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본해설<제6장 마리아께 대한 레지오 단원의 의무>|교본자료실

 
제6장 마리아께 대한 레지오 단원의 의무

레지오는 마리아의 이름을 지닌 군대로서 창설 때부터 마리아와 굳게 결합하면 할수록 크게 성공하고 오래 지탱해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마리아와 함께 악의 세력을 물리치면서 그리스도 왕국을 확장하고 하느님께 영광을 드렸다. 예수께서 이 세상을 차지하시는 데 쓰이는 가장 확실한 도구와 수단은 바로 마리아이다. 그러므로 레지오 단원들은 성모님께 대한 신심과 함께 해야 할 의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

 

교본은 성모님께 대한 레지오 단원의 의무를 다음과 같이 다섯항으로 나누고 있다.

1. 마리아께 대한 레지오 신심을 드높여야 할 의무

2. 마리아의 겸손을 본받아야 할 의무

3. 마리아께 대한 참된 신심으로 사도직을 수행해야 할 의무

4. 전력을 다해 마리아께 봉사해야 할 의무 5.몽포르의 성 루도비꼬 마리아의 <참된 신심>을 실천해야 할    의무

 

이 장은 특히 몽포르의 성 루도비꼬 마리아가 지는 <복되신 동정녀께 대한 참된 신심>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1. 마리아께 대한 레지오 신심을 드높여야 할 의무(25-27쪽 ; 교본 170-173쪽)

 

그리스도교는 성모 신심을 반드시 가져야 하는 종교이므로 단순히 성모 공경을 권장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레지오 창설자는 말하였다. 레지오 마리애의 목표는 마리아를 이 세상에 모셔오는 일이다. 마리아께 대한 신심은 사람들의 구원과 그리스도 왕국 건설을 위한 수단으로서 놀라운 효과를 나타내므로 단원들은 성모 신심을 드높여야 한다. 마리아를 모시지 않는 레지오 단원은 레지오의 목표에서 벗어나 있다. 그런 단원은 무장해제된 군인과 같아서 아무 구실도 하지 못한다.

 

교본 본문은 단원의 성모 신심을 본질적인 의무로 여겨야 한다면서 "레지오 단원은 성모께 대한 레지오 신심을 진지라게 묵상하고 열성적으로 실천함으로써 그 신심을 드높여야 할 엄숙한 의무가 있다"고 강조한다.

 

마리아께 대한 참된 신심은 오직 성모님과 일치하는 것이다. 이 일치는 마리아께 전적으로 의탁하고 봉헌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성모님과의 굳건한 일치가 있는 곳에서 놀랄 만한 자기 성화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영향력이 솟아나는 샘이 있다. 그러므로 레지오 단원들은 성모님과의 일치를 위해 봉헌을 해야 한다.

 

몽포르의 성 루도비꼬 마리아는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성모 마리아가 더욱 알려지고 더욱 사랑받고 더욱 공경받을 것을 하느님이 바라신다. 이것은 하느님의 자녀들이 마리아께 내적 봉헌을 실천함으로써 성취된다. 또한 그들은 마리아가 예수께로 나아가는 가장 안전하고 쉽고 가깝고 완전한 길임을 앎으로써 완전히 예수님의 것이 되기 위해 자신들을 마리아께 봉헌할 것이다"(참된 신심 55항)고 했다.

 

레지오 단원들은 성모께 봉헌한 후 "나의 모후, 나의 어머니시여, 나는 오로지 당신의 것이오며 내가 가진 모든 것이 당신의 것이옵니다"(참된 신심 233항)라는 봉헌문을 자주 되뇌이면서 그 봉헌을 갱신함으로써 마리아의 영향력이 항상 영혼 안에 미치고 있다는 의식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그러한 의식은 마침내 "몸이 공기를 호흡하듯이 나의 영혼은 마리아를 숨쉰다"(참된 신심 217항)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생생하게 살아 있어야 한다.

 

미사, 영성체(참된 신심 266-273항 참조), 성체 조배, 로사리오 기도(참된 신심 250-251·254항 참조), 십자가의 길 등 모든 신심 행위를 할 때마다 레지오 단원은 성모과 일치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렇게 하여 단원들은 성모님께 대한 생각을 영신 생활의 모든 기도와 활동에서 불러일으키고 오로지 성모께만 의탁한다. 자신의 힘을 잊고 성모께만 의탁한 레지오 단원은 성모님의 믿음, 겸손 등 완덕을 본받아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변화되기에 이른다.

