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
묵상 듣기 : youtu.be/CEKfS_Iuf2U
예수님의 눈에 들어온 제자들의 모습을 봅니다. 그들의 모습을 보시며 예수님은 행복한 사람들을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그 내용들이 지독한 반어법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현실에서 전혀 행복할 것 같지 않은 이들이 말씀 속에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사람들과 굶주리는 사람들, 울고 있는 이들과 미움을 받는 사람들, 하느님의 뜻을 따른다는 이유로 내쫓김과 모욕과 중상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
그들에게 약속되는 행복은 하늘나라를 차지하는 천국의 사람들이 될 것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곧 하느님께서 구원하시려는 사람들은 바로 이런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이에게는 이 말씀이 결국 세상의 고생을 한 댓가로 누리게 될 보상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보면 이는 현실에서의 불평등은 그냥 운명인 듯 받아들이라는 위로의 말씀처럼 곡해될 수도 있습니다.
이 말씀 뒤로 이어지는 것은 그들과 달리 불행한 이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행복한 사람들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은 부유함과 배부른 이들, 웃음과 칭찬에 만족하는 이들입니다. 곧 행복한 이들 반대편에 있지만 달리 말하면 그들의 몫을 나누지 않고 독식했기에 이 상황을 만들어 내고 누리는 사람들입니다.
주님은 그들이 현실에서 스스로 보상을 만들어 누리고 있으므로 결국 하느님에게서 그들이 얻을 것은 하나도 없으리라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이 세상이 전부라고 믿는 이들에게 예수님의 이 말씀은 힘이 없는 듯 보입니다. 사람들은 구세주를 두고도 하느님의 뜻을 비웃듯 함께 살기는 커녕 이 불평등한 상황을 하느님의 뜻으로 해석하고 자신들을 스스로 축복하며 살았습니다. 예수님도 이 상황 속에서는 행복한 불행한 이들 속의 한 분이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불평등이 고정된 듯 한 삶에서 이 복음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때도 지금도 하느님의 가르침은 그 누구도 가난에 시달리며 굶주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율법을 통해 가르치고 계십니다. 누가 부자로 사는가, 혹 누가 지도자가 되는가의 문제를 하느님의 축복으로 여기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별로 다르지 않지만 예수님의 기준은 행복을 누려야 할 삶을 훼손당한 사람과 훼손한 사람에게 주시는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운명처럼 가난과 굶주림을 짊어지는 이들과 의로움을 조롱당하고 박해당하는 이들은 그들이 서 있는 것이 결코 올바른 삶의 결과가 아니라는 것을 행복선언을 통해 알아들어야 합니다. 물론 그들을 그렇게 몰아세운 이들 역시 이 말씀이 죽음 이후의 삶을 말하는 것이라 여기는 어리석음을 벗어나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은 행복해야 할 사람들에게 부족했던 가치가 채워지는 세상을 가르치신 것입니다. 우리는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는 하느님 나라를 꿈꾸는 사람들이니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