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늙은이고 제 아내도 나이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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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탄생은 하느님의 아들이 우리 안에 오셨음을 뜻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오시기 전 이 세상은 이미 예수님을 만나는 경험을 여러차례 하게 됩니다. 그 중 하나는 세례자 요한의탄생에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인물 즈카르야는 성전에서 일하던 사제였습니다. 흠없는 사람으로 살아가던 부부에게 유일한 결점은 아이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느님은 그를 통해 구세주의 오심을 알릴 예언자를 탄생하게 하실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노사제는 자신의 앞에 나타난 천사의 놀라운 알림을 믿지 못합니다. 


 

그가 하느님의 말씀 앞에 내 놓은 답은 너무나 당연한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늙은이고 제 아내도 나이가 많습니다."


 

하느님께 제사를 올리고 백성들을 위해 살면서도 자신이 살아온 삶의 경험으로 하느님에 대한 말씀에 귀가 막혀 버린 그는 하느님이 하실 일에 대해 경험으로 믿음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그에게 하느님은 백성을 구원하신 분이시고 늘 구원자로 민족을 지켜주신 분이시지만 자신에게 있어서 하느님을 아주 멀리 계신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지극히 거룩한 장소에 들어가 봉사하는 일을 맡고 그 속에서 천사를 만났음에도 그분의 이야기를 알아듣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그는 늙었고, 그의 아내도 마찬가지였으며 게다가 아이를 원래 낳지 못하는 여인임을 아는 그는 천사의 말에 불가능한 이유를 말함으로서 그가 알고 있는 바 하느님의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가 인생의 경험이 부족했다면 그의 이야기는 불안함과 무지함으로 말할 수 있지만 그의 조건은 이미 모든 것을 다 경험한 노인으로서 바뀌지 않는 견고한 생각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그의 입을 막아 버리십니다. 이미 시작된 하느님의 일은 그의 불신 속에서도 이루어질 것이고 그 일을 지켜볼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 거절해버렸기에 그는 아무 말 없이 하느님의 일을 목격하는 것으로 자신의 역할을 해야 했습니다. 곧 믿지 못하는 그의 생각에도 하느님이 어떻게 하시는지 보게 하시는 것으로 하느님은 그의 잘못에 대한 벌을 정하신 것입니다. 그의 침묵은 또 다른 착각들과 생각들을 이끌어 냅니다. 


 

성소에서의 긴 시간, 그리고 입을 닫은 즈카르야는 하느님의 어떤 계획을 상상하게 했고, 이어진 임신으로 하느님의 축복을 받은 것으로 여겨졌으며 아이에 대한 관심은 그래서 더욱 커져 갔습니다. 그리고 그가 아이의 이름을 확인할 때에 비로소 그의 입이 열려 하느님의 계획에 그는 믿음을 고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일은 우리의 상식과 이치에 맞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은 좋고 바르지만 결코 우리에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할 때에도 하느님은 우리를 위해 끊임 없이 일하시고 사랑하시며 우리의 상황은 언제나 바뀔 수 있습니다. 우리의 경험과 우리의 지식이 아무리 놓게 쌓여도 하느님의 사랑과 그 놀라운 능력은 언제나 우리 가까이에 있고 그분의 뜻은 언제고 우리 안에 일어날 수 있음을 믿어야 합니다. 
 

우리의 경험이 이야기해 주는 것은 언제나 우리를 꼼짝 없이 붙들기도 하지만 또 언제나 하느님의 뜻은 그런 우리의 빈큼 없는 사이에 찾아 오셨습니다. 그리스도의 탄생은 그 증거이고 우리는 사람 사이가 아닌 짐승의 마굿간에서조차 시작된 구원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므로 즈카르야와 같은 흠 없는 이조차 비켜가지 못한 선입견과 경험에서 하느님을 향해 열린 마음을가지길 바랍니다. 


 

우리의 기도와 기원이 아무리 멀어 보여도 그 일이 하느님의 뜻이라면 그 일은 지금이라도 일어날 수 있음을 믿고 기도하며 모든 것에 정성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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