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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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공현 대축일이 지나고 우리는 매일 주님의 모습을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님은 복음 속 그림처럼 등장하시고 우리는 그분의 모든 것에서 하느님의 뜻을 느낍니다. 때로 그분의 놀라운 능력으로 또 능력에 앞선 그분의 마음을 통해 이 일이 일어난 이유가 꼭 우리가 결론으로 받아들이는 능력과 관계가 없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과정이나 결과의 중요성이 아니라 주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아는 것이 주님 공현의 의미를 잘 새기는 방법일 듯 합니다. 


 

오늘 주님은 나병환자를 고쳐주십니다. 땅에 엎드린 그는 자신이 나병임을 온 몸으로 드러내며 주님께 도움을 청합니다. 불가능한 일을 청하는 이로서의 자세는 마땅할 수도 있으나 그의 엎드린 자세와는 달리 그의 청은 주님의 능력이 아닌 그분의 마음을 향해 있었습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예수님이 함께 하셨던 그 때의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이 놀랍기도 합니다. 그는 주님의 능력이 자신에게 영향을 끼치려면 온전히 주님의 마음이 있으셔야 가능하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의 말은 위험하기까지 한 건방진 말로도 들릴 수 있고, 또 한편으론 그가 하느님을 이미 너무 잘 알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 예수님은 그가 가장 바라던 말. 그리고 당신의 진심을 표현하십니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간절한 소원과 사랑이 만나는 순간에 예수님과 이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 사람에게 옮겨지는 순간 그는 나병에서 벗어납니다. 그가 낳은 이유는 예수님의 능력 때문이 아니라 예수님이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는 주님의 사랑을 받았고 주님은 그에게 사랑의 당부를 하십니다. 주님은 그가 자신의 병에서 벗어났음을 증명하게 하시고 그것으로 그가 다시 삶의 자리로 복귀하고 온전한 삶을 누리기를 바라셨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은 우리가 말하는 '구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우리의 간절한 바람에 대한 화답 보다 우선하는 것이 하느님이 우리가 완전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의 청에 예수님은 너무나 기쁜 말씀으로 대답하셨고 모든 것은 그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졌습니다. 그의 믿음이 그를 구원한 모습이 드러난 것입니다. 


 

선하신 예수님. 사랑이신 예수님은 조건이나 자격으로 만나거나 은총을 받을 수 있는 까다로운 분이 아니십니다. 그러기에 그분의 말씀은 우리를 너무 기쁘게 하고 행복하게 만듭니다. 그분은 분명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우리가 불안해 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십니다. 드러난 하느님은 그런 분이십니다. 


 

그러니 그분의 마음을 믿어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그러면 많은 것이 단순해지고 행복해질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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