 

이러한 레지오 단원이야말로 참으로 성모님과 일치한 단원이고 성모 신심을 드높이는 단원이다. 이와 같은 단원들 덕분에 레지오는 마리아의 참된 군단이 되어 온 세상에 마리아를 모셔다 드릴 것이다.

 

2. 마리아의 겸손을 본받아야 할 의무(27-31쪽 ; 교본 173-178쪽)

 

레지오 단원들은 성모님의 겸손을 본받아야 할 의무가 있다. 이는 성모님의 겸손 덕분에 구세주의 강생이 가능했고 레지오 단원들이 성모님의 겸손을 본받는 것이 레지오 활동의 뿌리요 수단이기 때문이다.

 

교본 본문에 의하면 겸손이라 "자신이 하느님 앞에 어떤 존재인지를 인식하고 솔직히 승인하는 것. 즉 자신만으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는 존재임을 깨닫는 것"이다. 겸손한 사람은 자신의 모든 것이 하느님의 것임을 아는 사람이다.

 

프랭크 더프는 겸손의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였다. 초자연적인 힘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인간의 힘은 무용지물임을 체험하였던 것이다. 그에겐 마리아가 겸손의 본보기였다. 그는 어느 친구에게 "나는 주님과 성모님께만 의지했고 나 자신에게는 의지하지 않았어요. 나는 내 위치를 깨달았어요. 잠시라도 나 자신의 영예를 추구한다면 난 곧 타격을 입고 말 것이예요"라고 얘기했다(로버트 브래드쇼 지음, 안상인 옮김, 프랭크 더프의 생애, 327-328쪽 참조).

 

모든 덕의 가치는 겸손으로부터 파생된다. 겸손이 있을 때만 하느님은 당신의 은혜를 베푸신다. 주님의 강생도 마리아의 겸손에 의존하였다. 마리아가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가 1, 38)고 겸손되이 하느님께 순종하심으로써 성자는 마리아께 잉태되고 인류구원 사업이 시작되었다. 성모의 천주찬가에서도 마리아가 하느님의 특별한 돌보심을 받은 것은 '마음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시는' 주님께 대한 '여종의 비천함'이었음을 드러내고 있다(루가 1, 48-51 참조).

 

레지오 단원들은 특히 사도직 활동에서 겸손을 보여야 한다. 겸손은 레지오 사도직의 수단이요 레지오 활동의 태동하는 요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겸손 없이는 효과있는 레지오 활동을 할 수 없다. 단원들 자신이 하느님께 종속되어 있으며 모든 것이 하느님의 은총에 달려 있음을 깨닫게 되면 미천하고 보잘 것 없는 일도 기꺼이 떠맡으며 남의 멸시와 박대도 견디어 낼 것이다.

 

레지오의 주된 활동인 개인 접촉 활동을 효과있게 하려면 단원들이 부드럽고 겸손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교본은 가정방문 활동을 예로 들면서 단원들은 어디까지나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방문하고 있으며 종이 주인을 방문하고 있다는 생각을 마음에 간직해야 한다. 사람들은 겸손한 태도를 보이는 방문자를 환영할 것이라고 했다(296-297쪽 참조 ; 교본 375-376쪽 참조). 요컨대 마리아와의 일치가 레지오 활동의 뿌리라면 그 뿌리가 의지하는 흙은 겸손이다.

 

교본 본문은 다음과 같이 레지오 단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 "영혼들을 위한 레지오의 싸움은 단원 하나하나의 마음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각자는 마음 속에 있는 교만과 이기심을 단호하게 극복하기 위해서 자신과의 싸움을 치르지 않으면 안된다. '자신 안에 도사린 악의 뿌리에 대한 싸움 즉 행동의 동기를 순화하려는 끊임없는 노력'(참된 신심 78항 참조)은 얼마나 고달픈 일인가! 이는 일생을 건 싸움이다....레지오 단원의 단단한 받침대는 마리아이다. 단원들이 겸손에 뿌리받고 계신 마리아께 전적으로 의지하는 정신을 실천한다면 훌륭한 겸손의 방법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성 루도비꼬 마리아는 이러한 방법을 '잘 알려지지 않은 은총의 비결로서 자기 자신을 비우면 하느님으로 가득 채워져서 작은 노력으로 빠르고도 쉽게 완덕을 쌓게 된다'(참된 신심 82항)고 하였다." 이 성인은 완덕에 도달하는 방법으로서 하느님 앞에서의 자아 인식과 자아 포기를 통한 초자연적 죽음을 제시했다(참된 신심 79-81항 참조).

