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는 사랑" 입니다.
경향잡지 2011년 3월호 중에서 발췌
탈무드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왕이 광대 한 명에게 세상에서 가정 선하고 아름다운 물건을 구해오라고 하고, 또 다른 광대 한 명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악하고 더러운 물건을 구해오라고 지시했습니다.
한 달 뒤, 두 명의 광대는 각각 자신이 구한 물건을 왕에게 바쳤습니다. 과연 무엇을 바쳤을까요? 옆사람과 한번 내기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이들이 구해온 물건은 공교롭게도 똑같은 물건이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신체중 일부입니다. 인간의 신체중 어디 일까요? 그것은 바로 ‘인간의 혀’입니다.
말은 그 자체가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인간의 뇌는 말의 진위 여부를 따지지 않고 일단 진실로 내리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배우자나 자녀에게 “고마워!”라는 말을 하면, 뇌는 진짜 고마워할 만한 상황인지 따지지 않고 진실로 판단을 내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동반사적으로 배우자나 자녀에게 고마워해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한 가지 이상 찾은 뒤 이를 기억장치 속에 저장시킵니다.
배우자나 자녀에게 “나쁜 놈!”이라는 말을 하면, 뇌는 배우자나 자녀가 진짜 나쁜 사람인지 아닌지 따지지 않습니다. 그저 배우자나 자녀가 나쁜 사람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한 가지 이상 찾은 뒤 이를 저장시킵니다.
그러므로, 말 한마디 한마디를 매우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배우자에게 하는 모든 말을 이 세상에서 하는 마지막 말처럼, 곧 유언을 하듯이 해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하는 말 한마디가 사랑하는 배우자나 자녀에게 생명을 주기도 하고, 씻기 힘든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말 한마디가 평생의 “짐”이 되기도 하고 “힘”이 되기도 합니다. 혀끝의 30초가 마음의 30년이 될 수 있습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기도 하지만 만냥 빚을 지기도 합니다.
결국은 서로에게 다가가는 말 한마디가 가정의 행복을 좌우합니다. 가족간에 말 한마디 편들어 주는 것, 여기에 정말이지 가족행복의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특히 배우자나 자녀의 말을 귀담아 주는 것, 곧 경청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핵심입니다.
카라 로렌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당신이 준 충고는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당신이 그들의 말을 경청해 준 것은 기억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여러분의 배우자나 자녀는 당신이 준 충고를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배우자의 말을 경청해 준 것은 기억할 것입니다.
세계를 호령한 징기스칸은 사실 배운게 없어서 이름도 쓸 줄 몰랐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잘 기울였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의 성공 비결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내 귀가 나를 현명하게 가르쳤다.”
경청을 잘 하려는 대화기법인 ‘1:2:3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는 ‘1분 동안 말을 하고, 2분 동안 말을 듣고, 듣는 동안 적어도 3번은 맞장구를 쳐야 한다’는 법칙입니다.
‘원투쓰리 법칙’이라고도 하며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고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대화기법입니다.
‘이청득심(以聽得心)’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는 귀를 기울여 들을 수 있다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마찬가지로 배우자나 자녀의 말을 귀기울여 들을 수 있다면 가족의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대화의 기술 가운데 가장 핵심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경청입니다.
하지만 가장 체득하기 힘든 기술도 역시 경청입니다.
어떤 종류의 언어이든 말하는 것을 배우기까지는 2년이면 족하지만 듣는 것을 배우기까지는 8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듣는다는 것은 단순한 대화의 기술이 아닌 삶 전체를 통해서 만들어가는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입은 하나이고, 귀는 두 개입니다. 이는 말을 하는 것보다 듣는 것을 두배로 하라는 숨은 뜻은 아닐런지요?
대화, 누구나 알고 있는 가족행복의 지름길이지만 누구나 걷고 있는 길은 아닙니다.
여러분의 대화는 안녕하십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