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는 겉옷을 두르고 호수로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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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을 체험한 우리의 모습을 보는 한 주간입니다. 주님께서 본격적으로 등장하시는 장면들에 마주치는 이들의 모습은 모두 정지상태에 있는 듯 합니다. 예수님의 목소리를 들은 마리아도,엠마오로 가던 제자들도 주님의 말씀에 자신들이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갑니다. 주님은 다시 돌아오셨고 사람들도 자신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그것이 부활이 보여주는 또 하나의 모습입니다. 모든 것을 잃었던 이들이 가장 소중한 것을 얻은 것이 부활입니다. 


오늘 제자들은 예수님을 잃고 자신이 원래 살던 자리로 돌아가려 합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티베리아스 호숫가에서 다시 제자들에게 당신 자신을 드러내셨는데, 이렇게 드러내셨다. 시몬 베드로와 ‘쌍둥이’라고 불리는 토마스, 갈릴래아 카나 출신 나타나엘과 제베대오의 아들들, 그리고 그분의 다른 두 제자가 함께 있었다. 시몬 베드로가 그들에게 “나는 고기 잡으러 가네.” 하고 말하자, 그들이 “우리도 함께 가겠소.” 하였다. 그들이 밖으로 나가 배를 탔지만 그날 밤에는 아무것도 잡지 못하였다. 


 

예수님을 몰랐던 시간. 그들은 모두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하느님은 계시지만 자신들과는 거리가 멀었던 시간에 그들은 바다라 불리는 호숫가에서 그물을 드리우며 치열한 삶을 다시 시작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상태처럼 그들은 물고기 없는 그물과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어느덧 아침이 될 무렵, 예수님께서 물가에 서 계셨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분이 예수님이신 줄을 알지 못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얘들아, 무얼 좀 잡았느냐?” 하시자, 그들이 대답하였다. “못 잡았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 그래서 제자들이 그물을 던졌더니, 고기가 너무 많이 걸려 그물을 끌어 올릴 수가 없었다.


 

그 때 그들에게 말을 걸어오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아무도 몰래 돌아온 곳에서 그들에게 말을 건네는 사람이 처음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그분이 주님이셨으니 일이 일어나기 전에도 주님은 예전 그들을 먼저 찾아오셨던 것처럼 이 날도 먼저 그들을 찾아오셨습니다. 사실 부활은 이것입니다. 그리고 이후의 사건들은 모두 부활의 상황들의 연속입니다.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그 제자가 베드로에게 “주님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주님이시라는 말을 듣자, 옷을 벗고 있던 베드로는 겉옷을 두르고 호수로 뛰어들었다. 다른 제자들은 그 작은 배로 고기가 든 그물을 끌고 왔다. 그들은 뭍에서 백 미터쯤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이 뭍에 내려서 보니, 숯불이 있고 그 위에 물고기가 놓여 있고 빵도 있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방금 잡은 고기를 몇 마리 가져오너라.”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배에 올라 그물을 뭍으로 끌어 올렸다. 그 안에는 큰 고기가 백쉰세 마리나 가득 들어 있었다. 고기가 그토록 많은데도 그물이 찢어지지 않았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와서 아침을 먹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제자들 가운데에는 “누구십니까?” 하고 감히 묻는 사람이 없었다. 그분이 주님이시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다가가셔서 빵을 들어 그들에게 주시고 고기도 그렇게 주셨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신 뒤에 세 번째로 제자들에게 나타나셨다.


 

오늘 부활 이야기에는 우리 머리 속에 남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물이 찢어질 듯한 기적도 그렇고, 물고기 숫자인 153. 예수님이 차려주신 아침 등이 부활의 이미지입니다. 그런데 유독 눈에 들어오는 것은 물 속으로 뛰어든 베드로입니다. 


 

처음 예수님의 부르심에 자신은 죄인이라며 거절했던 베드로입니다. 늘 일반적이지 않았던 베드로는 이 순간에도 다른 제자들과는 달리 물에 자신을 버립니다. 그의 목숨과 같았던 배들 버리고 말입니다. 그는 주님을 모른다고 말한 장본인이고, 주님을 위해 죽을 수도 있다고 말했던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의 행동은 부끄러움을 감추는 행위와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행위 둘 다를 표현합니다. 알몸을 감추려했던 그는 자신의 부족함을 알게 되었고, 배를 버리고 물 속에 스스로 들어감은 그의 행동에 대해 자신이 책임을 물은 듯 보입니다. 부활의 소식에 반응하는 베드로는 부활이 가져온 영향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부활은 자신이 모른다고 한 주님이 당신을 향해 다시 다가오셨음을 말하고 그로인해 그는 죽었다 다시 살아난 사람이 되었음을 말합니다. 베드로는 이 사건으로 주님의 모든 일이 말씀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았고 그의 불가능한 인생의 변화를 스스로 겪게 됩니다. 모든 거절이 주님께 다시 거절된 상황에 베드로가 다시 돌아갈 곳은 주님의 곁이었고 그는 주님이 마련하신 아침을 먹게 됩니다. 


 

부활 축제일에 우리는 그렇게 준비된 주님의 생명의 빵을 먹게 됩니다. 다시 찾은 주님. 그런데 우리가 했던 일들은 좌절 속 다시 처음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 뿐이었습니다. 부활은 회개의 삶으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돌아간 곳에서 생명의 빵을 먹고 놓았던 주님의 일을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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