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2022.04.01 05:39

2022년 4월 생활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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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생활말씀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마르 16,15)

 
마르코 복음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함께 있는 모든 사도들에게는 처음으로 나타나시어 마지막 말씀을 하시는 사건으로 마무리됩니다.
그때 사도들은 식탁에 둘러앉아 있었는데, 이는 예수님께서 수난을 당하시고 돌아가시기 전에 예수님과 함께 있었던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 작은 공동체에 좌절의 표징들이 보입니다. 
원래 예수님께서 당신의 사도로 삼고자 하신 이들은 열두 명이었지만, 이제는 열한 명으로 줄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사도들 중 누군가는 그분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게 되었을 때, 그분을 모른다고 했었고, 그들 중 대다수는 도망을 갔었습니다. 
부활하신 그분께서는 이 마지막 결정적인 만남에서, 사도들의 마음이 닫혀 있는 것을 보시고 꾸짖으십니다.(마르 16,9-13 참조) 
사도들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고 전한 다른 이들의 말을 아직도 믿지 못한 채 마음을 닫고 있었던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사도들을 꾸짖으시면서도 동시에, 당신께서 그들을 선택하셨다는 점을 확인해 주십니다. 
곧, 사도들의 나약함에도 불구하고, 그분께서는 바로 이 사람들에게 복음 선포의 임무를 다시 새롭게 맡기십니다. 
여기서 복음이란 예수님의 삶과 말씀과 더불어 예수님 당신 자신을 의미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이 장엄한 당부의 말씀을 마치시고 나서, 성부께로 올라가십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분은 이제부터 제자들 곁에 ‘머물러’ 계시면서 여러 놀라운 표징들이 뒤따르게 하시어, 제자들이 전하는 말씀을 확증해 주실 것입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그러므로 예수님의 소명과 동일한 선교의 소명을 지속해 나가도록 그분에게서 파견된 공동체는, 완벽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집단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 공동체는 무엇보다 먼저 그분과 함께 ‘머무르도록’(마르 3,14-15 참조), 곧 인내할 줄 알고 자비로우신 그분의 사랑을 통해 그분의 현존을 체험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로 이루어진 공동체입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이러한 경험으로 얻은 힘을 통해서만 비로소 하느님께서 우리 가운데에 계신다는 사실을 ‘모든 사람들에게 선포하도록’ 파견됩니다.
그러므로 이 선교 소명의 성공 여부는 각 사람의 능력에 달려 있지 않은 것이 분명합니다. 오히려 부활하신 그분께서 현존하시는지 아닌지에 달렸습니다. 부활하신 그분께서는 당신의 제자들과 신자들의 공동체에 당신 자신을 내맡기시고, 신자들의 공동체가 복음을 살고 선포하는 만큼 그 공동체 안에 그분의 현존이 자라날 것이기 때문입니다.1
따라서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우리의 삶과 말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외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힘껏 용기를 내어 우리 자신 밖으로 나가서 부활하신 그분의 보물들을 모든 이에게 전해 주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섬세하게, 또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로 이 보물들을 전해 줄 때,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 다시 희망을 갖게 해 줄 수 있습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복음 선포에서는 우리 자신이 아니라 항상 예수님을 증언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러므로 그분께서 점점 커지시도록, 우리는 점점 작아져야 합니다. 바로 우리 자신을 버릴 것이 요구됩니다. 형제애를 향해 나아가도록 이끌어 주시는 그분의 영靈, 곧 성령의 힘이 우리 안에 자리 잡도록 해야 합니다. 
   “(…) 우리는 성령을 따라야 합니다. 성령께서는 우리가 형제나 자매를 만날 때마다 즉시 그들과 ‘하나가 되게 하시며’, 또 그들에게 온전히 봉사하게 하십니다. 비록 그들이 어떤 면에서 우리의 원수라 할지라도, 그들을 사랑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힘을 주십니다. 
그분께서는 우리 마음을 자비로 채워 주시어 그들을 용서할 수 있게 해 주시고,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깨닫게 해 주십니다. 성령께서는 우리가 우리 영혼에 간직하고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들을 합당한 때에 꺼내어 서로 나누며 소통할 수 있도록, 열정을 불러일으켜 주십니다. (…) 
예수님의 사랑이 드러나고 전파되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의 사랑을 통해서입니다. (…) 우리 마음속에 간직한 하느님의 이 사랑으로, 또 이 사랑 덕분에, 우리는 먼 곳까지 다다를 수 있고, 다른 많은 이들에게 우리가 깨달은 바를 전해 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그리하여 이렇게 연결된 사람이 우리가 지닌 하느님의 사랑에 감동되어 우리와 ‘하나가 되려’ 할 때, 그와 서로 돕게 될 것이고, 이상과 계획, 애정을 함께 나누게 될 것입니다. 이때 비로소 우리는 그에게 말씀을 전할 수 있게 되고, 이 말씀은 서로 간의 사랑 안에서 선물이 될 것입니다.”2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모든 피조물에게”라고 하신 말씀은 창조된 삼라만상의 거대한 모자이크에 우리가 속해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 해 줍니다. 그리고 이것은 오늘날 우리가 특히 민감하게 느끼고 있는 점이기도 합니다. 인류가 걷고 있는 이 새로운 여정에서 종종 그 선두에는 젊은이들이 있는데, 이 젊은이들은 복음의 방식처럼 자신들이 말로 선포하는 바를 행동으로써 분명히 보여 줍니다. 

 
뉴질랜드의 로버트Robert는 인터넷을 통해3 다음과 같은 자신의 경험을 함께 나눕니다. 
   “저희 지역에서는 현재 하나의 활동이 진행되고 있는데, 뉴질랜드 남부의 포리루아Porirua 항구를 복원하는 일을 돕는 활동입니다. 이 활동에는 이곳의 지방 자치 단체와 마오리 가톨릭 공동체, 그리고 이 지역 원주민 부족 등이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이 항구를 복원하려는 이곳 원주민 부족의 소망에 따라, 이곳에 다시 깨끗한 물이 흐르게 하여 오염에 대한 공포 없이 예전처럼 항상 고기를 잡고 어패류를 채취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이 활동은 성공적이었고 진정한 공동체 정신을 창출해 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일시적인 일이 아니라 장기적 지원 프로그램으로 유지되게 하여 도움을 주는 것이며, 이로써 얼마나 이 현장에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는가에 있습니다.” 

 
레티치아 마그리|  
포콜라레운동 총본부 「생활말씀」 편집위원

 
각주
1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하느님의 계시에 관한 교의 헌장 「하느님의 말씀Dei Verbum」 8항 참조.
2   끼아라 루빅, 2003년 6월 생활말씀, in eadem, 『생활말씀Parole di Vita』, 파비오 차르디 엮음. (끼아라 루빅의 저작들 제5권, 치타누오바 출판사, 로마 2017년), 691-692쪽 참조.
3   http://www.unitedworldproject.org/en/workshop/voices-from-oceania-young-people-from-the-daretocare-campaign-speak-out/에서 이 경험담의 전체 텍스트를 영어로 볼 수 있고, 이 밖에 다양한 언어로 다른 여러 경험담들도 홈페이지 http://www.unitedworldproject.org/obiettivi/workshop/에서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