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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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31일 밤. 방금 전 2019년 마지막 미사를 교우들과 함께 바쳤습니다. 때 아닌 떡국을 한그릇씩 나눠먹고 때 이른 새해 인사를 절로 드리며 2020년을 당겨 맞이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아직 2019년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저녁이 그렇듯 내일 복음을 읽으며 묵상을 합니다. 그래서 지금의 묵상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복음입니다. 하루 전이지만 일년후의 하루를 미리 당겨 보는 중이기도 하고 그렇게 한 해를 떠나보내는 중이기도 합니다. 


 

2020년의 시작이 되는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그 날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이자, 성탄의 기쁨을 나타내는 성탄 팔일 축제의 마지막 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2020이라는 낯선 시절의 첫날이기도 합니다. 이 세가지 의미의 시간에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야기들은 한 해에 해당하는 아주 긴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누구에게는 각오가 될 이야기이고, 또 어떤 이에게는 목표나 목적이 될 수도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해마다 첫날에 이 일을 하고 복음은 늘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복음입니다. 복음 속 마음에 들어온 구절은 성모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


 

당연히 내일 강론의 주제는 이 구절이 주요 내용이 될 것입니다. 마음 속 천사와 사람이 들려준 이야기를 모두 기억하고 사는 어머니. 어머니의 하루 하루는 그 기억의 복기이자 그 기억이 현실이 되는 것을 목격하는 것이었고 후에 그 아들이 세상을 떠난 후 증언하고 기록되는 평생의 가르침을 지닌 유일한 책으로 사는 것이었을 겁니다. 


 

2020년은 이런 마음 속 기억이 살아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모두가 기억하는 하느님의 뜻과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모범이 우리 마음 속에 살아나 그것이 현실이 되고 곧 구원이 눈에 보이는 그런 사랑의 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던 밤. 그 밤을 증언하는 믿을 수 없는 희망과 기쁨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간직하며 사는 것은 곧 그 기억이 현실이 되는 상황에 대한 목격으로 이어지고, 증언과 기록의 연속으로 반복되기를 바랍니다. 


 

강산이 변한다는 한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 속 새겨지는 하느님의 모든 것이 이미 기쁜 한 해의 완성이 되는 첫날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보내는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2020년의 첫날이 된다면 우리는 이 혼란스러운 세상 속의 빛과 소금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꼭 그리 될 것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그리고 한 해 베풀어주신 모든 것 고맙습니다. 그 모든 은혜를 고스란히 되돌려 축복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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