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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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듣기 : https://youtu.be/XnXZmB1TVH8
 

주님 탄생이 예고 대축일입니다. 세상에 내려 온 소중하고 엄청난 소식이지만 누구도 모르는 이 사실에 아주 작은 한 소녀가 등장합니다. 천사가 방문한 시간에 우리는 하루를 마감하고 또 시작하는 삼종기도를 바칩니다. 천사의 알림은 우리에게 이 소녀에게 내려진 엄청난 하느님의 계획을 보고 또 이 축복의 주인공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오늘 축복의 주인공이자 파란만장한 삶을 앞둔 성모님에게서 보는 것은 '부족함'입니다. 


 

천사의 대단한 예고가 있고 어린 마리아의 물음은 아주 당연하고 근본적인 것입니다.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의 뜻이 옳고 그 계획은 꼭 이루어지리라 믿지만 그것을 수행하는데 자신이 걸림돌이 된다면 어떨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에게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는 처지에 머문 사람,곧 부족함을 스스로 알고 있을 때 하느님의 뜻은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소녀입니다. 그분의 원죄 없는 잉태나 그분의 평생 동정을 의심하는 이들 이전에 성모님 스스로 자신이 하느님의 일을 이루기에 부족하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구세주의 탄생은 기쁘고 꼭 이루어져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다른 이들이 지적하지 않아도 자신 스스로 부족하다고, 자격이 없다고 고백하는 한 사람을 보고 있습니다. 그런 이에게 천사는 하느님의 뜻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또 불가능이란 하느님 앞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려줍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하느님의 은총 안에 살아온 자신을 몰랐던 소녀, 그리고 아직 아무것도 준비가 되지 않은 자신을 통해 세상 구원을 이루시려는 하느님 앞에 놓인 작은 영혼에게 하느님의 사랑이란 사람의 부족함에도 변함 없이 이루어진다는 확신을 줍니다. 우리가 부족하다는 이유가 하느님 사랑에 배제될 이유가 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더 크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는 언제나 하느님 앞에 부족한 존재이지만 그분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유는 그 부족함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기적을 말할 때 하느님은 사랑을 주십니다. 우리가 벌이라고 느낀 것조차 하느님은 우리를 살리기 위해 사랑하셨습니다. 그래서 세상 모든 이가 하느님 앞에서 스스로의 부족함을 안고 살면서도 은총 안에 살아가는 겁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그렇게 우리를 구하시는데 거침이 없고 한계도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얽어매고 멈춰세울 뿐입니다. 


 

여전히 부족한 사람. 준비가 안된 마리아는 말합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천사는 떠나고 한 소녀가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는 순간입니다. 이 이상 준비는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온전히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리라 믿으며 벌어지는 상황에 충실히 살아가는 것으로 우리는 구세주를 맞았고 이 소녀가 어머니가 되고 교회의 어머니요 가장 확실한 증인이 되신 것도 이 응답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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