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베드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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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는 우리의 첫 교황입니다. 그분의 교황직은 예수님에게서 전해진 처음이자 모두가 인정하는 권위입니다. 그리고 그분이 이 자리에 있게 된 사연이 오늘 복음에 등장합니다. 우리의 첫 교황. 곧 우리에게 구원의 열쇠를 맡기신 예수님의 생각을 읽고 함께 느껴보는 것이 오늘 축일의 의미입니다. 


 

우리는 어제의 복음과 같은 내용을 읽습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이 다른 이유는 어제는 예수님에 대한 내용이었다면 오늘은 베드로를 중심으로 복음을 읽어볼 기회를 얻습니다. 어제처럼 예수님은 당신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들을 물으십니다. 


 

예수님께서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방에 다다르시자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합니다.” 


 

예수님에 대해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분을 다른 예언자들에 얹어 생각합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나자렛의 목수였고 누군가의 모습을 따르는 이에 불과했습니다. 예수님은 당신과 함께 하는 제자들의 생각도 궁금해하십니다. 


 

예수님께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시몬 베드로가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님의 질문과 베드로의 똑같은 대답이 이어집니다. 어제의 복음이 이후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에 대한 예고를 전해준다면 오늘은 이 대답의 주인공인 베드로에게 주님이 하신 말씀이등장합니다. 그 내용은 베드로도 우리도 감당하기에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첫 반응은 베드로의 대답을 통해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알아들으셨다는 것입니다. 베드로의 대답이 훌륭하고 정확하다는 것이 곧 하느님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구원이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가를 예수님은 그의 대답에서 알아들으셨다는 것입니다. 지혜롭다고 생각하는 원로들과 사제들, 율법학자들에게 예수님은 아무것도 아니었으나 어부에 불과했던 베드로에게 주님은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로 드러났다는 것을 아버지의 뜻으로 알아들으신 예수님이셨습니다. 


 

그 아버지의 뜻에 예수님은 화답하십니다.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시몬은 이 순간 베드로가 됩니다. 이름이 바뀌었다는 것은 그의 삶의 의미가 세워졌음을 뜻합니다. 베드로는 우리가 아는대로 반석입니다. 흔들리지 않는 바위가 된 것입니다. 곧 그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변하지 않는 구원의 의지가 바로 이 사람에게 드러났다는 뜻입니다. 곧 베드로와 같은 이가 하느님이 구원하시려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그의 손에 하늘나라의 열쇠가 주어진 것입니다. 


 

구약에서도 그랬듯 하느님이 선택하신 사람들은 우리 중 뛰어난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인정하고 뽑아 세운 이들은 결국 자신의 그 우월함에 스스로 무너졌으나 아브라함, 모세, 다윗 등의 위대한 성조들은 모두 평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에게 하느님의 뜻이 있었고 그들이 그 뜻에 순명했듯 현실에서 예수님의 선택을 받은 이는 아버지의 뜻대로 베드로였습니다. 


 

"너는 베드로이다" 이 선언이 우리를 행복하게 합니다. 우리는 베드로의 약점을 더 많이 기억하는 사람들입니다. 살기 위해 예수님을 모른다고 했던 사람. 그러나 예수님이 그럼에도 자신을 사랑하신다는 것을 알고 살았던 사람. 죄 많은 자신을 알고 주님에게서 떨어져 있으려 했던 사람이었으나 그를 포기하지 않으신 예수님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또 잘 알았던 사람입니다. 


 

우리에게 하느님이 완전하고 완벽한 완덕의 사람을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완덕을 향해 나아가는 노력을 계속하고 이제 누구도 베드로와 같은 평범한 이를 하느님의 사람으로 세우려 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바꿀 수 없는 십자가만큼 우리에게 희망으로 새겨진 베드로도 변하지 않는 하느님의 가치로 우리에게 있습니다. 


 

베드로는 우리의 희망이자 기쁨입니다. 그가 있어 우리의 행복이 가능하다면 주님이 우리에게 복음이셨듯 그도 역시 우리에겐 복음입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행복의 이유가 되고 하느님구원의 이유가 되는 이름. 베드로. 그 바위를 사랑해야겠습니다. 여전히 하느님의 기준은 베드로에게 있으니 우리의 노력에도 힘을 좀 뺐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눈 높이도 마음 씀도 꼭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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