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뻗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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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일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에 대한 또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또한 이스라엘이 지킨 안식일에 대한 현실을 보여주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에게 아픈 이를 살펴주시고 고쳐주시는 일은 일상적인 일입니다. 우리에게 기적이 그분에게는 사랑의 한 방법일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기적이 문제가 되는 유일한 날 안식일이 등장합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회당에 들어가셨는데, 그곳에 한쪽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고발하려고, 그분께서 안식일에 그 사람을 고쳐 주시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예수님의 기적은 어떤 때는 하느님의 능력으로 또 어떤 때는 하느님께 맞서는 죄가 되기도 합니다. 예수님이 하루만 참으셨다면 병자도 은총을 받고 예수님도 칭송을 받으셨겠지만 안식일에 예수님을 보는 시선들은 곱지 않습니다. 예수님이 만약 이 사람을 낫게 하시면 그분은 분명 하느님께 맞선 분이 되고 맙니다. 그분이 들어서신 회당이 그분이 신성을 모독한 자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단호하게 행동하십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질문을 던지십니다. 


 

예수님께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일어나 가운데로 나와라.” 하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그들은 아무말도 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예수님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입을 열지 않았다. 


 

입을 열지 않는 이스라엘. 그들의 신앙의 현실이었고, 그들이 하느님 앞에 보이는 솔직한 모습이었습니다. 자신을 위해 사는 6일 동안이 지나고 하느님을 위해 바쳐지는 안식일 그들은 회당에 모여 기도하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들을 위해 살수도 또 누군가를 위해 살지도 않는 날이 그들의 안식일이었습니다. 그들의 굳게 닫혀진 입은 그들이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들에게 안식일은 그런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안식일의 주인이요, 안식일에 오직 홀로 일하시는 주님은 당신의 일을 계속하십니다. 


 

그분께서는 노기를 띠시고 그들을 둘러보셨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이 완고한 것을 몹시 슬퍼하시면서 그 사람에게, “손을 뻗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가 손을 뻗자 그 손이 다시 성하여졌다. 바리사이들은 나가서 곧바로 헤로데 당원들과 더불어 예수님을 어떻게 없앨까 모의를 하였다.


 

예수님이 움직이시자 이스라엘도 움직입니다. 주님의 움직임은 누군가를 살리고 구하는 움직임이라면 이스라엘은 착한 사람을 죄인으로 내 몰고 죽이려는 움직임입니다. 결국 그들의 선택이 그들이 믿는 하느님을 나타내주고 그들의 진실을 알려줍니다. 하느님의 백성이 하느님도 사람도 죽이려 드는 세상을 만들었고 그 속에서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은 하느님이 그들의 죽음과 벌의 그림자였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하느님의 안식일이 어떻게 복음일 수 있겠습니까? 


 

그런 죽은듯한 날. 오로지 살아계신 예수님. 그분 덕에 다시 인생을 찾은 오그라든 손의 주인공이 그 날 많은 이들의 지탄과 공격의 대상이 되었음이 더 가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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