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나라는 저마다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에 비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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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 들려 주시는 하늘나라에 대한 이야기. 그 이야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많이 다릅니다. 우리 스스로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기준을 높이거나 좁혀 버렸지만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의 예상을 뛰어 넘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의 시작은 우리는 모두 등잔을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갈 자격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곧 그 나라는 우리 모두에게 열린 채로 우리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이 우리에게 주어져 있음은 분명 기뻐할 일입니다. 
 

주님이 이야기하신 기름은 이 등에 불을 붙이고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재료입니다. 등잔을 가진 것이 더욱 중요하지만 그 기름을 지닌 것은 등잔의 목적을 완성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나 이미 예상한 대로 그 결과는 기쁨으로 이어지지 못합니다. 다섯은 슬기롭고, 다섯은 어리석다는 예수님의 말씀에서 우리는 무엇이 슬기롭고, 또 어리석은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물론 이 차이는 '기름'의 차이로 드러납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에서 이 슬기로움과 어리석음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이 기름을 준비하는 것은 다름아닌 하느님의 율법의 핵심인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입니다. 그 속에 슬기로움은 이 말씀 그대로를 따르는 것이고, 어리석음은 사랑 이외의 다른 것을 뜻합니다. 또한 어리석음의 또 하나의 종류는 이 사랑에 들어있지 않은 다른 사랑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어기는 일은 '죄'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죄는 우리가 저지르지 말아야 하는 기본적인 것이고, 기름을 좌우하는 것은 사랑하지 않는 것, 또한 방향이 잘못된 사랑을 뜻합니다. 곧 하느님도 이웃도 아닌 것을 사랑하는 것에대해 생각해봐야 합니다. 
 

곧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람에게 '자신'은 어떻게 표현해도 가장 중요한 가치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행복이 모든 것의 목표이고,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의 세상은 조금 더 자신에게 투자하고 사랑하라고 말합니다. 다른 모든 것에 우선해서 자신을 돌보아야 하고 자신의 행복이 모든 것의 시작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가르침은 누구에게나 환영받고 모든 것에 앞서 선행되어야 하는 가치라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이 가르침은 하느님의 사랑과 이웃 사랑의 가치와는 전혀 다른 방향에 서 있고, 이 두 가치를 가로막는 결정적인 이유가 됩니다. 죄가 아니라 이 사랑의 시작이 모든 것을 멈추고 하느님도 이웃도 자신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것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우리는 각자의 행복을 위해 사랑을 멈추고 기다려야 합니다. 어리석은 여인들은 자신을 위해 시간을 사용하는 부지런함을 갖추었을 겁니다. 그리고 누구보다 예쁜 모습의 사람들이었을 겁니다. 


 

자신을 치장하고 완성시킨다고 모든 것에 투자하고 시간을 보내느라 하느님을 찾는 일도 이웃의 삶에 함께하고 헤아리는 것도 할 수 없었을 겁니다. 곧 그들은 누군가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볼 여유를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부지런함이 어리석음이 된 것은 자신 때문이었습니다. 


 

슬기롭다는 것이 세상의 입장에서보면 어리석기 짝이 없는 사랑꾼이나 선한 이들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언제나 자신 밖에 있는 이들을 바라보며 미소짓고 함께 하며 그것으로 하느님 안에 살아갑니다. 그들은 하느님과 이웃사랑 안에서 모두와 함께 사는 사람이어서 그 과정으로 하늘나라와 마찬가지의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사랑한다는 것. 그것은 자신으로부터 밖으로 나오는 가치가 아닙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우리에게 온 가치이고, 우리는 서로에게 그 사랑으로 사람됨을 완성하게 됩니다. 곧 우리를 사랑하는 누군가가 아니라면 우리는 결코 사랑받지 못하게 됩니다. 서로 사랑하라는 것, 그것도 그리스도가 우리를 사랑하신 대로 사랑하는 것이 우리가 가진 사랑의 공식입니다. 그 모든 것이 하느님으로부터 왔으므로 우리의 사랑의 공식은 여전히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 외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심지어 자신을 미워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잊어 버리고 헤아리려 들지 않는 세상의 슬기롭고 부지런한 사람들은 새겨 들어야 할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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