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소개

  우리 신자들은 다양한 기도를 바치지요. 기도는 하느님께 드리는 자신의 봉헌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자신의 모습을 진지하게 살펴보는 반성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지금 이 긴 방역의 시간을 보내면서 점점 마음의 여유가 사라지고 웃음이 빛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보다 더 힘든 시대를 살면서 자신의 신앙과 세상에 대한 신념을 잘 지켰던 토마스 모어(1478-1535) 성인의 기도를 소개합니다. 이 성인은 영국 최고의 관직인 대법관으로서 헨리 8세 영국왕을 반대하여 가톨릭 정통신앙을 수호하다가 참수당하신 분입니다. 이분의 신앙과 용기 그리고 유머는 후세의 많은 사람에게 맑은 샘처럼 영혼의 생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생의 마지막 단두대에서 목이 잘리는 순간에 형리들에게 말했습니다. 너희들, 내 이 좋은 수염은 왕의 법을 어기지 않았으니 한 가닥도 잘려서는 안된다. 조심해서 형을 집행하라.”

 

일상을 위한 기도(성 토마스 모어) 
 

  주님, 몸과 마음의 좋은 소화력을 주십시오. 더불어 소화할 것도 주십시오저에게 육체의 건강함을 주시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과 자제력도 함께 주십시오.

  주님, 저에게 맑은 영혼을 불어넣어 주십시오. 선한 것을 마음에 간직하여, 유혹의 순간에도 당황하지 않게 해 주십시오. 죄를 멀리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다시 좋은 일상으로 돌아오게 해 주십시오.

  주님, 불평 한탄 원망을 하지 않도록, 지루함을 모르는 맑은 영혼을 주십시오. 지나친 욕심으로 자신을 숨막히게 하는 근심에서 해방시켜 주십시오. 때때로 지나친 근심, 걱정은 이기심을 낳기 때문입니다.

  주님, 웃음을 이해할 수 있는 너그러움을 주시어, 이웃의 처지를 이해하여 삶의 행복도 함께 느끼게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이 행복을 이웃에게도 나누어 주렵니다. 아멘.

여러분의 본당신부 김석중 루도비코