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유해를 안치하고 있는 성지와 성당들

전국에 분배된 김대건 신부 유해, 순교신심 지피는 불씨로

                

골배마실성지 성 김대건 신부상가톨릭신문 자료사진

가톨릭교회는 그리스도인들이 성인들의 모범을 본받아 신앙이 성숙되고 성인들의 전구로써 도움을 받는 한편 하느님의 은총을 받도록 성인들에 대한 참되고 올바른 경배를 장려하고 있다.(교회법 1186조 참조) 특히 교회는 성인들의 축일을 기념해 특별히 전구를 청하고 그들의 모범을 따르려고 노력한다. 7월 5일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을 맞아 본지는 성인의 유해를 직접 보고 전구를 구할 수 있는 성지와 성당을 소개한다.


■ 이웃 성당에서도 만날 수 있는 성인
김대건 성인의 유해는 우리 가까이에 있다.

6월 25일 현재 주교회의 주소록에 등록된 1712개 본당 가운데, 100개 본당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를 주보성인으로 모시고 있다. 이중 많은 본당이 각 성당이나 기념성당 등에 성인의 유해를 안치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이문동본당과 동대문, 수유1동, 신천동, 화곡2동이 대표적인 본당이다. 최근 설립된 수원교구 판교성김대건안드레아본당에서도 성인의 유해를 만날 수 있다.

서울대교구 이기명 신부가 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유해 현황 자료집」에 따르면, 1996년 현재 서울대교구(현 의정부교구 소속 포함) 96개 본당에서 성인의 유해를 나눠 받아갔다. 이외에도 수원교구 30개, 광주대교구 10개, 인천교구 6개, 춘천교구 5개 등 교구와 수도회, 본당 등에서 성인의 유해를 받아갔다. 여기에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서울관구에서 받아간 것과 기록이 누락된 곳을 합치면, 성인의 유해는 꽤 많은 곳에서 만날 수 있다.

대부분의 김대건 성인 관련 성지에서도 성인의 유해를 모셨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미리내성지와 새남터 순교성지다. 김대건 성인이 처음 묻혔던 미리내성지에는 김 신부의 발뼈와 종아리뼈, 하악골(아래턱뼈)가 보관돼 있다. 묘소 뒤편 김대건 성인 경당에는 발뼈가, 미리내성지 103위 기념 성당에는 종아리뼈가, 미리내성지 성 요셉 성당 제대 밑에는 하악골이 있다. 김대건 성인이 치명한 새남터성지에서도 성당과 기념관에 유해 일부를 모셨다.

성인의 탄생지인 솔뫼성지에서도 유해를 만나볼 수 있다. 이곳 성김대건안드레아 기념성당과 기념관에 김대건 신부의 영정과 유해가 모셔져 있다. 박해를 피해 서울과 용인으로 떠돌아다니던 김대건 신부의 가족이 정착한 골배마실과 김 신부가 세례를 받고 첫영성체를 한 은이공소에서도 성인의 유해를 만나볼 수 있다.

은이공소는 성인이 1836년 모방 신부를 만나 세례성사와 첫영성체를 받고 신학생 후보로 선발된 곳이다. 은이는 사제로 다시 돌아온 성인이 짧은 기간 사목활동을 펼친 의미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 체포되기 직전 공식적으로 ‘최후의 미사’를 봉헌한 곳이다. 이외에도 김대건 성인이 험한 산길을 밤마다 몰래 다니며 사목활동을 펼쳤던 곳 중 한 곳인 단내성가정성지와 중국 상하이에서 뱃길로 조선을 향하던 중 풍랑을 만나 표류하다 표착했던 제주 용수성지, 제주도를 떠나 김대건 신부가 처음으로 조선 땅을 밟은 나바위성지에서도 유해를 만나볼 수 있다.

■ 김대건 신부 유해 분배 현황
김대건 신부는 1846년 9월 16일 새남터에서 순교했다. 신부의 유해는 한강변 모래사장에 가매장됐다가, 순교 14일 만에 이민식(빈첸시오)이 경비병 몰래 파내 자신의 고향인 경기도 안성군 양성면 미산리(현 미리내성지) 선산에 안장했다.

