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야가 모세와 함께 그들 앞에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묵상 듣기 : https://youtu.be/QQ9A-CPlWfk
영웅을 좋아하는 세상입니다. 물론 가능한 일도 아니지만 우리는 영웅을 기다리기도 합니다. 어떤 대단한 사람이 우리를 도와주실 것이라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존재가 있기를 바랍니다. 실제 시대의 영웅이라 불리는 이들은 하나 같이 자신을 희생하는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우리의 상상력은 계속됩니다.
사람이 되신 하느님을 고백하는 우리에게도 비슷한 습관이 있습니다. 주님은 평범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셨지만 주님은 어차피 하느님이시라 우리와는 다른 분이라는 생각은 주님의 기적을 더욱 부각시켜주고 주님을 믿는 신앙의 열기를 더 뜨겁게 합니다. 그런 주님이 필요할 때는 항상 당신의 능력을 발휘하시기 때문에 우리에게 주님은 평범함은 모두 당신의 겸손으로 바뀌고 그분의 진짜 능력을 기대하는 것이 신앙인 듯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런 주님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있다면 오늘 기념하는 거룩한 변모 사건일 겁니다. 숨겨져 있던 주님의 본 모습은 그분이 입으신 새하얗게 빛이 나는 옷과 같습니다. 그리고 주님 곁에 나타났던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두 인물, 엘리야와 모세, 곧 예언서와 율법을 상징하는 인물이 주님과 만남으로 완성되고 있습니다.
이 모습을 목격한 세 제자는 그야말로 ‘진짜’를 본 셈이고, 그것으로 주님에게서 보는 모든 평범한 모습을 의미가 사라지고 맙니다. 주님의 본 모습을 우리가 알고 있다는 것이고 그래서 어떤 의심도 없는 확실한 신앙을 얻었을 겁니다.
그러나 하느님 아버지와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그들이 본 것을 ‘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리십니다. 아버지는 사람들의 눈앞을 흐리게 만드셨고 아들 예수님은 그들의 입을 막아버리셨습니다. 당신이 완전히 사람과 세상에서 사라지기까지 이 사건은 세상에 없는 사건이 되고 맙니다. 지금 우리가 기록으로 읽고 있는 것이 행복할 정도로 말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하느님의 선택이고 진심이었습니다.
우리는 정체를 감추고 계신 예수님의 모습보다 사람이 되시고, 사람 안에서, 또 사람을 통해서 구원을 이루시려는 하느님 아버지의 뜻과 그 뜻을 지켜 실행하신 예수님에 의해 세상 구원이 십자가와 부활의 사건을 가져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분이 하느님이심을 모두가 알았다면 누가 감히 그분을 죽일 수 있었을까요? 그리고 그런 분을 통해 누가 우리 구원의 길을 알 수 있었을까요? 우리의 진정한 영웅은 사람됨을 선택했고, 사람으로 살아 죽음으로써 우리의 구원을 이루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