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을 보낼 필요가 없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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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적인 것에 대해 예수님의 단호한 말씀을 들은 주일이 지나고 만나는 오늘 복음은 예수님이 보여주신 가장 대표적인 물질적인 기적 이야기입니다. 곧 오천명을 먹이신 기적입니다. 빵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이룬 기적이어서 어떤 말도 또 어떤 지혜로도 풀 수 없는 놀라운 기적입니다. 


 

재물에 관한 단호한 태도의 주님은 사실 이런 물질적 기적을 기대하기 힘든 분으로 느껴집니다. 그러나 이 기적은 한 순간에 우리의 생각을 뒤집어 버리셨고 그분은 어떤 것도 가능하신 분이라는 것을 보여주십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에는 이 엄청난 양과는 별 상관 없는 예수님의 진심이 들어 있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한적한 곳을 찾아 나설 때 그 일행을 따라 나선 사람들. 그들은 예수님을 찾았고 거기에 자신들과 함께 온 아픈 이들을 예수님께 데려 옵니다. 예수님은 그런 그들을 외면하지 못하십니다. 결국 그 마음이 이 큰 기적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그들을 그냥 보낼 수 없는 예수님은 그들이 당신을 향해 어떻게 왔는지 알고 계셨고 그래서인지 그들을 쉽사리 보내지 못하십니다. 


우리는 이 기적이 말도 안되는 적은 양의 빵과 물고기로 이루어졌음을 압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마음은 오천명이 넘는 사람이 아닌 당신을 향해 수고를 아끼지 않았던 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있었습니다. 우리는 오천명을 보지만 예수님의 눈에는 한 사람이 보였고 우리는 빵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기억하지만 예수님이 주신 것은 그들을 배불리 먹일만큼의 식사였습니다. 


 

사랑은 언제나 우리가 생각하는 그 지점에서 시작해서 눈에 보이는 어떤 한계도 기준도 넘어섭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차고 남아서 열두 광주리에 가득한 양인 듯 점점 그 범위와 내용이늘어나게 마련입니다. 주님의 이 사랑은 예상되지 않은 시간에 일어났고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능력 이전에 마음 때문이었음을 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사는 삶에서 언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만나게 될지는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들을 찾아 나서는 노력보다 누구든 언제든 사람을 만나도 그들을 품어 줄 넉넉한 마음이 있는 사랑스런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성체 성사 앞에서 늘 볼 수 있는 주님의 마음은 그분을 향한 그 때 사람들의 발걸음은 떠올리게 만듭니다. 그 수고에 우리의 기준에 따른 사람에 대한 판단은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수님 앞에서 '아멘' 한마디에 열두 광주리를 채운 그 빵을 먹을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그러므로 빵 다섯개와 물고기 두마리, 그리고 오천명을 기억하는 우리의 기억력 보다 예수님의 시선과 마음에 집중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실 그 부족함과 그 엄청난 양은 예수님께도 우리에게도 별 문제가 아니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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