 

레지오 단원 생활에서 내실을 맺는 법칙은 자아에 대한 초자연적 죽음이다. 마리아께로 향하고 있는 레지오 단원은 마땅히 이기적인 자아를 죽일 수밖에 없다. 교본 본문에 의하면 겸손한 동정녀의 발뒤꿈치는 다음과 같이 '자아'라는 여러 형태의 뱀의 머리를 짓부순다 : 1)교만, 2)이기심, 3)자만심, 4)자부심, 5)자애심, 6)자기 만족, 7)출세욕, 8)자기의지

 

3. 마리아께 대한 참된 신심으로 사도직을 수행햐야 할 의무(31-34쪽 ; 교본 178-182쪽)

 

이 항목은 그리스도의 신비체 교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프랭크 더프의 "그 제자는 마리아를 자기 집에 모셨다"(요한 19,27)는 논설문 내용과 동일하다.

 

마리아는 그리스도 신비체의 어머니이기에 마리아 신심은 반드시 그리스도 신비체에 대한 봉사를 요구한다. 성모님의 생애는 구세주의 어머니요 인류의 어머니로서 구원사업을 위한 사도직의 생애였다. 그래서 그리스도 신비체에 대한 사도직 활동과 성모 신심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레지오 주회에서 사도직 활동 배당과 활동 보고를 하는 것도 마리아께 대한 참된 신심이 사도직 활동과 성모 신심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레지오 주회에서 사도직 활동 배당과 활동 보고를 하는 것도 마리아께 대한 참된 신심의 사도직 활동 의무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마리아는 참으로 사도들의 모후이시다.

 

프랭크 더프는 1950년 4월 1일자 편지에서 성모님과 사도직에 대해 다음과 같은 요지로 말했다 : 마리아가 뱀의 머리를 분쇄하려면 먼저 뱀을 쫓아가야 한다. 그러나 마리아는 이 일을 사람들의 손을 빌리지 않고는 하지 않으신다. 마리아는 평신도들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사도직 활동을 통해 일을 성취하신다. 성모님은 그런 사람들을 영적 모성애의 도구로 삼으신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성모 마리아에 대한 문헌인 교회 헌장 제8장에서 "교회는 사도직 활동에 있어서도 그리스도를 낳으신 마리아를 바라본다......과연 마리아는 그 생애를 통하여 교회의 사도직 사명으로 사람들을 재생시키는 데에 협력하는 모든 이가 지녀야 할 모성애의 모범이 되셨다"(교회 헌장 65항)고 하였다.

바오로 6세 교황도 1965년 1월 6일자로 레지오 마리애에 보낸 서한에서 "레지오 마리애가 갖가지 훌륭한 활동을 함으로써 구원 사업의 협력자인 성모님으로부터 사도직이 얼마나 많은 격려와 감화를 받아야 하는가를 깨닫게 해 줍니다"(부록 1, 332-333쪽)고 하였다.

 

이제 성모님과 사도직에 대한 교본 본문을 요약해 보자 :

교본의 다른 곳(9장 3항, 56-57쪽 참조 ; 교본 31장 3항, 237쪽 참조)에서 그리스도를 우리 마음대로 드는 점만 골라서 받아들일 수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모든 면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만일 우리가 사도 요한처럼 마리아를 차지하려면(요한 19, 27 참조) 마리아의 모든 면을 받아들여야 한다. 성모께 대한 참된 신심이 있다면 마리아의 인격과 사명의 모든 면에 참여하고 그 모든 면을 재현하도록 힘써야 한다.

 

마리아는 주의 탄생 예고 때부터 그리스도의 어머니요 인류의 어머니 역할을 하기 시작하였다. 처음엔 이 역할이 나자렛에서 시작되었지만 차츰 온 세계, 전 인류로 확대되었다. 그리하여 성모님의 모성적 역할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사도직은 성모님의 이러한 모성적 역할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성모님은 마치 '나는 원죄없는 잉태'라고 하신 것처럼 '나는 사도직'이라고 선언하실 수 있다.

