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르드의 성모 발현
프랑스 남서쪽의 시골 마을인 루르드(Lourdes)에서 1858년 2월 11일 목요일부터 1858년 7월 16일 금요일까지 총 19회에 걸쳐 성모님께서 당시 14살의 가난한 소녀였던 베르나데트 수비루(Bernadette Soubirous, 1844~1879)에게 발현하셨다.
베르나데트는 돌아오는 길에 비밀을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동생에게 자신이 본 것을 이야기 해주었다. 그러나 이 일은 어머니께 알려지게 되었고, 점점 소문이 퍼져 알려지게 되었다. 사람들이 모였을 때에 다른 사람들은 성모님을 보지 못했지만, 황홀경에 빠진 베르나데트를 보며 성모님이 발현하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수많은 반대와 비판들도 있었지만, 루르드에 성모님께서 발현하셨다는 소문은 급속도로 퍼져갔고, 사람들은 루르드에 계속 모였다. 첫 번째 발현이 있었던 1858년 2월 11일 목요일, 베르나데트는 동생인 뚜아네뜨(Toinette)와 친구 쟌느(Jeanne)와 같이 나무를 하기 위하여 가브 강(River Gave)가로 가는데 몸이 약해 뛰어가는 두 소녀를 따라가지 못하고 뒤쳐져 천천히 가고 있었다. 강을 막 건너기 위해 신을 벗으려는 순간에 갑자기 폭풍이 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놀라서 앞을 바라보니 건너편에 있는 마사비엘(Massabielle) 동굴 속에서 아름다운 부인의 모습이 보였다. 미소를 머금은 부인은 어머니 같은 모습이었고 베르나데트는 자기도 모르게 묵주를 꺼내 손에 들고 무릎을 꿇었다. 부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잘한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당신도 오른팔에 늘어뜨린 묵주를 양손으로 옮겨 잡았다. 베르나데트가 묵주기도를 바치며 묵주알을 넘길 때마다 그 부인도 따라서 묵주알을 넘겼고 영광송을 함께 합송하였다. 기도가 끝나자 부인은 머리 숙여 인사한 다음, 다시 바위 안쪽으로 들어갔고 황금빛 구름도 부인을 따라 자취를 감추었다.
루르드가 속해있던 따르브(Tarbes)의 주교 로렌스는 1858년 11월 17일에 신학자, 과학자, 의학자 등으로 구성된 루르드에 대한 조사위원회를 발족하였고 1862년 2월 18일 로렌스 주교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천주의 어머니께서 참으로 베르나데트에게 발현하셨다.”라고 발표하였다. 곧이어 성당이 세워지고 순례자들 중 병자들을 위한 병원과 순례자들의 편의시설이 늘어났다.
베르나데트는 1866년 느베르(Nevers) 수녀원에 들어갔고, 1879년 4월 16일 35세의 나이에 지병인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으며, 1925년 6월 14일에 복녀품에 올랐고, 1933년 12월 8일에 교황 비오 11세에 의해 시성되었다.
루르드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성모 발현지 중 하나이며, 해마다 수백만의 순례자가 찾아오고 있으며, 루르드 샘물은 치유 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메시지
- 첫 번째 발현(1858년 2월 11일 목요일): 아무 말씀이 없으셨고, 미소를 지으시며 베르나데트와 함께 묵주기도를 하신 후 사라지셨다.
- 두 번째 발현(2월 14일 주일): 베르나데트와 동생과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함께 마사비엘 동굴로 가서, 무릎을 꿇고 묵주기도를 바치는 도중 베르나데트에게 발현하셨다. 미소를 지으셨고, 이때부터 소문이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 세 번째 발현(2월 18일 목요일): 성모님께서 베르나데트에게 “너는 앞으로 2주 동안 매일 이곳에 오너라. 나는 너에게 이 세상의 행복은 약속하지 않지만 저 세상의 행복은 약속해 주마”라고 말씀하셨다.
