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버지께서 여태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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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복음에는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가 다른 복음들과는 다른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사순을 보내고 있는 우리에게 주님의 수난의 이유를 들려주는 요한 복음의 내용은 우리가 고통과 수난의 예수님만을 기억하는 것 외에도 기억해야 할 것을 전해줍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유다인들에게, “내 아버지께서 여태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하는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이 우리가 기억해야 할 예수님 죽음의 이유입니다. 당신은 안식일에도 아버지의 일을 하셨다는 증언을 하십니다. 여기에 사람들은 예수님의 죄명을 하나 더 붙입니다. 


 

이 때문에 유다인들은 더욱 예수님을 죽이려고 하였다. 그분께서 안식일을 어기실 뿐만 아니라, 하느님을 당신 아버지라고 하시면서 당신 자신을 하느님과 대등하게 만드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내용으로 예수님은 이야기를 이어가십니다. 당신은 정면으로 사람들이 가진 생각에 부딪히려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아버지께서 하시는 것을 보지 않고서 아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분께서 하시는 것을 아들도 그대로 할 따름이다.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사랑하시어 당신께서 하시는 모든 것을 아들에게 보여 주신다. 그리고 앞으로 그보다 더 큰 일들을 아들에게 보여 주시어, 너희를 놀라게 하실 것이다. 아버지께서 죽은 이들을 일으켜 다시 살리시는 것처럼, 아들도 자기가 원하는 이들을 다시 살린다. 아버지께서는 아무도 심판하지 않으시고, 심판하는 일을 모두 아들에게 넘기셨다. 모든 사람이 아버지를 공경하듯이 아들도 공경하게 하시려는 것이다. 아들을 공경하지 않는 자는 아들을 보내신 아버지도 공경하지 않는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 말을 듣고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이는 영생을 얻고 심판을 받지 않는다. 그는 이미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갔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죽은 이들이 하느님 아들의 목소리를 듣고 또 그렇게 들은 이들이 살아날 때가 온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아버지께서 당신 안에 생명을 가지고 계신 것처럼, 아들도 그 안에 생명을 가지게 해 주셨기 때문이다. 아버지께서는 또 그가 사람의 아들이므로 심판을 하는 권한도 주셨다. 이 말에 놀라지 마라. 무덤 속에 있는 모든 사람이 그의 목소리를 듣는 때가 온다. 그들이 무덤에서 나와, 선을 행한 이들은 부활하여 생명을 얻고 악을 저지른 자들은 부활하여 심판을 받을 것이다."


 

증언을 듣는 듯한 예수님의 말씀은 어렵게 느껴지지만 사실 당신에 대해 하느님 아버지를 대등하게 여긴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그들의 생각을 고쳐주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이말씀을 천천히 새겨들을 이유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시종일관 당신의 일이 곧 아버지의 뜻대로 이루어지는 것임을 말씀하십니다. 당신이 보는 세상은 곧 하느님께서 보시는 것과 원하시는 것을 이룰 세상입니다. 예수님은 당신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지 않으시고 아버지가 하시는 일을 아버지의 방법으로 하고 있음을 밝히십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예수님에게서 하느님을 보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 중 당신에 대한 증언은 이 모든 것을 통해 사람들이 아들을 알게 하시려는 아버지의 뜻을 알려주심이 전부입니다. 그렇게 하느님은 아들을 통해 당신을 알려주시고 동시에 아들도 아버지의 뜻을 이루는 완전한 일치를 드러냅니다. 곧 우리가 볼 수 있는 하느님은 예수님이시고, 그 예수님을 아는 것이 하느님을 아는 것이어서 당신은 세상에 하느님을 완전히 드러내고 모든 이가 하느님께로 향하게 하는 회개가 가능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심판을 말씀하시는 이유입니다. 
 

"나는 아무것도 스스로 할 수 없다. 나는 듣는 대로 심판할 따름이다. 그래서 내 심판은 올바르다. 내가 내 뜻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멋있게 보이는 것은 그분의 확신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를 사랑하는 아들의 확신, 그래서 전혀 두렵지 않은 예수님의 모습은 진심을 쏟는 삶이 가능했던 이유를 알려줌과 동시에 우리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길도 보여줍니다. 그분의 판단이 틀리지 않음은 모든 것을 다해 주저하지 않게 살아가는 주님의 의지로 연결됩니다. 곧 그 길이 십자가를 향한 길이 아니라 십자가를 통해서라도 이루고자 하는 구원의 뜻을 세상에 펼치려 하심입니다. 


 

우리는 모르고 예수님을 죽이려 들고 예수님은 알고 죽으려 하심입니다. 하느님을 안다는 하느님의 백성과 예수님. 다수와 소수. 그리고 다수의 폭력에 의한 한 사람의 죽음이지만 그 속에 들어 있는 내막은 그 다수를 살리기 위한 단 한사람의 의지였습니다. 


 

안식일에 사람을 구하고 하느님을 모독한 처지가 되신 예수님. 그러나 그 예수님은 슬프지도 억울하지도 않은 모습입니다. 아버지의 뜻을 알고, 또한 이 백성의 어리석음의 이유를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어리석은 이의 행복은 그렇게 그들의 편견과 위선 속에 숨겨져 있었고 그들의 폭력은 구원을 선물로 받음으로서 기회를 얻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구원은 죽음의 댓가가 아니라 아버지의 뜻을 따른 아들의 순명이었습니다. 그러니 그분의 수난을 슬퍼만 할 것은 아닌 듯 싶습니다. 



 

  • 괴정베드로 2019.04.03 16:41
    아멘!

    지난 주일(사순 제4주일)미사후의 "선종"에 관한 특강 "머리"와 "가슴" 깊숙히 들었습니다.

    오늘의 복음 말씀(요한 복음 5.28)중

    이 말에 놀라지 마라. 무덤 속에 있는 모든 사람이 그의 목소리를 듣는 때가 온다. 그들이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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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서 나와, 선을 행한 이들은 부활하여 생명을 얻고, 악을 저지른 자들은 부활하여 심판을 받
    ......................................................................................................................................
    을 것이다.
    ...............

    말씀에 솔직히 놀랍니다.


    신앙 고백(사도신경)

    죄의 용서와 육신의 부활을 믿으며 영원한 삶을 믿나이다.
    ....................................................................................

    기도하는 마음으로 욉니다.


    "너무 자주 다른 사람들의 허물이 눈에 뜨입니다...................."
    "그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여 주어라"하는 말씀이 자꾸 귓가를 맵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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