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아이가 본 기적.. 전 세계 천주교인이 감동했다

   

[미리보는 영화] < 파티마의 기적>

[이선필 기자]

 영화 <파티마의 기적> 관련 이미지.
ⓒ 스톰픽쳐스코리아
 
천주교 신자라면 들어봤을 '파티마의 기적'이란 사건이 있다. 1917년 포루투갈의 작은 마을에서 세 아이가 성모 마리아를 봤다고 증언한 이후 실제로 7만 명이 모인 군중들이 태양의 기적을 본 일을 말한다. 

로마 바티칸은 이 사건을 성모 마리아 발현으로 공인하고, 세 아이는 성인으로 모셔졌다. 영화 <파티마의 기적>은 세 아이가 성모 마리아를 만나게 된 이후 겪는 여러 수난과 어려움을 다루며 결국 온 마을, 나아가 인접 도시 사람들이 기적을 함께 체험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한 종교의 역사적 사건을 다루기에 영화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엄숙하다. 목동 소녀 루치아(스테파니 길)는 동굴에서 묘한 경험을 하고, 영화는 이 성스러운 분위기를 머금은 채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시대적 배경은 제1차 세계대전 중인 1917년 무렵, 그리고 수십 년 뒤다. 

성인으로 추대된 수녀 루치아와 그에게 여러 질문을 던지기 위해 찾아온 노 교수(하비 케이틀)는 끊임없이 태양의 기적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루치아는 차분히 답하며 자신의 기억을 전하는데 두 사람의 대화 사이에 과거 사건이 교차 편집되는 액자 구성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전쟁과 가난으로 지친 마을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믿어온 성모 마리아와 예수를 의심하기도 한다. 신이 살아 있고 정말 존재한다면 왜 이렇게 힘든 시련을 자신들에게 주는지 되묻기도 한다. 마침 당시 스페인은 구교와 전통의 질서에서 벗어나려는 일종의 이성 및 합리주의자들이 득세한다. 파티마의 행정관 아서(고란 비스닉)는 마을 사람들이 미신에 현혹된다며 아이들이 전한 사실을 믿지 않으려 한다. 나아가 아이들을 심문하고 가두기까지 한다. 
 
 영화 <파티마의 기적> 관련 이미지.
ⓒ 스톰픽쳐스코리아
  
 영화 <파티마의 기적> 관련 이미지.
ⓒ 스톰픽쳐스코리아
 
어른들이 처세와 정치적 이유에 따라 행동할 때 세 아이는 자신이 보고 들은 걸 있는 그대로 사람들에게 전한다. 회개하지 않으면 전쟁은 계속될 것이고 하루빨리 진심으로 하느님을 믿고 받아들이라는 메시지다. 거짓 소문을 지어내지 말라고 타박하고 윽박지르는 어른을 향해 세 아이가 취하는 자세가 꽤 뭉클하다. 한때 힘들어하고 괴로워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을 원망하기보다는 오히려 성모 마리아와 약속한 기도를 지키기 위해 애쓴다.

순수한 마음과 자세의 힘은 이 영화에서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힘으로 작동한다. "어떤 사람들은 기적을 보여줘도 영영 믿지 않을 것"이라며 마리아는 아이들에게 진실의 이면을 알려주기도 한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마을 사람들은 순박하고 착하다. 아직 자본주의의 광풍이 불지 않아서일까. 

전통을 고수하고 어려운 사람을 도우려는 마을 사람들의 심성 자체가 곧 종교성과 연결된다. 코로나 19로 전 세계가 어려움에 빠진 시점에 <파티마의 기적>은 누군가에겐 좋은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말미 흘러나오는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의 노래, 그리고 과학자 아인슈타인의 한 마디가 인상적이다.

"인생을 사는 방법에는 딱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기적이 없는 것처럼 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모든 것이 기적인 것처럼 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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