자들만 떠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티베리아스에서 배 몇 척이, 주님께서 감사를 드리신 다음 빵을 나누어 먹이신 곳에 가까이 와 닿았다. 군중은 거기에 예수님도 계시지 않고 제자들도 없는 것을 알고서, 그 배들에 나누어 타고 예수님을 찾아 카파르나움으로 갔다. 그들은 호수 건너편에서 예수님을 찾아내고, “라삐, 언제 이곳에 오셨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을 알았으나 그분의 뜻을 외면한 제자들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주님에게서 멀어져 갔고 주님이 주신 빵을 먹은 기억의 사람들은 날이 밝자 홀로 계실 주님을 찾아 나섰습니다. 간절함으로 치면 주님은 그들을 기다리시는 것이 더 좋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맹목적으로 주님을 향해 몰려 들었고 제자들은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이 상황을 정확히 바라보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그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줄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사람의 아들을 인정하셨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손에 쥐어졌던 빵과 물고기의 주님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이미 당신의 모든 것을 나누었던 제자들은 그 가치를 주님께만 미루었습니다. 영원한 생명의 양식을 본 제자들은 주저하고 이를 모르는 사람들은 답답해 합니다. 당연히 그들의 궁금증은 주님을 향합니다. 


 

그들이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저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고 묻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예수님의 이 말씀이 군중의 생각과 마음을 열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들은 아직 주님의 모든 것을 나누는 이들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이 말씀은 제자들에게 자신들이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보여주는 말씀으로 들렸을 겁니다. 그들은 하느님께서 보내신 주님의 제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을 믿지 못했습니다. 주님은 가까운 진리이면서 또 전혀 짐작할 수 없는 어려운 진리이기도 하십니다. 


 

하지만 부활을 아는 우리에게 예수님의 이 모든 말씀은 이해할 수 있는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알려주는 가르침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그 때의 군중들보다 제자들보다 더 복된 사람들인지도 모릅니다. 그런 주님의 생애와 말씀을 모두 알고 있으니 말입니다. 


 

우리에겐 빵 다섯개와 물고기로 엄청난 빵을 만드시는 주님도 물 위를 걸으시는 주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하느님을 알려주시는 주님을 알고 믿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이 부활의 증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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