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들이쳤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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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석 위에 집을 지어라'는 말씀을 기억합니다.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그 믿음으로 살아가는 삶에 있어서 확신이 곧 믿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신앙의 모습은 때로 이 말씀을 이상하게 해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곧 반석 위에 집을 지으면 비조차 피할 수 있다는 생각 말입니다. 누군가에게 불행이 오고 힘겨운 삶이 다가올 때 그 위기를 피하는 것이 하느님의 은총이라 말하고 또 그렇게 비켜선 일종의 비겁함을 하느님이 주시는 '기회'라고 여기기도 합니다. 


 

또 누군가는 그렇게 우리의 삶을 구분짓고 하느님을 그런 '요행' 속에 가두는 일조차도 과감하게 행합니다. 그 은총의 축복이나 불행의 저주를 하느님의 몫으로 돌려버리고는 자신은 그것을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고 어느 쪽이든 위로를 받는 이의 편에 서 있는 것으로 훌륭한 지도자가 되면 그만입니다. 하느님께 밀었으니 자신이 할 일은 없고 사람이 반응하는 것으로 하느님을 이상하게 왜곡해 사람들을 이상한 방향으로 몰고 가 버립니다. 


 

집을 반석 위에 짓든 모래 위에 짓든 비는 내립니다. 바람도 불어오고 파도도 들이닥칩니다. 예수님은 그런 삶의 시련과 풍파를 같이 겪을 때 그가 하느님을 아는 사람인지 아니면 세상 흐름에 힘 없이 쓰러지는 사람인지 구분된다는 것을 이야기하십니다. 곧 남이 아프면 나도 아프고 남이 위험하다면 그 위험을 함께 겪는 것이 우리에게 당연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세상을 만드신 분이라 고백하고, 이 세상을 돌보라고 하신 하느님의 말씀을 비켜가는 일은 우리에게 어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따름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겪지 않는 수고와 노력을 해야 하는 사람이기에 이 반석 위의 집은 늘 들썩거리고 더 부산할지도 모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 그리고 함께 살고 사랑하는 모습으로 가득할테니 말입니다. 


 

그러니 집에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대어 흔들리고 파도가 들이쳐서 물이 넘쳐도 서로를 얽어매고 의지하여 잘 버티고 모두가 살아날 수 있도록 서로를 믿고 사랑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아니라면 언젠가 완전히 무너져 버리고 말겁니다. 그 때 아마도 누군가는 하느님을 원망할 겁니다. 그리고 서럽게 교회를 떠날 겁니다. 주님이 자신을 지켜주시지 않았다고 그러나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은 그에게 하느님을 요행을 주시는 분으로 만들어 버린 누군가일 겁니다. 하느님을 믿는다고 말하면서 하느님이 아닌 다른 것 위에 집을 짓지 말기 바랍니다. 또 그렇게 땅을 인도하는 이에게서 눈이 가려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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