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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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듣기 : https://youtu.be/chDC66V54LU


 

성전에 들어선 두 사람. 그들은 자신들에 대해 일종의 '판단'을 지닌 채였습니다. 그리고 그 판단은 '사회적 판단'이기도 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저 사람은 이렇다'라고 단정지은 사람. 그래서 이 사람들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전해진 판단 안에서 자신을 보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아무렇지 않게 행합니다. 


 

예수님은 그들을 한치 떨어져서 보게 하십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들어야 할 사람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의롭다고 자신하며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자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이 이야기를 지금은 '교만한 사람'이라는 틀로 받아들이지만 그 때 이 범위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당연히 그렇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하느님의 뜻을 지키는 사람의 의로움이 아닌 죄인 반대편에 서서 살아가는 '상대적 의인'이 된 사람들이 이야기의 청중입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세리를 위로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바리사이와 세리의 기도는 모두 진실된 이야기입니다. 바리사이는 죄를 짓지 않았고, 일주일에 두 번 단식하고 십일조를 바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그렇게 하지 않고 위선으로 기도했다면 문제가 다르지만 그는 분명 그것에서 자신의 당당함과 의로움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반면 세리의 기도가 겸손함의 기도가 아닌 것도 사실입니다. 그는 먹고 살기 위해 부도덕하게 살았고 죄인으로 살면서 성전을 찾았습니다. 


 

예수님은 그렇게 세상을 사는 이들 중 세리가 의롭게 인정되었다고 말씀하십니다. 듣는 이에 따라서는 부당하다고 여겨질지도 모릅니다. 분명 세리는 스스로도 인정하는 죄인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바리사이는 사람들의 존경을 받아야 하는 말과 행동이 일치는 사람이었습니다. 꼭 '교만과 겸손'으로 이야기를 볼 필요는 없습니다. 


 

이야기의 결론은 우리 모두가 기억하는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라'는 것으로 끝이납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 말을 외우는 것으로 생각을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이야기는 전혀 다른 사실 하나를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보지 않는 것 중 하나는 바리사이는 의로워질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 앞에 올 때 이미 그는 의로운 사람으로 자신을 알고 있었고 하느님께 그 이유를 설명한 것 뿐입니다. 그러니 의롭게 될 수 없었습니다. 하느님의 인정이 필요하지 않았고 그는 스스로 이미 자신을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죄인인 세리는 자신을 부끄러워 합니다. 성전을 찾은 것은 그럼에도 하느님을 비켜갈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드러내고 그분 앞에 고개를 숙인채 잘못한 몸으로 찾아온 그에게 필요한 것은 용서와 위로 그리고 기회였습니다. 하느님은 그것을 세리에게 주신 것입니다. 


 

'스스로 의롭다고 자신하며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자'는 새겨 들으십시오. 그것이 저이든 누구이든 말입니다. 그리고 죄인들은 포기하지 말고 주님을 찾으십시오. 거기에서 여러분의 고개를 들 수 있도록 맞아줄 형제들이 기다릴테니 말입니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자리에서 그분처럼 생각하고 말하며 살아가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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