- 여섯 번째 발현(2월 21일 주일): 성모님은 슬픈 표정으로 “죄인들을 위해 기도하여라”라고 말씀하셨으나 이내 미소를 지으셨다.
- 여덟 번째 발현(2월 24일 수요일): 성모님은 “통회하라!”고 거듭 외치셨고, 베르나데트도 탈혼 상태에서 이 외침을 반복했다.
- 아홉 번째 발현(2월 25일 목요일): 성모님은 베르나데트에게 “샘에 가서 물을 마시고 얼굴을 씻으라”고 하셨다. 샘을 찾지 못해 강물 쪽으로 내려가니 “바위 밑으로 가 보아라”고 손을 들어 가르쳐 주셨다. 이 샘물이 많은 치유를 일으킨 루르드의 성수로 매일 120,400리터의 물이 솟아난다.
- 열세 번째 발현(3월 2일 화요일): 성모님은 “사제들에게 가서 여기에 작은 성당 하나를 지으라고 말하여라.”라고 하셨다. 또, 많은 사람들이 참배하기를 바란다고 하셨다.
- 열여섯 번째 발현(3월 25일 목요일): 베르나데트는 성모님께 당신이 누구인지 알려 달라고 졸랐다. 미소만 지으시던 성모님은 네 번째 물었을 때, 묵주를 오른팔에 늘어뜨리고는 합장한 손을 땅을 향해 벌렸다가 가슴 높이로 다시 손을 모으고는 하늘을 우러러보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원죄 없이 잉태된 자다.”
- 열일곱 번째 발현(4월 7일 화요일): 성모님은 여전히 작은 성당을 원한다고 말씀하셨다.
- 최후의 발현(7월 16일 금요일): 성모님은 미소를 지으며 베르나데트에게 떠난다고 말씀하셨다.
의미와 영향
루르드의 성모발현은 1854년에 교황 비오 9세가 선포한 “성모님의 원죄 없으신 잉태” 교의를 확인해 주신 사건으로 이해되었다. 그리고 이 발현의 메시지 속에는 19세기의 시대적인 특징인 기술혁명과 유물론적 세계관에 대한 대립적인 성격이 잘 나타나 있다. 또한 성모님께서 묵주기도를 베르나데트와 함께 바치셨기 때문에 루르드의 성모 발현은 신자들이 묵주 기도를 열심히 바치는데 기여하였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성모님은 사람의 영혼을 구하시기 위해서 발현하셨다. 성모님의 목표는 인간의 구원이며, “통회하라”고 외치심으로써 당시의 죄악상을 지적하고 보속의 필요성을 강조하신 것도 그 맥락에서 이해된다.
무엇보다 루르드 샘물로 인한 치유의 기적은 루르드를 대중적인 순례지로 확장시켰다. 루르드에 사는 맹인은 20년 동안 앞을 보지 못했는데 성모님의 열세 번째 발현이 있던 날 루르드 샘물로 눈을 씻은 후에 눈이 열렸다. 1858년 이후 50년 동안 루르드에서 발생한 기적적인 치유는 4천 건에 달하고, 오늘날에도 그와 같은 기적이 1년 평균 15건씩 발생한다. 육체적인 치유 외에도 영혼의 치유로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회심하였고, 무신론자들이 신앙인이 되었으며, 많은 신자들은 신앙의 성장을 체험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가는 순례지가 된 루르드는 많은 환자들의 육체적, 영적 치유와 더불어 믿음과 희망을 심어주는 곳이다. 루르드의 성모님께서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을 향해 미소를 지으시며 활동하고 계신다.
참고문헌
김영대, 『루르드의 성모 마리아』, 성요셉출판사, 1999.
L. von Matt(폰 마트), 『루르드의 소리』, 김종진 옮김, 가톨릭출판사, 1965.
조승현, 「19세기 이후 마리아 신심 부흥에 대한 신학적 고찰–마리아 발현 신심을 중심으로」, 석사학위논문, 인천가톨릭대학교 대학원, 2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