 

마리아께 대한 참된 신심은 마리아와 일치함으로써 이루어진다. 마리아와 일치하려면 그분의 모성적 역할에 참여해야 한다. 영혼들에 대한 어머니의 구실은 성모님의 가장 중요한 임무요 그 삶 자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참된 성모 신심은 영혼들에 대한 봉사와 사도직의 의무를 요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어머니 역할이 없는 마리아의 사도직 활동이 없는 레지오 단원은 같은 뜻을 나타낸다.

 

레지오는 마리아와 사도직이라는 두 가지 원리가 아니라 마리아라는 단일 원리를 바탕으로 세워졌다. 왜냐하면 마리아라는 원리가 사도직과 전체 그릿도교 신자 생활을 포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지오 단원이 사도로서 헌신하려면 입으로 봉사할 것이 아니라 사도직 활동으로 봉사해야 한다. 일단 사도직 활동을 착수하면 마리아는 그것을 당신의 모성적 임무 속에 융합시키신다.

 

그런데 마리아는 사도직 활동을 위한 훌륭한 협력자들을 원하시고 그들을 기다리신다. 마리아는 그들 모두를 기꺼이 당신의 모성적 임무에 활용하실 것이다.

 

4, 전력을 다해 마리아께 봉사해야 할 의무(34-37쪽 ; 교본 182-187쪽)

 

이 항목은 교본 4장 '레지오의 봉사'와 관련이 있다. 교본 4장에 의하면 레지오의 봉사는 복종의 정신으로 아낌없이, 영웅적으로, 꾸준하고 항구하게 해야 한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무기로 완전무장하여 거룩한 생활로써 봉사해야 한다. 그리고 봉사에 한계선을 긋지 말고 노고와 고통을 피하지도 말며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믿음과 사랑으로써 끈기있게 봉사해야 한다(13-17쪽 참조 ; 교본 7-13쪽 참조)

 

이러한 봉사는 성모님께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레지오 단원은 마리아께 의자하고 의탁한다. 그 이유는 자신의 부족함을 메우고 자신을 순화하며 완덕을 닦고 자연 본성을 초자연화하고 미약한 인간적 노력으로는 불가능한 것을 성취하기 위함이다. 마리아께 대한 의존은 참으로 위대한 힘을 발휘한다. 그렇다고 성모께의 의존을 구실 삼아 성모께 대한 봉사를 게을리하거나 소홀히 해서는 안되고 오히려 전력을 다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레지오 단원들이 성모님께 전력 봉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바쁘고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일주일에 2시간 이상의 사도직 활동을 게을리하고 봉사 활동을 기도로써 대신하려는 경향도 보인다. 그리하여 갈수록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단원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참된 성모 신심은 기도뿐 아니라 전력봉사를 요구한다.

 

프랭크 더프는 레지오 마리애에 있어서 자신이 세운 계획과 목표가 성공한 것은 자신에게 의지하지 않고 오로지 주님과 성모님께 의탁하며서 최선을 다한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어떤 일을 해야 한다고 결단을 내리면 아무리 어려운 장애물이 있다 하더라도 결코 중단하지 않았다. 그가 죽기까지 결혼하지 않은 것은 성모님께 전적으로 의탁하면서 하느님과 이웃에게 전력 봉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성모님께 전력 봉사해야 할 레지오 단원의 의무에 대해 교본 본문은 어떻게 설명하는지 알아보자 :

가끔 보면 단원들이 레지오와 관련된 일에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서 "나는 내 자신의 능력을 믿지 않는다. 나는 복되신 동정녀께 전적으로 의지함으로써 당신의 방식대로 좋은 성과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고 변명한다. 이러한 변명은 자신들의 소극적인 태도를 일종의 덕으로 돌리려는 것으로서 단원의 노력이 성모님 앞에서 별로 큰 의미가 없다고 결론을 내릴 위험이 있다.

