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명심하여, 변론할 말을 미리부터 준비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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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뜻에 따라 사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미워하는 사람들의 등장에 대해 예수님은 미리 알려주십니다. 그리고 그 일이 증언할 기회가 되리라고도 말씀하십니다. 순교자의 후손임을 자랑하는 우리이지만 우리는 지금 우리에게 박해가 없음을 말합니다. 그저 신앙생활에서 오는 크고 작은 불편함을 박해라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 정도입니다. 그런데 임금과 총독 앞에 끌려가 해야 하는 증언이 필요한 경우는 아직도 많이 있습니다. 단지 우리가 그 기회를 피해 살거나 적당한 이유들로 그런 문제들을 회피하는 일이 더 많다고 말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세계의 역사나 지금 우리의 삶의 문화들은 아주 많은 부분 그리스도교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사소하게는 주일의 문화부터 사회적인 제도나 결정 등도 시대를 거쳐오면서 교회와 사회의관계 속에서 서로 영향을 받은 결과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둘은 늘 영향을 주고 받았지만 사실 반대되는 가치로 인해 갈등을 빚어온 것도 사실입니다. 세상의 흐름과 사람들의 사고는개인적인 관심과 문제로 흘러갔고 하느님을 말하는 종교는 전체적인 것과 모두의 행복을 지키며 살았습니다. 


 

사람 없이 사회가 있을 수 없고, 종교 역시도 그 신앙인들로 교회가 형성되는 터라 이 두 가치 속에 사람들은 갈등하고 이리 저리 흔들리며 중심을 잡아 왔습니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교회는 하느님의 법을 따라 마지막 중심을 잡아왔고 사람들은 더욱 철저히 개인중심으로 흘러간다는 것입니다. 


 

곧 하느님의 뜻 안에서 세상의 모든 것을 행복하게 하는 근본인 '공동선'을 찾는 교회와 개인이 선이 선과 악의 구분이 된다고 생각하고 추구하는 사회의 흐름은 끊임 없이 충돌합니다. 그 둘은 타협할 수 있는 가치가 아니어서 어느 쪽으로 기울거나 아니면 갈라서거나 둘 중의 하나입니다. 누군가는 그게 그거라고 적당한 중도를 지키려 할지 모르나 사람이 자신의 부족함에 대해 걱정과 바르지 않은 선택으로 하느님과 사람에게서 멀어졌음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첫 범죄의 모습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그런 우리를 되찾기 위한 오랜 여정이었고 계속되는 노력으로 우리에게 전해집니다. 아드님까지 보내신 아버지의 사랑을 아는 것, 그래서 그 사랑을 어기지 않고 모두를 위해 모든 것 안에서, 통하여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개인주의가 정의가 되고 기준이 되는 세상에서 비웃음과 공격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사는 이는 누군가 그 이유를 묻는 이 앞에서 당연한 듯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자신을 돌보지 않는 것, 자신을 망치는 것, 자존감을 상실하는 등의 문제가 우리 자신을 초라하게 하는 듯 하지만 누군가를 사랑함에 있어서 자신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누구 앞에서도 자신이 사랑하는 이를 생각하고 말하는 것 만으로도 더 이상의 변명이 필요 없는 사랑을 보여줍니다. 그것이 우리에겐 그리스도의 십자가이고, 우리의 십자가입니다. 


 

알고보면 교회 안에서조차 그리스도의 길을 걷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은 늘 공격을 당해왔습니다. 그리고 더 없는 외로움 속에 지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이 사랑한 사람들이 그들의 이유를 보여주었고 증언했으며 그들은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 모든 것을 증명해내었습니다. 부끄럽게도 후대의 사람들이 그들의 의로움과 거룩함을 증언하는 나쁜 습관들을 지속하지만 그럼에도 그 순간 그들 때문에 행복했던 모든 이들은 그들이 고생이나 희생이 아닌 행복한 사랑의 삶을 살았노라고 증언해주고 있습니다. 


 

인내할 수 있는 힘은 의지가 아니라 사랑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가 그랬듯 우리도 사랑을 놓지 않으며 세상을 구해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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