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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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느님과 함께 살았던 때. 그 시간은 처음 하느님이 우리를 찾아오셔서 가능해졌습니다. 우리가 심판을 기다린 순간 하느님은 우리에게 기회를 주셨고 그것은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약속은 하느님으로부터 시작되어 우리 곁에 항상 머물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까지 그 기회의 땅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우리와 하느님의 불가능할 것 같은 공존은 사랑으로 가능해진 기적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세상에 올 때 모두 다르게 태어나고 다른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그 다름이 '틀림'으로 오해될만큼 우리는 다르지만 그럼에도 함께가 가능한 이유는 사랑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그 사랑을 회복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셨습니다. 예수님이 홀로 그 거룩한 다름을 유지하셨다면 우린 분명 심판의 하느님을 기억으로 가지고 있을테고 십자가는 우리 위에 올라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당신이 주신 사랑의 주인공이 되길 원하셨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우리를 '위해' 사신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이런 주님의 모습을 뒤 따르는 것은 주님이 그러셨듯 우리 역시 우리 자신이 아닌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을 위해 살아갈 때 가능해집니다. 그래서 사랑은 모든 방향, 모든 사람을 향해 있지만 단 하나 자신을 향해 질서 지워지지는 않습니다. 우리가사랑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 자신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우리를 사랑해 줄 때에 가능해집니다. 물론 우린 다른 어떤 것보다 자신을 사랑하고 싶어하지만 주님이 우리에게 보여주신 사랑의 모습에도 당신에 대한 사랑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복음 속에서 분명히 하십니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세상에서 발견하기 힘든 계산 법입니다. 죽어야 산다는 것. 자기 목숨을 미워해야 목숨을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은 사람에게 있는 가장 약한 점을 마주하고 넘어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겐 가장 달콤하게 들리는 자신을 사랑하는 삶을 마주하고 그것을 포기해야 비로소 그 뒤에 나를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생명과 세상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사랑함으로써 우리는 참으로 사랑을 알게 되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됩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모두가 함께 사는 삶으로 행복함을 누리는 사람과 어릴 때부터 자신만을 위해 모든 것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을 생각해보면 너무나 쉬운 가르침이지만 우리가 어른이 되면서 누구도 그렇게 살려 하지 않고 어린 생명에게도 이런 이기심을 키워주는 것이 우리의 모습입니다. 


 

밀알은 그 한알 그대로 남기를 바라고, 마치 그 알이 그대로 커질 수 있다는 헛된 생각과 욕심을 가집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이기적인 생각마저 예수님의 힘을 빌리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주님이 언제나 우리 곁에 계셨으면 하고 기도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이 당신과 함께 있으리라 말씀하십니다. 실제 우리가 이기적인 태도로 살아간다면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모든 것은 우리 곁에서 밀려나갈 것이고 그 첫번째는 분명 주님이나 그분처럼 살아가는 사람일 것입니다. 


 

죽음과 미워함은 그렇게 즐거운 단어는 아닙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한다면 적어도 우리 자신에게 이 단어는 기쁜 선택의 단어일 수 있습니다. 나를 잊을 때 우리는 우리의 모든 것을 다해 세상을 품을 수 있습니다. 나를 미워함으로써 모든 것이 살아나고 행복해 질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그래서 고통이 아니라 사랑의 증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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