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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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사람들은 그분의 말씀에 권위를 느낍니다. 우리에게 예수님의 말씀이야 당연한 권위로 느껴지지만 그 때의 사람들이 느낀 말씀의 권위는 예수님이 지니고 있지 않은 자리와 자격을 뚫고 사람들에게 전해진 느낌이었습니다. 그분은 세상의 스승의 자리에 계시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의 놀라움은 실제 깨달음을 주신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권위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 설명해줍니다. 말씀을 들은 사람들의 태도 뒤로 바로 이어지는 사건이 그 내용입니다. 


 

말씀을 마치신 예수님 앞에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이 고함을 지릅니다. 그리고 그 마귀는 결국 예수님에게서 쫓겨납니다. 사람들은 그분의 이 능력에 권위를 또 다시 발견합니다. 그런데이 이야기에서 우리가 놓친 것은 없었을까요? 이 일은 예수님이 마귀를 쫓아내신 사건만으로 요약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이 하신 일은 분명 마귀를 쫓아내신 일이지만 이는 달리말하면 예수님이 마귀에 시달리는 사람을 구하신 일입니다. 


 

말장난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같은 사건이지만 어떤 것을 기억하는가에 따라 이 사건은 전혀 다른 영향을 주게 됩니다. 그리고 둘 중 하나는 예수님의 바람이 아닌 마귀의 그림을 따르는행동일 수도 있습니다. 


 

마귀는 예수님 앞에서 고함을 지릅니다. 그런데 그 내용이 무엇인가를 의도한 듯 보입니다. 


 

“아!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마귀는 예수님을 공격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맞서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예수님의 정체를 밝히려 애를 쓰는 듯 보입니다.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은 우리가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예수님에 대한 진실입니다. 마귀는 사람들 앞에서 예수님의 정체를 밝히고 최고로 낮춘 자세를 취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쫓으시는 주님의 말씀에 다소 과한 모습으로 사람에게서 떠나갑니다. 


 

"마귀는 그를 사람들 한가운데에 내동댕이치기는 하였지만,"


 

마귀의 이 말과 이 행동이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권위를 드러냅니다. 그리고 그 때의 사람들과 지금 우리까지도 예수님의 권위를 '마귀를 쫓아내신 예수님'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오늘 주님은 마귀를 쫓아내신 것이 아니라 고통받는 한 사람을 구하셨습니다. 마귀가 그를 괴롭히는 것을 안식일에 그가 하느님 안에 있을 수 있도록 그를 구하신 것이 이 기적입니다. 


 

사람들이 자신들 안에서 살아 숨쉬는 하느님을 만나 놀라워할 때 마귀는 그 분이 우리와는 '처음부터 다른 분'이라는 것을 알리려 애를 씁니다. 그래야 우리가 당신을 따를 수 없겠기 때문입니다. 누구도 예수님처럼 살 수 없는 이유는 우리가 근본부터 다른 존재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말하는 예수님의 권위란 그야말로 단 한 사람만의 소유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예수님의 권위는 무엇입니까? 마귀를 쫓아내는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의 권위입니까? 아니면 마귀의 괴롭힘에 힘들어 하는 이를 위한 마음 쓰심입니까? 우리의 생각대로 그 권위와 내용이 우리를 갈라놓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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