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타나셨다는 말을 듣고도 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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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시간 우리에겐 이 축제의 날이 다 끝나감에도 매일 매일이 부활의 기쁜 소식으로 채워지고 있지만 예수님의 실제 부활은 환영 받거나 기다려진 일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의 증거가 이어지지만 그리고 증언이 있지만 이 일을 가장 기뻐해야 할 제자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주간 첫날 새벽에 부활하신 뒤,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처음으로 나타나셨다. 그는 예수님께서 일곱 마귀를 쫓아 주신 여자였다. 그 여자는 예수님과 함께 지냈던 이들이 슬퍼하며 울고 있는 곳으로 가서, 그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께서 살아 계시며 그 여자에게 나타나셨다는 말을 듣고도 믿지 않았다. 그 뒤 그들 가운데 두 사람이 걸어서 시골로 가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 다른 모습으로 그들에게 나타나셨다. 그래서 그들이 돌아가 다른 제자들에게 알렸지만 제자들은 그들의 말도 믿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예수님의 부활이 전혀 기대한 바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예수님의 첫 증인인 마리아 막달레나의 빈무덤에 대해서도 베드로와 요한을 제외하고 다른 제자들은 그 사건을 그저 무덤이 비워진 것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용기를 내어 그곳으로 뛰어 간 제자들 조차 들어가서야 믿었으니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그리고 길을 떠난 두 제자가 돌아온 사건에도 그들은 그들이 주님과 함께 오지 않았기에 믿지 않습니다. 


 

예수님이 그들의 동료를 깨우쳐 주셨음에도 그들은 요지부동입니다. 주님은 확실히 돌아가셨고 그들의 고민은 이제 그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그 전으로 돌아가는가의 문제가 남았습니다. 주님의 돌아가심과 함께 그들은 골치아픈 과거를 가진 이들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니 그들은 주님이 다시 돌아오시리라는 약속은 고사하고 주님 때문에 힘겨운 인생을 살아야 하는 짐을 하나 가득 안은 사람들 처럼 행동했습니다. 


 

그 때 그들이 기대하지 않은 한 인물. 그러나 그들이 잊을 수 없는 한 분이 나타나십니다. 직접 눈 앞에 말입니다. 


 

마침내, 열한 제자가 식탁에 앉아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나타나셨다. 그리고 그들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셨다. 되살아난 당신을 본 이들의 말을 그들이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이어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오늘 복음의 내용은 부활인데 그 내용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자들은 불신을 보였고 예수님은 그들에게 복음 선포의 사명을 주십니다. 당신의 부활을 믿지 않았고 기다리지도 않았던 제자들인데도 예수님의 사명은 분명 '복음 선포'였습니다. 물론 그들을 나무라시는 모습도 보여주시지만 예수님의 일은 그 일로 인해 바뀌지 않았습니다. 


 

부활사건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단지 예수님이 죽음에서 돌아오셨고, 그분에게는 죽음이 더 이상 없다는 예수님 혼자만의 사건을 뜻하지 않습니다. 주님의 부활은 그분이 이미 세상에서 계획하셨고 우리에게 전해 주셨던 모든 것까지도 그대로 살려내셨습니다. 
 

예수님이 돌아가시기 전 그분을 진리로 알았고 그분을 따랐던 제자들은 그분의 죽음으로 인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좌절했습니다. 예수님의 죽음은 그들의 꿈과 희망이 꺽인 사건일 뿐만 아니라 그들이 보고 배웠던 모든 것을 치워버리게 한 사건이었습니다. 그들의 행동은 불신으로 이어졌고 그들은 더 이상 주님을 존경하는 이들이 아니었습니다. 주님은 짐이었고 골치 아픈 과거였으며 그들이 따랐던 허망한 꿈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오히려 그들에겐 수치스런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 모든 것을 아시는 예수님은 그들의 불신과 완고함에 당신의 뜻을 꺽으실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들에게 원래 주셨던 사명을 하나 변함 없이 그대로 주십니다. 주님의 믿음은 변하지 않았고 그분의 계획은 여전히 유효했습니다. 사람에 따라 당신의 사랑과 신뢰를 바꾸지 않으시는 예수님의 모습은 부활이 결국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이루는 계획이었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십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세상 구원의 중심에 있으셨으나 그 모든 일들은 우리가 스스로 회개의 삶을 살고 하느님 복음을 믿음으로써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신 것입니다. 부활은 그래서 예수님의 사건이자 우리의 사건이기도 합니다. 


 

부활의 한 주간이 끝나는 시간. 그분의 부활에 참가하지 못하는 제자들과 같은 이들도 이 부활이 자신들에게도 주어진 하느님의 선물이라는 것을 깨닫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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