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족들에게 돌아가,
주님께서 너에게 해 주신 일과 자비를 베풀어 주신 일을 모두 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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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 속 펼쳐지는 사건들은 긴 시간에 걸쳐 서로 연결되어 일어난 것들입니다. 그런데 그 속에 어떤 것을 중심으로 봐야 하는지 고민스럽기만 합니다. 하루에 너무 많은 일들이 서로 다른 것들을 보여주며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복음은 두 번의 정화 사건을 보여줍니다. 마귀들린 사람들이 마귀에서 벗어난 것이나 부정한 돼지떼가 죽어버린 것 모두가 정화사건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마귀가 그 동네를 떠났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 결과로 예수님은 그 마을에서 밀려나시게 됩니다. 사람들은 기뻐하기보다 그 일에 상심이 커졌습니다. 그리고 그 일이 벌어진 모든 것을 '부정적'인 결과로 판단하고 그 이유가 된 예수님을 멀어 냅니다. 
 

그리고 그 마을 사람들과 공생관계였던 마귀들렸던 사람은 주님을 따르고자 했으나 거절당하고 가족들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모두 이야기하라는 예수님의 말씀대로 그를 아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가 전해지게 됩니다. 

당연한 듯 보이는 사건들이 실제 삶 속에서 어떻게 얽혀 있는지 우리가 말하는 좋은 일이 꼭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 것과 또 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때로 어떻게 이용하는지도 드러나는 아주 복잡한 사건입니다. 


 

지금 세상의 위기 속에서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과 태도가 여러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죽어가는 사람과 그 위험에서 자신들을 보호하는 이들이 보이는 여러 반응들. 그리고 그것을 위해 당연해 보이는 냉정함과 행동들. 그런 반면 위험하게 여겨지는 선한 이들의 희생들에 대한 반응들도 뒤섞여 있습니다. 마치 복음 속 등장하는 이들이 눈에 보이는 것 아래에 숨겨두고 있었던 모습들처럼 말입니다. 
 

마귀들린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나타내는 족쇄는 그를 구하는 듯 보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그 방법이 그를 사람들이 다니는 길목에 묶어 두는 것이었다면 그들은 그것으로 다른 것을 하기 위함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들도 가지 않는 곳에 그 사람을 두고 멀찍이 부정한 돼지들을 놓아 기르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존재는 또 예수님이 이야기하시는 구원의 내용은 세상에서 부정한 것들이 없어지고 모두가 해방되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 세상은 그것을 이용해서 이익을 취하고 또 자신들을 보호하는 것에도 익숙해져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에게 마귀들린 사람은 그 사람의 고통과 상관 없이 필요한 가치가 되었고마귀는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한 부분이 되고 맙니다. 개인적인 선과 악이 하느님의 선과 악 앞에서 상대적인 가치임이 드러나는 장면이며 그 속에 마귀는 선이 되고 마귀들린 사람의 고통과 포악함도 그들에게는 선이 되고 맙니다. 나아가 하느님, 거룩함, 깨끗함이 악이 되는 상황에 그들은 결국 겉으로 자신들의 진심을 드러냅니다. 


 

주님은 그렇게 떠나게 되십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마귀들린 사람이 따르고자 하는 청을 거절하십니다. 그리고 전에 없이 그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알리라'는 상반된 지시를 하십니다. 보통은 그 일은 숨기고 그 사람이 깨끗해졌음을 증명하라는 것이 예수님의 말씀이었으나 오늘은 알리라고 이야기하십니다. 그가 사람들의 많은 이들의 죄를 짊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마귀에서 벗어난 것은 그에게 기쁜 일이었으나 그는 그것으로 많은 사람들의 잘못을 감춰주고 있었으므로 그에게 일어난 일들은 그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사회가하느님과 사람들의 눈을 속이고 침묵 속에 죄를 짓고 있을 때 그 희생자가 자신을 드러냄으로서 또 다시 정화의 시간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 일을 주님이 아니라 버려졌던 한 사람의 회복이 이루어낼 것임을 아셨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경험에 따르면 주님을 밀어냈던 동네 사람들은 또 다시 그 일을 시작했을 겁니다. 그렇게 깨끗하게 치워진 곳에 또 무엇을 두었을지 알 수 없지만 우리는 이런 일들을 자주 하곤 합니다. 만약 마귀가 다시 그 마을에 들어선다면 이제 다시 쫓겨나지 않아도 되리라 즐거워했을 겁니다. 이미 사람들이 섬기는 것이 하느님이 아니라는 것이 확실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복음의 뒷 이야기가 그리 개운치 않은 것 같습니다. 


 

한숨이 나오는 이야기. 그리고 또 우리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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