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부활절을 1주일 앞둔 일요일인 10일 세계 기독교인들은 ‘종려 주일(Palm Sunday)’을 기념했다.
종려 주일은 예수가 십자가 죽음을 위해 예루살렘에 입성한 날을 기념하는 절기다. 복음서는 예수가 이날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했으며, 많은 사람이 겉옷을 길에 펴고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가장 높은 곳에서 호산나”라고 외쳤다고 기록하고 있다. 성경에서 종려나무는 의와 아름다움, 승리 등을 상징한다.
특히 올해는 러시아의 침공과 민간인 학살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해 세계인들이 기도하는 종려 주일이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종려 주일을 맞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을 제안했다. 교황은 10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 종려 주일 미사에서 “무기를 내려놓고 부활절 휴전에 들어가자”며 “이는 재무장과 전투 재개를 위한 휴전이 아니라 진정한 협상을 통해 평화를 이루기 위한 휴전”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강론에서도 “폭력에 의지하면 우리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잊고 무의미한 잔혹 행위까지 하게 된다”며 “우리는 어리석은 전쟁을 통해 이를 보게 된다. 여기서 그리스도는 또다시 십자가에 못 박히신다”고 했다.
종려 주일에 대한 가장 오래된 역사적 문헌은 서기 385년 에게리아(Egeria)의 순례집에 나온다. 당시 동로마 교회에 속했던 예루살렘 교회에서는 축하의 의미로 ‘종려 행렬’을 거행했다. 신자들은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면서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되새겼다.
중세 교회에서는 종려 주일에 사용하는 종려나무 가지에 축성 의식을 행했다. 축성된 종려나무 가지는 귀신을 추방하거나 질병의 치유와 재앙을 막는 능력이 있다고 믿기도 했다.
종려 주일 다음날인 11일부터 부활절 전날인 16일까지는 수난주간이다. 신자들은 수난주간이 되면 예수의 수난을 묵상하며 경건하게 보낸다. 특히 최후의 만찬과 세족식을 기념하는 목요일과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성금요일은 더욱 경건하게 보낸다. 오락을 금하고 금식을 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