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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의 길 기도의 의미

 성당 안에 들어가면 보통 양쪽 벽면에 예수님이 재판을 받으시는 모습부터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모습, 십자가에 못 박히는 모습, 무덤에 묻히시는 장면 등이 조각이나 그림, 또는 색유리화 등으로 묘사돼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수는 14개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를 십자가의 길 14처라고 합니다.

 신자들은 이 14처를 한 처씩 찾아 그 아래에서 기도를 바치는데 이 기도를 십자가의 길 기도라고 부릅니다. 십자가의 길은 예수님의 십자가 수난과 죽음의 길을 따라가면서 바치는 기도여서 신자들이 특히 사순시기에 개인적으로나 단체로 많이 바치는 기도입니다. 물론 십자가의 길은 사순시기에만 바치는 기도가 아니라 다른 시기에도 얼마든지 바칠 수 있습니다. 십자가의 길 기도 유래와 이 기도의 의미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십자가의 길 기도의 유래

 성경은 예수님이 돌아가신 후 바위로 깎아 만든 무덤, 곧 돌무덤에 묻히셨다고 전합니다(루카 23,53). 그러나 예루살렘이 함락되고,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박해가 계속되면서 예수님 무덤은 사람들에게 잊혀지고 말았습니다. 313년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칙령으로 그리스도교가 자유를 얻게 되자 예수님 무덤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났습니다. 특히 황제의 어머니 성녀 헬레나는 예수님 무덤을 찾는 데 열성적이었습니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헬레나 성녀는 꿈에 예수님 무덤이 땅 속에 묻혀 있는데 그 위에 아프로디테 신전이 세워져 있다는 말을 듣고는 무덤을 발굴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곳에 성당을 지었습니다. 그 성당이 예루살렘의 예수님 무덤 성당입니다.

 예수님 무덤 자리에 성당이 세워지자 사람들은 자연히 이 무덤 성당을 찾아와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중세기에 예수님 무덤 성당은 특히 참회하는 고행자들의 순례지가 됐습니다. 여기에는 사제들이 중죄를 지은 이들에게 예루살렘 성지순례, 특히 예수님 수난과 관련된 장소들을 순례하라는 보속을 준 영향도 있다고 합니다. 물론 그 순례의 중심은 예수님 무덤 성당이었습니다. 그곳은 또한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곳이기도 하니까요. 예루살렘을 순례해 예수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것 자체가 은총의 체험이었지만 또한 성지를 순례하고 온 이들은 전대사(全大赦)를 받는 특전을 누렸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처럼 교통편이 발달한 것도 아닌 중세기에 예루살렘 성지순례는 보통 사람들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돈이 많은 사람들, 신분이 높은 사람들, 건강한 사람들만 예루살렘 성지순례를 하고 전대사를 받는다는 것은 공평치 못해 보였지요. 그래서 일부 수도회들을 비롯해서 교회 단체들은 유럽 여러 도시에 예루살렘 예수님 무덤 성당을 본 딴 성당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성당에는 조각이나 그림 등으로 예수님의 수난과 관련된 장소들을 표시했지요. 이제는 굳이 예루살렘까지 가지 않더라도 이 성당들이 있는 도시들로 가서도 예수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면서 영적 은혜를 체험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가난한 농부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프란치스코회 수사들은 또 다른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각 성당마다 예수님 수난의 길을 묵상할 수 있도록 성당 안에 나무 십자가로 수난과 관련된 주요한 지점(處)들을 표시해 놓은 것입니다. 처는 조금씩 차이가 있긴 했지만 보통 14처로 이뤄졌습니다. 이때가 14세기쯤이었다고 합니다.

프란치스코회 수도자들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고 교황청에 청원을 해 이 십자가의 길을 따라 기도하는 이들이 전대사(全大赦)를 얻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신자들은 예루살렘을 가지 않아도, 또 큰 도시에 가서 순례하지 않아도 가까운 성당에서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고 전대사를 얻을 수 있게 됐습니다.

 1731년 교황 클레멘스 12세는 십자가의 길을 오늘날처럼 14처로 고정하면서 교구 직권자(교구장 주교나 또는 교구장에게서 위임을 받은 책임자, 예컨대 총대리)의 허가를 얻어 합당한 방법으로 세운 14처가 있는 성당이나 경당, 순례지 등지에서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칠 때 전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던 것입니다.

 

▶ 전대사(全大赦)란?

대사(大赦)란 보속(補贖)을 면(免)해 주는 것을 말합니다. 고해 성사를 통하여 죄는 용서받았어도 그 죄에 따른 벌, 즉 잠벌(暫罰)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잠벌은 속죄(贖罪)를 통하여 사면될 수 있는데, 현세에서 속죄, 즉 보속(補贖)을 다하지 못할 경우, 연옥까지 가져갈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런데 대사(大赦)란 이 보속을 면제해 주는 은사(恩賜)를 말합니다. 현세에서의 보속은 미사, 영성체, 기도, 극기, 희생 등으로 할 수 있으나, 죽은 후 연옥에서는 스스로 보속을 할 수 없기에, 대사를 통하여 면제받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성인들의 공로로 잠벌의 일부 혹은 전부를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듯 잠벌의 일부를 없애 주는 은사를 한대사(限大赦)라 하고, 전부를 없애 주는 은사를 전대사(全大赦)라고 합니다. (가톨릭 용어사전 인용)

- 펑화신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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