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사람의 규정을 교리로 가르치며 나를 헛되이 섬긴다.”

 

 

세상에 하느님을 신앙의 대상으로 하는 이들은 아주 많습니다. 그래서 세상 많은 곳에서 이루어지는 사람들의 삶은 하느님의 가르침에 기본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고 그 중에도 그리스도교는 보이지 않은 많은 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사회와 법과 문화 속에도 이 영향은 크게 자리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위에서 나름의 독특하고 고유한 사회를 이루어 갑니다. 그래서인지 이 둘이 혼용되거나 때로 부딪히는 일들도 일어납니다.

 

그런데 우리는 사실 이 둘을 구분하기 쉽지 않습니다. 언젠가부터 우리가 이 둘을 구분 없이 사용하고 때로 사회의 것을 하느님의 뜻으로 해석하는 일들도 빈번하게 벌어져 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하느님과 하느님 뜻에 대한 오용과 남용은 대부분 사회를 이끌어가는 이들에 의해 주도되었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라고 모두가 말하지만 그 사랑을 받은 사람은 소수로 보이고, 그들은 모두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하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좌절로 끌어들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오늘도 하느님의 은총에 목말라 하고 그들을 부러워합니다. 교회의 지도자들조차 그들을 축복하고 사람들에게 본보기로 소개합니다.

 

이 세상에서 하는 것 마다 잘되는 이들바라는 대로 되는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우리는 될성부른 사람은 떡잎부터 다르다라든지 될 사람은 된다라고 말을 합니다. 심지어 이제는 어린이나 청소년, 청년들 조차 금수저를 말합니다. 이들은 정말 정해진 하느님의 은총을 타고 난 사람일까요? 아니면 하느님에게 잘했기 때문에 갚음을 받은 걸까요?

 

혹여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삶은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까요? ‘안될 사람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말들을 하는 우리에게 그들은 저주 받은 삶의 주인공들일까요?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은 고작 대답을 기다려라가 다일까요?

 

2천년 전 복음 속에서 우리는 지금의 우리 모습을 그대로 봅니다. 세상의 규칙과 규범을 사람을 나누는데 사용하는 사람들. 백성에게 하느님을 알려야 할 사람들이 조상들의 전통으로 죄인을 구분하려 할 때 주님은 그들의 위선을 나무라십니다.

 

사람들에게 율법을 가르치고 실천하는 것은 하느님이 맡겨주신 소명이자 그들도 똑같이 실천하고 살아야 할 삶의 규범입니다. 그 속에서 사람에게 하느님을 닮은 그들의 의미와 가치를 전해야 할 스승이자 같은 처지의 사람들입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세상의 모든 것으로 스승의 자리에 서려고 했습니다. 배고픈 이에게 격식을 따지고 힘겨운 이에게 예절을 말하며 결국 세상의 질서를 하느님 앞에서의 질서로 만들고 마는 사람들을 주님은 보고 계십니다.

 

필요로 해서 만들어진 법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사람의 가치를 무너뜨리거나 훼손하는 것은 하느님을 고백하는 이들에게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약한 이들을 보호하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생각하면 그 모든 규칙 속에서 사람은 사람을 살려야 하는 존재입니다.

 

예수님은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라고 말입니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새겨들을 이유도 없는 가장 중요한 가르침입니다.

 

세상은 함께 살기 위해 여러 제도들과 문화들을 만들어 냈고 그 속에 우리는 차이가 발생하는 것을 막지 못합니다. 그래서 가진 것에도. 서는 위치에도, 맡겨진 책임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먹고 사는 방법도 다릅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하느님을 말하고 하느님의 뜻을 말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한다면 그 생각이 몸 밖으로 나오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그것은 하느님에게서 이미 멀어진 상태를 증명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차별의 세상이 당연한 듯 보여도 그렇게 저 아래에 계신 예수님을 부정할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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