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마을이든 고을이든 촌락이든 예수님께서 들어가기만 하시면,
장터에 병자들을 데려다 놓고 
그 옷자락 술에 그들이 손이라도 대게 해 주십사고 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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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 다니시던 곳에서 일어난 이야기들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하느님이 바라시던 변화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의 발걸음이 닿는 곳을 향해 몰려오는 사람들은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아파하는 이들과 함께 예수님을 찾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바람은 예수님의 놀라운 능력으로 답을 얻게 됩니다. 우리가 주님의 구원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이런 장면들을 떠올리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예수님의 모습을 보며 문득 한쪽으로 떠오르는 생각들이 있습니다. 이 놀라운 일들을 체험한 이들은 사실 세상에서 '사람됨'의 기준에서 제외되었던 사람들입니다. 곧 가난하고 병들고 마귀에 괴롭힘을 당하는 이들은 모두 '죄인'이었고 사람들은 그들을 멀리하거나 함께 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 말은 그들이 병이 낫고 난 후에도 그들은 일반적인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 되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들이 주님을 만나고 은혜를 입었다고 해서 더 뛰어난 사람이 되거나 우리 중 대단한 능력자가 된 것은 아닙니다. 그저 그들은 자신의 자리로 되돌아갈 수 있었고 그들의 처지에 주님의 축복과 하느님의 함께 하심을 알게 된 것 뿐입니다. 곧 예수님의 힘으로 가난을 벗어나거나 대단한 자리에 오른 사람은 없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과 모습은 어떤 이들에게는 '쓸모 없는 행동'이거나 의미 없는 가르침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더군다나 모두가 능력자나 권력자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된다고 믿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예수님은 지나치는 '미풍' 정도일 뿐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선택은 분명했고 이것으로부터 모든 것의 변화를 꾀하신 것이 주님의 뜻이었습니다. 위를 바꾸면 아래가 바뀐다는 사람들이 만든 공식을 따르지 않고 가장 아래에 있는 가장 흔하고 많은 이들이 구원을 얻는 것이 아니면 구원이라는 의미가 없음을 분명하게 하신 것이 그리스도의 삶이요, 가르침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성경이 거짓이 아닌 이상 변하지 않는 가치입니다. 


 

지금도 우리는 옛날 사람들이 세워놓은 질서를 따라 움직입니다. 여전히 권력자와 돈을 쥐고 있는 자들이 세상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구조 속에 살고 있습니다. 곧 그들이 하느님에 대해이야기하는 것이 절대적인 영향을 가질 수 있는 위험이 여전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의 뜻과 그것이 우리를 변화시킨 것을 바로 보는 것은 중요하고 또한 지켜져야 합니다. 그리스도가 계신 곳과 그분의 이야기가 머무는 곳에는 함께 살려고 하는 이들이 모여 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이루는 세상입니다. 모두가 함께라는 말을 쓰려면 절대 다수의 사람들을 위한 것이 있어야 합니다. 다수의 횡포를 걱정하지만 그러기에 우리는 그 다수를 이용했지 중요하게 대한 적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오늘도 예수 그리스도가 움직이는 곳은 그리스도를 부를 수 있는 이들의 자리가 아니라 그리스도가 필요한 곳임을 분명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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