안장된 지 55년이 지난 1901년 5월 당시 조선대목구장 뮈텔 주교는 김 신부의 무덤을 발굴해 유골을 전부 추려 모아 용산 신학교 제대 밑에 안치했다. 1925년 2월 시복식을 위한 유해 조사를 위해 김 신부의 유해는 2차로 개봉됐고, 당시 유해 일부가 여러 교회에 분배됐다.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김대건 신부 유해는 용산 성직자 묘지에 암매장 됐으며, 1·4후퇴 때에는 유해 일부(머리)가 신학생들과 함께 피난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전쟁이 끝난 1953년, 유해는 서울 혜화동 소신학교로 옮겨져 안치됐다. 이후 1960년 7월 5일 한국교회는 성인의 유해를 3등분해 굵은 뼈들은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에, 하악골(아래턱뼈)은 미리내에, 치아는 절두산 순교성지에 분리 안치했다. 더 많은 신자들이 보다 가까이에서 성인을 현양하고 기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였다.
신학교에 안치된 유해들은 더 작게 쪼개져서 사방으로 분배됐다. 교구로부터 유해를 받아 모셔간 본당이나 기관들은 141곳에 이른다. 또 김 신부의 오른손 뼈 등의 유해를 보관하고 있던 샬트르성바오로수녀원은 유해를 잘게 쪼개 최소 209 군데에 분배했다.

현재 김대건 신부의 유해 대부분은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성당 우측 석관에 모셨다. 성체를 모시는 감실 아래 가운데 유리장 안에 김대건 신부의 두개골(전두골, 협골, 상악골)을 안치했다. 맨 아래의 대리석 뒤에는 김대건 신부의 남은 유해와 시신과 함께 있던 한강변 모래 등을 담아뒀다.



■ 성인(순교자) 유해 공경 언제부터

787년 니케아 공의회 이후 뼈 나눠 모시는 것 널리 퍼져

‘순교자의 피’로 성장해 온 가톨릭교회는 순교자의 유해 공경을 통해 순교자 공경이 더욱 활성화되길 원했다. 초기 교회에서 순교자는 성인과 다름없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살았던 성인(순교자)의 육체는 그리스도의 지체이자 성령의 궁전이라고 했다. 또 성 예로니모는 성인의 유해는 고통을 받아 순교한 거룩한 몸이라고도 했다.

이에 따라 각 지방의 성당은 순교자의 몸을 모시는 것이 가장 큰 관심이었다. 특히 박해시대 이후에는 순교자들의 유해를 찾아내어 성당에 모시거나 유해를 나누어 다른 공동체로 옮기는 운동이 일반화됐다. 이러한 전통은 이미 4세기 동방 교회 지역에서 먼저 퍼져나갔다.

서방교회에서 8세기 무렵 유해를 옮기거나 분할해 안치하는 것이 허용됐다. 787년 니케아 공의회는 모든 교회가 반드시 유해를 모신 뒤, 축성해야 함을 천명했다. 이후 성인들의 뼈가 분할되는 일이 가속화됐다.

9세기부터 교황들은 유명 성인의 머리 등 유해의 주요 부분은 로마에 보존하고 나머지 부분들은 다른 곳으로 보냈다. 유해에 대한 열망으로 9~11세기에는 유해의 위조, 상품화, 악용, 절도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교회는 엄격한 교회법적 규정을 적용해 유해 절도를 단죄하기 시작했다. 유해 공경에 대한 교회의 규정은 16세기 트리엔트 공의회에서 확정했다. 교회법에 따르면 거룩한 유해는 팔 수 없으며, 주요 성인의 유해와 신자들이 큰 신심으로 공경하는 유해는 주교의 허가 없이 양도될 수도 없다.(교회법 1190조)

전례헌장은 “전통에 따라 성교회는 성인들을 공경하고 그들의 확실한 유해와 성상도 존중한다”(111항)고 밝히고 있다. 성인의 유해는 성광 안에 모셔 성당 안에 안치되거나 순교자의 유해를 제대 중심에 안치했던 전통을 따라 제대의 성석에 모시게 된다.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성당에 모셔진 김대건 신부 두개골.최용택 기자


 

서울 종로성당.가톨릭신문 자료사진

미리내성지.가톨릭신문 자료사진


 

단내성가정성지.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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