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복음묵상
오늘 예수님을 따라 나선 베드로와 안드레아는 본디 세례자 요한의 제자로 보입니다. 구약에 예언된 메시아, 곧 기름부음받은 ‘새 다윗’을 기다리던 이들이 ‘하느님의 어린양’으로 소개된 예수님을 따라나서는 것은 어쩌면 그들에게 당연한 행동일지도 모릅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무엇을 찾느냐?” 하고 물으실 때, 그들이 예수님을 ‘라삐’(스승님)라 부르고, 그분의 거처를 물은 것은, 이미 마음속으로 예수님을 율법 교사들과 같은 권위를 지닌 스승으로 여기고 따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자랑하거나, 그들을 설득하지 않으시고, “와서 보아라.”고만 하십니다. 화려하고 명예로운 라삐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예수님의 모습에 베드로와 안드레아는 새로운 빛과 희망을 보았을 것입니다. 

시몬에게 ‘케파’, 곧 베드로(반석)라는 새 이름을 주신 것은 그에게 맡겨질 새로운 소명을 뜻합니다. 베드로는 다른 제자들과 마찬가지로 예수님의 공생활 기간 동안 영광과 치욕의 역사를 체험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교회의 양 떼를 맡기신 것은 이 첫 만남에서 베드로를 “눈여겨보며” 그의 선한 마음을 읽어 내셨기 때문입니다. 

요한 사도는 믿음으로 사는 우리 안에 ‘하느님의 씨’가 담겨 있다고 고백합니다. 그 씨는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을 만난 첫 마음이고, 열정이며, 때로는 좌절과 죄악을 치유하고 용서하시는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의 씨입니다. 내 안에 뿌려진 그 씨앗을 어떻게 가꾸느냐에 따라 나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기도 하고, 악마의 자녀가 될 수도 있습니다.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송용민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