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내 뒤에 오시는 분은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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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자 요한이 등장합니다. 판공성사 기간인 우리에게 세례자 요한의 선포는 우리에게도 같은 의미로 전달됩니다.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라고 외치는 그의 목소리에 사람들은 저마다 요르단 강으로 향합니다. 물로 그들의 잘못을 씻어 내어 화를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주님께서 오시면 그들의 잘못이 스스로에게 화를 미칠 것을 걱정한 사람들. 그리고 이미 죄의 굴레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이들은 요한에게서 일종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그 흐름에 놀란 마음으로 조심스레 요르단 강을 찾아 온 이들이 있었습니다. 바리사이와 사두가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은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세례를 받으러 온 사람들에게 그들은 자신들을 '의인'이라 부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선택을 받는 백성으로서 자신들이 특권을 가졌음을 자랑하며 율법을 준수하고 다른 사람들 위에 섰던 사람들과 부활조차 믿지 않는 하느님의 사람으로 자처하던 이들은 다가올 심판이라는 요한의 이야기에 겁을 집어 먹었습니다. 


 

죄가 없는 의인이 죄를 씻는 세례의 현장에 나타나자 요한은 그들을 한 마디로 정의합니다. 


 

"독사의 자식들아, 다가오는 진노를 피하라고 누가 너희에게 일러 주더냐?"


 

독사의 자식들이라면 사람들을 죄짓게 만들었던 이들이며 간사함으로 하느님께 도전했던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그들은 율법으로 사람들을 죄에 짓눌리게 했고 자신들이 가진 재물로하느님의 은총을 말했던 이들이어서 세례자 요한의 정의로움은 그들 모두에게 공포로 작용했습니다. 그런 이들에게 요한은 희망이 없음을 말합니다. 이미 그들에 대한 하느님의 심판은정해진 듯 이야기하는 요한의 무서운 경고는 절망적으로 들립니다. 


 

대림을 지내는 우리는 요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요한이 몰랐던 것도 생각해야 합니다. 그는 주님을 맞이 하기 위해 사람들을 가던 길에서 돌려 세운 것으로 자신의 몫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물론 그 조차도 예수님이 어떻게 자신들을 찾아 오실지 몰랐습니다. 그와 같은 시기에 기적으로 태어난 사람이지만 그는 그분이 자신보다 훨씬 더 높은 분으로 오시리라 짐작했고 정작 주님은 죄인들의 사이에 계셨습니다. 


 

요한도 이스라엘 사람들처럼 구세주가 '다윗의 후손'이라는 사실만 알았을 뿐 그분이 마굿간에서 태어나 구유에 뉘여진 인생의 주인공일 것이라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우리가 경험한 첫번째 성탄은 그랬습니다. 마굿간과 구유에 뉘여진 아기 구세주를 만든 것이 우리의 첫 성탄이었습니다. 그들이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일 생각을 했을 때 정작 이미 와 계셨던 예수님을 다시는 알아보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말하고도 몰랐던 주님의 진짜 능력은 '사랑'이었습니다. 내려다 보는 사랑이 아니라 함께 하는 사랑이었습니다. 그 사랑을 기다리며 그분의 오심을 한껏 기대하는 두번째 주간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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