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되고 해가 지자, 사람들이 병든 이들과 마귀 들린 이들을 모두 예수님께 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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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바쁜 일상을 보여줍니다. 안식일에 회당에 가셨던 주님은 시몬과 안드레아의 집에 가셔서 시몬의 장모를 고쳐주십니다. 그리고 저녁이 되자 몰려든 사람들을 맞이하시는 주님입니다. 그리고 주님은 그 날을 지나 새벽에 다른 곳을 향해 길을 떠나십니다. 주님께서 그렇게 바쁜 걸음으로 우리 안에 계셨음은 우리의 기쁨입니다. 


 

가끔 우리는그 복음의 내용에만 집중하는 우리의 모습에 틈을 좀 줄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 주님의 바쁜 걸음 속에 우리의 모습이 비춰집니다. 주님 앞에서 우리는 아프기도 하고 또 그분을 향해 간절해지기도 하지만 우리는 하느님을 믿으면서도 세상의 흐름에 적응하며 살아갑니다. 하느님의 백성 이스라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와 달리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율법을 삶의 규범으로 여기고 살았습니다. 
 

그런 그들이 율법 때문에 보인 모습을 발견해봅시다. 예수님이 시몬의 집에 들러 장모를 고쳐주실 때 그 집에 들렀던 이들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해가 지자 엄청난 사람들이 몰려듭니다.그 이유는 '안식일'이 지났기 때문입니다. 안식일을 만드신 하느님은 사람도 그 날은 쉬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회당에 가는 것 이외에 집에 머물렀고 해가 지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들이 주님을 찾았을 때 그들만이 아니라 몸이 불편한 이들과 함께였다면 이 말은 안식일을 이유로 그들은 사람을 돕고 사랑하는 일을 멈추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주님의 부활하신 날을 안식일의 의미로 지키는 우리에게도 주일은 쉬어야 하는 날입니다. 그리고 회당에서의 주님처럼 우리도 성당에 나옵니다. 그런데 주님의 모습으로 안식일을 지켜본다면 안식일에도 주님은 도움이 필요한 이를 도우시는데 주저하지 않으셨습니다. 시몬의 장모가 우리 눈에 유독들어온 이유는 그 날이 안식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주님을 찾지못했기에 안식일은 오직 하느님께 바쳐진 날처럼 보였습니다. 대신 모든 이들은 불편한 하루를 그렇게 살아야 했다는 말입니다. 


 

하느님의 날이 아닌 시간에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했습니다. 안식일이 오히려 사랑이 멈추는 날이 되어 버렸다는 뜻입니다. 우리에게도 주일은 '성당 가는 날'에서 머뭐버린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안식일이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께서 쉬시며 천지의 모든 것이 어울리는 기쁨을 느끼신 것이 안식이라면 그 날에 우리 역시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창조 세계를 위해 그 날을 보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하심으로써 세상이 실천해야 할 하느님의 뜻이 그리스도를 통해 살아난 날이기에 주일은 모든 이가 예수님처럼 살아가도록 기억하고 노력해야 하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그 날에 우리가 성당에 나오는 이유는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살기는 그리스도와 멀리 하고 성당에 오는 이유가 의무를 지키는 무거운 책임의 날이라면 주님의 날에 우리는 주님을 가장 힘겨워하는 사람이 될 뿐입니다. 


 

하느님의 날. 주님의 날. 그 날 하느님을 가장 외롭게 하는 우리가 아니기를 바랍니다. 성당에 교우들이 줄어드는 것이 우리의 걱정이 된지 오래되었습니다. 그런데 진짜 걱정은 주일이 그 의미를 잃고 사람들을 속박하는 날로 바뀌는 것이며 그 날 우리는 자신을 위해 그 시간을 아까워하는 날로 보내는 중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대로 살기 어렵다는 세상. 적어도 일주일에 주일만큼은 주님처럼 사랑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안식일이 지난 밤. 사람들의 애타는 행렬은 그렇게 또다른 슬픈 현실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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