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자렛 사람 예수님께서 지나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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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시간들입니다. 종말에 대한 이야기들, 그리고 구원에 관한 이야기들을 지나쳐 온 우리는 이제 우리에게 '신앙'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의 모습들은 분명 신앙인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은 우리의 지식이나 노력 이전에 근본적인 것이어야 합니다. 그것이 오늘 구걸하던 눈먼 사람에게 들렸던 사람들 사이에 흘러 나왔던 말입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께서 지나가신다.”


 

우리에게 예수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자신에게 주님이 어떤 분이신지에 대해 우리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그분이 내 곁을 지나가신다고 한다면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할까요? 그분에 대한 태도를 성경을 통한 지식으로 이해하는 이들은 누군가가 해석하고 주입한 것으로 그분을 대하겠지만 하느님이 우리가 세상에 난 근본임을 아는 이는 아주 기초적인 앎을 통해서도 하느님과 예수님 앞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됩니다. 


 

그것은 지식과 상관 없는 일입니다. 물론 그 지식을 강조하는 이들조차 자신들의 지식이 아닌 누군가 깨달음을 얻은 이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믿는 것이니 그것도 지식이라 할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분을 우리가 어떻게 대하는가가 중요합니다. 


 

복음 속 눈먼 이는 주님께 모든 희망을 걸어 목놓아 외칩니다. 그분의 이름을 외치는 그의 행동에 사람들은 무모하고 무례하다 생각하지만 결국 그는 그의 마음을 예수님께 인정받습니다. 그의 처지는 누구도 하느님과 연결시키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하느님의 축복은 커녕 사람들의 동정이 없으면 그나마 끼니도 걱정하지 못하는 그였으니 말입니다. 그는 어디로 갈 수도 또 어떤 이를 주님으로 구별할 방법도 가지고 있지 못했습니다. 


 

그의 목소리를 듣고 그를 구별한 것은 주님이었습니다. 그를 부르신 주님의 말씀에 그를 말리던 이들의 목소리는 멈추고 그는 주님 앞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주님은 그가 올 시간과 길을 비워두고 기다리셨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뻔한 소망을 물으십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우리에게 이 사람의 문제는 분명해보입니다. 그런데 그에게 직접 그의 소망을 물으시는 예수님은 세상 사람들이 그의 소망을 듣도록 하십니다. 그리고 그의 말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도록 하십니다. 우리는 그가 주님께 무엇으로 구원을 받게 되었는지 이유를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 일의 모든 것은 주님의 능력과 결정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에게 이 기적의 이유가 있음을 분명히 하십니다. 


 

주님의 사랑이란 우리가 헤아리고 계산해서 만들어 낼 수 있는 공식 밖에 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 예수 그리스도를 안다고 말할 때 그의 사랑이 어떤 조건을 말하거나 그 사랑과 은총의방법을 논하면 그가 하느님을 모르는 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주님은 사랑이십니다. 그 사랑은 어떤 조건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단 한 사람이라도 구하려 애를 쓰시는 하느님을 보여줍니다. 그런 주님이 우리 곁을 지나가신다면 우리는 당연히 욕심이 아니라 기쁜 마음으로 그분을 따르고 그분을 부를 수 있어야 합니다. 



 

아들이 우리에게 보여준 아버지의 사랑은 이처럼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합니다. 그러므로 한 해 남은 이 시간을 그런 아름다운 사랑으로 그리고 사랑하는 이를 위한 마음만으로 살아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금 거기에 목을 메고 모여 드는 이들에게도 제자리로 가라고 권고합니다. 지금도 주님은 우리 곁을 지나치십니다. 다른 이의 옷자락을 붙잡고 주님을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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