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들은 거기에서 내려 그물을 씻고 있었다."

 

 

 

 

묵상 듣기 : youtu.be/paKAOyj3F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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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에는 신학생이 있습니다. 부제품을 준비하는 신학생과 함께 지내게 되면 주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고민하고 노력하고 반성에 반성을 거듭하며 고학년에 어울리지 않는 조심성을 보며 눈 밖에 어떤 것들이 지금의 신학생들에게 영향을 끼치는가 살펴보게 됩니다. 

 
 

잘해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 준비된 자신에 대한 강박이 존재하는 것은 우리 머리 속에 주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이 사람들 사이에 선발된다는 의미가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들릴 수록 가슴아픈 성직자의 이탈과 성소를 포기하는 이들의 소식에 교회는 늘 걱정에 휩싸이며 대책을 세우기 마련입니다. 
 

 

그럴수록 신학교의 수준을 올려야 하고 신학생의 됨됨이가 좋아져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학문에 뛰어나고 신학적 사고가 늘 함께 하는 실력있는 신부님이 되면 상황이 좀 나아질까 하는 마음은 거절하기 힘든 탈출구로 보입니다. 

 
 

 

그런 우리에게 예수님이 제자를 선택하시는 모습은 차라리 눈을 감는 편이 낫겠다 싶은 정도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하나같이 선발과 수련의 과정이 보이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선택이니 어차피 선발되었다고 말하겠지만 그 기준이 보이지 않고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생활 속에서 주님을 만나고 그 길을 따르게 됩니다. 
 

 

그나마 어부를 뽑았다고 해서 어부 중 가장 똑똑한 사람, 혁명 당원 중 가장 훌륭한 인재를 뽑았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은 지극히 평범해서 오히려 평균적인 사람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교회가 성소자들에게 교육하는 모습은 그리스도가 아닌 세례자 요한, 베드로가 아닌 바오로의 모습일 때가 많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아무 특징도 가지지 못한 사제가 이야기하는 것은 또한 자격지심이 될지도 모르지만 인정하면서도 걱정하는 것은 우리 교회가 잊지 않고 선택해 온 베드로와 같은 제자는 더 이상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신학생을 잘 교육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그 신학생을 선발함에 있어서 그 후보자의 신앙생활에 대해 강조하지도 판단할 여지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하느님께 대한 열렬한 마음을 파악할 시간보다 그 부모의 신앙을 보는 것이 거의 유일한 방법인 듯 우리의 시선은 성적의 틀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물을 손에 쥐고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제자들. 그들을 직접 다가가 부르시는 예수님의 모습은 언제나 책 속에서만 발견되는 가치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나마 지금의 신학생에 영향을 끼친 바가 적다는 것이 위안이 되는 이상한 감정을 느낍니다. 

 
 

같은 제자인데... 베드로를 부러워하는 사람으로서는 비슷한 사람조차 없는 지금이 불편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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