 

레지오 단원들이 알아두어야 할 활동태도 원칙은 단원들이 단지 마리아의 행동의 연장만이 아니라 성모님과 공동노력을 하는 협력자라는 점이다. 이러한 협력 관계에서 한 쪽에 없는 것은 다른 쪽이 보충한다. 단원 쪽에서 협조 정신을 존중한다면 마리아 편에서는 결코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단원들은 세심한 방법과 인내심으로 다듬어진 모든 능력과 지능을 그 협동 사업에 쏟아야 한다. 마리아 편에서는 단원이 바치지 않은 것을 보충하시지는 않는다. 단원 스스로 마련할 수 있는 노력, 방법, 인내심과 생각을 성모님이 면제시켜 주신다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마리아의 도우심에 끝없는 신뢰를 가지면서도 레지오 단원의 노력은 어떤 경우를 막론하고 최고조에 달해야 한다.

 

또한 일의 쉽고 어려움에 따라 노력의 정도를 가감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영신적이고 초자연적인 세계에서 타산적인 영혼은 열매를 맺지 못한다. 단원들은 직접적인 성과나 일의 쉽고 어려움을 상관하지 않고 마리아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마리아의 전폭적인 협력을 얻어낼 수가 있으며 필요한 경우에는 기적가지도 일으키게 된다.

 

그러므로 단원이 기도를 통해 마리아께 전적으로 매달리고 있다는 구실을 내세워 자신의 불충분한 노력과 허술한 방법을 정당한 것처럼 변명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성모님은 아낌없이 자신을 바치는 이에게 풍부히 주고자 하신다. 성모님은 성자의 말씀을 빌어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마르 12,30) 봉사하라고 단원들에게 간절히 호소하신다.

 

5. 몽포르의 성 루도비꼬 마리아의 '참된 신심'을 실천해야 할 의무

(37-41쪽 ; 교본 187-192쪽)

 

프랭크 더프의 성모 신심의 출발점은 <복되신 동정녀께 대한 참된 신심>이었다. 몽포르의 성 루도비꼬 마리아는 <영원한 지혜에 대한 사랑>이란 저서에서 하느님이 사람이 되신 분, 즉 영원한 지혜를 얻기 위한 4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영원한 지혜를 얻으려면, 첫째로 열렬히 소망해야 하고, 둘째로 끈기있게 기도해야 하며, 셋째로 전반적인 극기를 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복되신 동정녀께 대한 참된 신심이 있어야 한다. 이 4가지 방법 중에 가장 훌륭하고 뛰어난 방법은 복되신 동정녀께 대한 참된 신심이다. 왜냐하면 성모 마리아 외에 그 누구도 은총을 가득히 받거나 영원한 지혜를 잉태하고 출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혜 자체이신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사랑을 받으려면 성모님께 대한 참된 신심을 실천해야 한다.

이러한 사상으로 인해 그는 1712년 가을 프랑스 로셸에서 <복되신 동정녀께 대한 참된 신심>이란 불후의 저서를 남겼다. 저술 동기와 목적은 "참된 신심가들과 예수 그리스도의 진실한 제자들을 양성하기 위함"이었다(참된 신심 110-111항 참조).

 

이 성인의 <참된 신심> 내용에 대한 프랭크 더프의 요약, 평가는 인용할 가치가 있다 : 몽포르 성인은 성모님의 성스러운 개념을 생생하고 오해의 여지없이 보여 준 거울이다. 주의 탄생 예고로써 성모님의 구세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고 하느님께로 가는 길을 열었다. 마리아는 그리스도 신비체의 어머니이다. 그녀는 그리스도 신비체의 지체들을 보살펴 그리스도처럼 완전한 사람으로 성장시킨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모님을 공경하고 마리아께 자신을 드려야 한다.

 

<참된 신심>은 성모님께 마땅히 드려야 할 최소한의 공경이다. 참된 신심의 실천은 영성 생활의 모든 활동에서 성모님께 대해 하느님이 마련해 주신 부분에 대한 체계적인 인정이다.

몽포르의 성 루도비꼬 마리아의 참된 신심은 한마디로 세례 때의 서약에 대한 갱신으로써 마리아를 통해 예수께 자신 자신을 완전히 봉헌하는 것이다.(참된 신심 120항 참조). 누구든지 완덕에 이르려면 세례 때 마귀를 끊어 버리고 하느님만 믿는다고 한 서약을 생활화해야 한다.

 

복되신 동정녀는 주님의 여종으로서 하느님께 온전히 봉헌하였기에 삼위일체 하느님의 크나큰 도구가 되었다(참된 신심 16항 참조).

