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들어 보아라.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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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듣습니다. 만약 오늘 복음을 읽고 교우들에게 강론을 한다면 '우리는 어떤 땅에 속할까요?'라는 질문을 하기 쉽습니다. 또 이 복음을 들은 사람이라면 당연히 우리가 어떤 땅일지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호숫가에서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너무 많은 군중이 모여들어, 그분께서는 호수에 있는 배에 올라앉으시고 군중은 모두 호숫가 뭍에 그대로 있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비유로 가르치셨다. 그렇게 가르치시면서 말씀하셨다. “자, 들어 보아라.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그가 씨를 뿌리는데, 어떤 것은 길에 떨어져 새들이 와서 먹어 버렸다. 어떤 것은 흙이 많지 않은 돌밭에 떨어졌다. 흙이 깊지 않아 싹은 곧 돋아났지만, 해가 솟아오르자 타고 말았다. 뿌리가 없어서 말라 버린 것이다. 또 어떤 것은 가시덤불 속에 떨어졌는데, 가시덤불이 자라면서 숨을 막아 버려 열매를 맺지 못하였다. 그러나 어떤 것들은 좋은 땅에 떨어져, 싹이 나고 자라서 열매를 맺었다. 그리하여 어떤 것은 서른 배, 어떤 것은 예순 배, 어떤 것은 백 배의 열매를 맺었다.” 예수님께서는 이어서 말씀하셨다. “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당연히 우리는 그런 생각을 하게 마련입니다. 주님은 항상 이야기하시고 우리는 듣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말씀은 언제나 우리를 향해 있었고 결국 우리가 그 말씀을 이어 받았음은 틀림 없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그 때는 주님이고 지금 씨를 뿌리는 사람은 우리가 된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언제까지 우리가 당신의 말씀을 듣고만 있는 땅일 수는 없는 까닭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이야기를 땅의 입장이 아닌 씨를 뿌리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필요도 있습니다. 우리가맡은 사명이 이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풀이는 우리가 더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입니다. 


 

예수님께서 혼자 계실 때, 그분 둘레에 있던 이들이 열두 제자와 함께 와서 비유들의 뜻을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너희에게는 하느님 나라의 신비가 주어졌지만, 저 바깥 사람들에게는 모든 것이 그저 비유로만 다가간다. ‘보고 또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고 듣고 또 들어도 깨닫지 못하여 저들이 돌아와 용서받는 일이 없게 하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또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이 비유를 알아듣지 못하겠느냐? 그러면서 어떻게 모든 비유를 깨달을 수 있겠느냐? 씨 뿌리는 사람은 실상 말씀을 뿌리는 것이다. 말씀이 길에 뿌려지는 것은 이러한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들이 말씀을 들으면 곧바로 사탄이 와서 그들 안에 뿌려진 말씀을 앗아 가 버린다. 그리고 말씀이 돌밭에 뿌려지는 것은 이러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말씀을 들으면 곧 기쁘게 받는다. 그러나 그들에게 뿌리가 없어서 오래가지 못한다. 그래서 말씀 때문에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나면 곧 걸려 넘어지고 만다. 말씀이 가시덤불 속에 뿌려지는 것은 또 다른 사람들이다. 이들은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과 그 밖의 여러 가지 욕심이 들어가, 그 말씀의 숨을 막아 버려 열매를 맺지 못한다. 그러나 말씀이 좋은 땅에 뿌려진 것은 이러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말씀을 듣고 받아들여, 어떤 이는 서른 배, 어떤 이는 예순 배, 어떤 이는 백 배의 열매를 맺는다.”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으로 열매를 맺어야 할 사람들이라 생각되지만 우리의 일상에서는 우리가 씨를 뿌려야 하는 사람입니다. 씨름 뿌림은 땅을 가리지 않아야 하고, 그 열매는 그 땅이 어떤 상태냐에 따라서 결과를 맺는 것이지 우리가 땅을 가려 뿌리는 것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땅이든 말씀이 골고루 뿌려지도록 노력해야 하고 그 땅이 결국 좋은 땅이 되도록 기원하고 애를 써야 합니다. 


 

땅은 처음 하느님이 지으신 좋은 곳이었습니다. 사람이 너무 지나다녀 그 걸음에 무뎌진 곳이든, 좋은 것과 척박한 것이 골고루 섞여 있는 돌밭이든, 근심 때문에 좋은 것이 좋을리 없는 가시덤불이든 모두가 그 근본은 좋은 땅이었음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곧 하느님의 자비하심은 땅을 가리지 않고 뿌려지듯 우리의 사랑도 그래야 하고, 또한 그 사랑이 결국 이 땅의 근본을 되찾을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땅이며, 또한 씨 뿌리는 일꾼입니다. 잊지 말고 우리의 근본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당신이 어떤 땅인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는 우리의 근본인 모든 것에 생명을 주는 땅이라는 사실에만 집중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깨달음을 얻는다면 우리가 지금의 씨 뿌리는 사람임을 또한 기억했으면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굳은 땅을 갈아 엎고, 돌을 골라내며, 가시덤불을 치울 수 있는 힘과 지혜가 있다는 것도 또한 깨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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