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복음묵상

오늘 루카 복음은 예수님의 공생활 중 두 번째 단계인 예루살렘으로 가는 여행이 시작되는 단락입니다. 예수님께서 갈릴래아에서 요르단강 지역을 거쳐 예루살렘으로 가신 것으로 전하는 마르코나 마태오와 달리, 루카 복음사가는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지방을 거쳐 가시는 것으로 묘사합니다.그것은 루카 복음사가가 가지고 있던 선교에 대한 관심을 드러냅니다.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지방을 거쳐 가시면서, 이방인 취급을 받던 사마리아인들에게 직접 복음을 선포하셨다고 전함으로써, 성령 강림 이후 초대 교회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될 이방인 선교의 근거를 마련하고 있습니다.기원전 722년 아시리아가 북이스라엘 왕국을 패망시킨 다음, 사마리아로 사람들을 유배시키고, 이방 민족들을 그곳으로 이주시킴으로써, 사마리아는 민족적으로나 종교적으로 혼합 민족이 되었습니다. 유다인들은 사마리아인들을 다른 이방인보다는 조금 더 가깝게 생각했어도, 절대 동족으로 여기지 않았고, 이방인으로 멸시하였습니다.사마리아에 들어서신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에 가신다는 이유로 고을 사람들에게 냉대를 받습니다. 이에 화가 난 제자들은 하늘에서 불을 내려 그 사람들을 불살라 버리고자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꾸짖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을 심판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용서하러 오셨고, 세상을 벌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구원하러 오셨기 때문입니다. (이성근 사바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