우리가 마리아를 공경하는 것은 예수님께 대한 공경을 완전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왜냐하면 마리아는 예수께로 가는 가장 쉽게 안전하고 확실하고 빠른 길이기 때문이다(참된 신심 55항 참조). 그러므로 예수께 자신을 완전히 봉헌하려면 반드시 마리아를 통해서 봉헌해야 한다.

 

몽포르의 성인이 주장한 것처럼 마리아께 대한 봉헌은 마리아와 정식 계약을 맺는 것이다. 그 계약은 그리스도와 더욱 완전히 결합되기 위하여 봉헌문을 읽으면서 자기 자신 전체를 남기자 않고 아낌없이 성모님께 바치는 것이다. 즉 자신의 영혼과 육신, 모든 외적 및 내적 재산, 모든 선공의 가치까지 성모님께 바치는 것이다. 이것이 첫 단계이다. 이 봉헌은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지만 성모 축일이나 레지오 단원 봉쇄 피정 때 하는 것이 더 뜻이 있을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일상 생활과 사도직 활동에서 이 봉헌을 의지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몽포르의 성인은 마리아께 대한 완전한 의탁의 표시로서 몸에 쇠사슬을 감는 것도 좋다고 했다. 사슬은 노예를 상징하지만 마리아께 대한 봉헌의 경우 거룩한 사랑의 노예, 자발적인 봉사, 완전한 신뢰와 의탁을 의미한다. 중요한 것은 봉헌 자체보다는 봉헌의 생활화이다.

 

프랭크 더프는 복되신 동정녀께 대한 참된 신심을 널리 알려야겠다고 작정했다. 그는 교본에서 참된 신심에 대한 교리적 배경을 밝히고 레지오 단원들이 이 신심을 실천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역설하였다. 그는 또한 레지오 조직 체계를 통해 성모께 대한 참된 신심을 그리스도 신비체 지체들에 대한 봉사와 활동에 연결시켰다. 그의 노력은 전 세계 레지오 단원들이 의식적으로 몽포르의 성인이 가르쳐 준 참된 신심을 실천하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이 신심의 실천을 통해 수천 명의 레지오 단원들이 중국, 베트남, 자이레 등지에서 순교자로서 자신의 생명을 바치게 되었다.

 

그러면 이제 몽포르의 성 루도비꼬 마리아의 참된 신심에 대한 교본 본문 내용을 요약해 보자 :

레지오 단원이 성모께 대한 신심을 실천하는 데는 몽포르의 성 루도비꼬 마리아가 가르쳐 준 독특한 내용을 잘 이해하고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 그 성인은 '참된 신심' 또는 '마리아의 종'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성모께 대한 참된 신심을 가르쳐 주었고 <복되신 동정녀께 대한 참된 신심> 및 <마리아의 비밀>이라는 두 책에서 그것을 더욱 알차게 설명한 바 있다(부록 5 ; 교본 부록 2 참조).

이 성인이 가르쳐 준 참된 신심에서는 마리아와 정식 계약을 맺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계약은 자기 전체 곧 영신적이거나 현세적이거나를 막론하고 자기의 모든 생각과 소유물,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아낌없이 성모께 바치는 것이다. 자기의 것이 없는 노예와도 같이 자신을 온전히 성모께 드리고 전적으로 성모께 매달리고 모든 것을 성모님 손에 내맡기는 것이다.

 

참된 신심은 공식적인 봉헌식으로 시작되지만 주로 봉헌 후의 생활에서 그것이 실현된다. 참된 신심은 단순한 행위가 아니라 꾸준한 상태여야 한다. 성모님이 우리의 삶 전체를 차지하시지 않고 단지 일생의 일부분만 차지하신다면 그 봉헌식은 한낱 스쳐가는 기도의 가치를 지닐 뿐이다. 그러나 봉헌 행위를 했다고 해서 우리의 일상 기도나 활동의 양식을 바꿀 필요는 없다. 종래 해 오던 삶의 방식은 그대로 계속할 것이며 각자의 평상적인 의향이나 특별지향 기도를 그대로 계속해도 무방하다. 다만 이제부터는 그 모든 것을 차지하신다는 것을 가끔 의식적을 생각하고 자신이 성모께 종속되어 있다는 사실을 일상 생활에서 드러나도록 하면 되는 것이다.

 

참된 신심은 어떤 열정이나 감정에 의존하지 않는다. 이성과 결심과 믿음이 참된 신심의 기초를 이룬다. 이 기초 위에 신심이 자리를 잡으면 단단하게 뿌리박을 것이다.

