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으셨다. 그들을 사도라고도 부르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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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제자들. 아무리 생각하고 살펴봐도 그들이 왜 사도가 되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예수님과 아버지만 아시는 그 비밀을 헤아릴 수는 없고 그들에게 맡겨진 사명은 엄청나기만 합니다. 그들이 감당할 수 있다고 믿을 수 없는 복음 전파의 사명은 그들의 면면을 살펴봐도 가능할 것 같지 않습니다. 


 

우리가 주님께 생각하는 것은 늘 심판이었고, 그렇게 생각하면 예수님의 선택은 그분 심판의 기준에 의한 것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어느 율법학자 보다 지식에서 뛰어나지 못했고, 바리사이와 같은 의인이지도 못했습니다. 부족함으로 가득한 이들에게서 사람들은 하느님을 만나야 했고 그들에게서 하느님의 은총을 받아야 했습니다. 


 

우리는 늘 완벽함에서 모자람을 생각하는데 익숙합니다. 그래서 더 가진 사람이 덜 가진 사람에게 무엇을 전달하는 것을 상식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처음부터 그 상식과는 다른 심지어 정반대의 방법으로 우리에게 하느님을 전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구원이라 부르는 은총은 위로부터가 아닌 아래로부터 퍼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곧 구원에서 가장 멀리 있는 듯 여겨진 이들로부터 하느님 나라는 선포되었고, 그들이 그리는 하늘나라로부터 모든 이들을 위한 구원이 선포되었습니다. 


 

제자들은 그런 복음 선포의 첫 수혜자들이었고 그들의 부족함은 하느님 앞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예수님의 선택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그나마 이름조차 잘 익혀지지 않는 제자들이지만 우리는 그들이 전해준 진리들로 주님을 알았고 교회를 이루고 살았습니다. 


 

이런 예수님의 선택은 우리가 아무리 세상에 영향을 주는 거대한 종교가 된다 하더라도 그 근본을 바꾸지 못하는 가치가 되어 있습니다. 모든 성당은 아무리 거대하고 화려해도 빈몸의 그리스도를 보아야 하고, 그분이 우리를 위해 주신 것은 같은 식탁에서 나눈 빵과 포도주님을 지켜야 합니다. 더 좋은 것과 더 훌륭한 것이 많지만 우리는 그분의 화려했던 변모를 기억할 수도 그분이 주시는 어떤 기적도 아닌 빵 하나로 그분을 기억해야 합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매 순간 완전히 좋은 모습으로 주님 앞에 서 있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우리의 좋은 점만 아니라 우리의 부족함까지도 함께 당신의 부르심 안에서 허용하고 계심을 봅니다. 제자들은 자신들의 부족함을 지닌채로 우리에게 주님의 말씀을 전했고, 그럼에도 우리는 온전히 하느님 나라의 진리를 이어 받았습니다. 


 

밤새 기도하시고 내리신 주님의 선택에 안심이 되는 것이 부족한 삶에 대한 핑계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그 부족함을 가리기 보다는 지금 해야 할 일을 하며 하느님의 사랑을 고백하고 나누는 것이 정작 해야 할 일일 겁니다. 그 옛날 제자들이 자신들의 부족함을 주님 앞에 드러내는 부끄러움 속에서도 주님의 양들을 돌보라는 사명을 받아 전해준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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