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과 그 일행이 배가 고팠을 때,
다윗이 한 일을 읽어 본 적이 없느냐?"

 

 

 

 

묵상 듣기 : youtu.be/lLElpZUBJ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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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이라는 단어를 이처럼 자주 사용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마찬가지로 "비대면"이라는 단어 역시 우리 입에 익숙해지는 상황입니다. 누군가는 하느님과 우리는 원래 "비대면"이었다고 말하기도 하고, 또 근거는 잘 알 수 없지만 그리스도교는 원래부터 "대면"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이 문제를 생각하기 위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성사"라는 단어입니다. 볼 수 없는 하느님과 또 하느님의 은총을 눈에 보이는 것으로 알 수 있도록 하는 '가시적'인 신앙의 영역이 성사입니다. 곧 상징이 현실이 되고 직접적인 신앙이 되는 것이 이 성사를 통해서입니다. 

 
 

지난 미사가 중지되던 때를 생각해보면 우리는 이 성사의 기회가 끊어진 것을 경험했습니다. 모여서 기도하고 찬양하는 것을 넘어 우리는 주님을 직접 만나는 일을 중단해야 했습니다. 다시 재개된 미사로 인해 우리는 형제 자매들과의 만남 만이 아니라 성체를 다시 영할 수 있게 되는 일이 더욱 중요했습니다. 또 다시 악화되어 가는 시기에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것은 이 성사의 기회가 다시 막힐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또한 주님께서 늘 우리와 함께 계심을 압니다. 세상에 드러나는 하느님의 뜻은 때로 우리가 알고 있는 규칙과 상식 이전의 것을 생각해야 하고 떠올려야 하는 일로 연결됩니다. 대면이냐 비대면이냐의 논쟁은 누구나 알고 있듯 대면이 중요하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그러나 때로 우리는 이 중요함을 미루거나 참아야 하는 일을 만납니다. 

 
 

그렇다고 근본이나 원칙이 바뀌거나 훼손된다는 생각은 할 이유가 없습니다. 진리란 그런 것으로 바뀌는 일은 없으니 우리는 오히려 그 근본을 위해 우리의 약속들을 어기는 일까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주제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배고픔'이고, 다른 하나는 '안식일의 법'입니다. 배고픈 이가 다른 이의 밭에서 밀이삭을 훑어 씹는 것은 잘못이 아닙니다. 그러나 안식일에는 어떠한 일도 금지됩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이런 안식일 법을 어겼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무엇이 먼저인지 바리사이들에게 물으십니다. 배고픔에 있는 이들이 금지된 빵을 먹었다고 문제가 되는가하고 말입니다. 그들이 가장 존경하는 다윗의 이야기로 그들의 생각을 중지시킵니다. 그들은 한사코 안식일이 다른 모든 것에 앞선다고 믿어왔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람의 허기짐도 하느님 앞에서는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부정할 수 없는 성인인 다윗의 어긋난 행동을 그들이 단죄할 수 있는지 물으시는 예수님의 말씀은 하느님이 만드신 안식일이 무엇을 위해 만드셨는지 그 근본을 생각하게 하십니다. 

 
 

 

대면의 중요성, 우리가 하느님과 함께 눈을 맞추는 지극히 복된 행복을 바라는 우리이지만 그 순간을 위해 지금 우리는 서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함께 한 곳을 향해 살아가는 선택과 실천을 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대하듯 떨어진 곳에서 서로를 마주하며 영원의 의미와 공존과 공생의 의미를 통해 더욱 깊이 서로의 소중함을 새겨야 할 때를 살아갑니다. 

 
 

함께 모여 불안함을 나누고 그것으로 신앙을 증거하기보다 서로 멀리서 그리워함과 간절한 사랑을 키우는 것이 더 합당하지 않을까 합니다. 배고픔을 나누기 위해 빵을 들어 나누었던 다윗의 행동은 오히려 하느님의 뜻에 더 합당한 것이었음을 기억하는 세상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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