 

참된 신심을 실천하는 데서 얻는 은총이나 효과는 참으로 크다. 이 신심을 실천하는 이들은 바른 인도와 보호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되며 최자연적 안목, 단호한 용기, 확고한 믿음을 가지게 된다. 이 신심의 실천가는 유연성과 슬기를 지니게 되며 아울러 겸손의 덕이 자신 안에 뿌리를 내린다.

 

만일 성모님께 영신적인 보화를 다 바친다면 우리가 의무적으로 기도해 주어야 할 사람들을 위해서는 어떻게 될 것인지 이해하기 어럽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그런 염려는 버리고 봉헌 행위를 과감히 해야 한다. 성모님은 영신적 보화의 관리자이시며 성모께 드린 것은 모두 안전하기 때문이다.

 

한 아이가 아끼지 않고 선뜻 내놓은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써 오천 명 이상의 군중이 배불리 먹고도 남은 기적이 일어났듯이(요한 6, 1-14 참조) 예수님과 성모님은 자기 소유물을 아낌없이 봉헌하는 사람에게 그와 같은 기적을 일으키신다. 아까운 것을 남김없이 바쳤을 경우 희생의 아픔을 겪을 것으로 여기겠지만 오히려 넘치게 되돌려 받을 뿐 아니라 하느님의 은혜가 주위에도 확산된다. 성모님은 우리가 아낌없이 드린 선물을 숱한 군중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데 사용하실 것이다.

발췌 : 김포성당 레지오 마리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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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4 [스크렙] 묵주기도 성월(10월) 개금체칠리아성가대박그레고리오 2021.10.05 34
53 [스크렙] 천주교 용어 자료집(PDF) file 개금체칠리아성가대박그레고리오 2021.10.03 24
52 [스크렙] 묵주기도 제대로 알기 개금체칠리아성가대박그레고리오 2021.09.29 105
51 [스크렙]새 번역 교본 읽기 : 쁘레시디움(제 14장) 개금체칠리아성가대박그레고리오 2021.09.14 173
50 [스크렙] "성모님의 군대" 레지오 마리애 설립 100주년 개금체칠리아성가대박그레고리오 2021.09.03 85
49 [스크렙]교육교재 <제 37 장 활동의 예와 방법> 개금체칠리아성가대박그레고리오 2021.08.22 368
» [스크렙]교본해설 <제 6 장 마리아께 대한 레지오 단원의 의무> 개금체칠리아성가대박그레고리오 2021.08.22 1079
47 [스크렙]교본해설 <제 34 장 쁘레시디움 간부들의 임무> 개금체칠리아성가대박그레고리오 2021.08.22 523
46 [스크렙]교본해설 <제 22 장 레지오 기도문> 개금체칠리아성가대박그레고리오 2021.08.22 640
45 [스크렙]새 번역 교본 읽기 : 레지오의 기본 요소 개금체칠리아성가대박그레고리오 2021.06.15 37
44 [스크렙]가톨릭 영상교리 47편 유튜브 시청방 개금체칠리아성가대박그레고리오 2021.06.12 15
43 개금성당 6월 7월 8월 합동주회 진행 안내 file 개금김시메온 2021.06.03 50
42 [스크렙]치유의 손길을 청하는 묵주의 9일 기도 개금체칠리아성가대박그레고리오 2021.05.11 26
41 [스크렙]성모님의 칠고(聖母七苦) 묵주기도 개금체칠리아성가대박그레고리오 2021.03.08 58
40 [스크렙]가톨릭 교리서 요약 교리자료 개금체칠리아성가대박그레고리오 2021.03.06 39
39 [스크렙]성모님을 닮은 여인, 사라 - 믿으신 분 개금체칠리아성가대박그레고리오 2021.03.06 23
38 [스크렙]프랑스 루르드 성모발현지 - 마사비엘 동굴 순례 개금체칠리아성가대박그레고리오 2021.02.27 26
37 [스크렙]성의(The Robe) - 2부 개금체칠리아성가대박그레고리오 2021.02.22 6
36 [스크렙]성의(The Robe) - 1부 개금체칠리아성가대박그레고리오 2021.02.22 7
35 [스크렙]레지오, 어떻게 할 것인가? 개금체칠리아성가대박그레고리오 2021.02.1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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